새벽에 문득 떠올라서 쓰는 94년 아현동 가스폭발 사건 당시 생존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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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54회 작성일 20-01-07 15:40본문
서울 사는 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거다. 94년 당시 아현동에서 대형 가스폭발 사건 일어났던 거.난 폭발지점 바로 뒤에 빌라에서 살고 있었다.당시 폭발장소를 정확하기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대강 저 부분이었다.애오개역은 한창 공사중이었던 때고...
폭발 당시 난 방에서 자고 있었다.저 당시 아현동은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슬럼 of 슬럼이었고, 우리 집 역시 마찬가지로 찢어지게 가난해서부모님 둘 다 맞벌이를 하던 상황이었다.자다가 존나 큰 소리에 잠에서 깼고, 2차로 집안 장롱이니 화분이니 죄다 풍비박살나는 거 마지막으로 혼절했었다.
정신차려보니 병원이었다. 나는 딱히 다친 곳은 없고 쇼크로 혼절한 거였고, 나중에 아버지 통해서 어머니가 나랑 같이 이송된 걸 알게 됐다.어머니는 사고 당시 인근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건물 붕괴하면서 낙하한 돌에 깔려서 중태에 빠진 채로 중환자실에 있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금방 의식 되찾았고,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어느 정도 원상태로 돌아오는가싶었다.그 때가 병원생활 일주일 즈음 넘어가던 시기였는데, 당시 국민학교에 막 입학했었던, 한창 철딱서니 없었던 나는병원밥이 지겨운 나머지 얼른 집에 가자고 아버지한테 떼를 쓰다 후드러 맞는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결국 너무 지겨워서, 한 번은 간호사 몰래 옷을 갈아입고 내가 살던 집으로 향했었다.
그 때 기억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여기저기 폴리스라인 쳐져있었고, 어딜 가나 초상집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한다.그래도 당시 골목골목, 지름길이나 비상통로라고 부르며 동네 들쑤시고 다녔던 나는 어떻게든 길을 돌고 돌아 집 앞까지 갔었다.
내가 살던 빌라는 근방에 럭키 아파트라고(서대문구 사는 게이들은 알거다.)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뺨치게 노후된 건물이었다.그때는 뭐라고 표현해야할 지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연평도 포격사건 때 건물들마냥 곳곳이 박살나있고, 벽돌은 여기저기 흩어져있고,내가 살았던 층, 그 위치에 있던 베란다는 흉측하게 녹아내려서 일그러져있었다.그거 보고 지레 겁먹고는 존나게 울다가 경찰아저씨한테 잡혀서 아버지한테 또 뚜드러 맞았었지...
당시 사망자 중에는 어머니랑 같이 일했었던 식당 아지매도 있었다.나중에 의식 회복한 어머니가 사망자 명단 보면서 꺼이꺼이 울고 아버지가 달래던 거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좀 복잡하다.
그 때 만약 내가 베란다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당시 상황이 가끔 꿈에 나올 때마다 비명지르면서 잠에서 깬다.아마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노짱 선배하고 있었겠지.
폭발 당시 난 방에서 자고 있었다.저 당시 아현동은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슬럼 of 슬럼이었고, 우리 집 역시 마찬가지로 찢어지게 가난해서부모님 둘 다 맞벌이를 하던 상황이었다.자다가 존나 큰 소리에 잠에서 깼고, 2차로 집안 장롱이니 화분이니 죄다 풍비박살나는 거 마지막으로 혼절했었다.
정신차려보니 병원이었다. 나는 딱히 다친 곳은 없고 쇼크로 혼절한 거였고, 나중에 아버지 통해서 어머니가 나랑 같이 이송된 걸 알게 됐다.어머니는 사고 당시 인근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건물 붕괴하면서 낙하한 돌에 깔려서 중태에 빠진 채로 중환자실에 있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금방 의식 되찾았고,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어느 정도 원상태로 돌아오는가싶었다.그 때가 병원생활 일주일 즈음 넘어가던 시기였는데, 당시 국민학교에 막 입학했었던, 한창 철딱서니 없었던 나는병원밥이 지겨운 나머지 얼른 집에 가자고 아버지한테 떼를 쓰다 후드러 맞는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결국 너무 지겨워서, 한 번은 간호사 몰래 옷을 갈아입고 내가 살던 집으로 향했었다.
그 때 기억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여기저기 폴리스라인 쳐져있었고, 어딜 가나 초상집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한다.그래도 당시 골목골목, 지름길이나 비상통로라고 부르며 동네 들쑤시고 다녔던 나는 어떻게든 길을 돌고 돌아 집 앞까지 갔었다.
내가 살던 빌라는 근방에 럭키 아파트라고(서대문구 사는 게이들은 알거다.)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뺨치게 노후된 건물이었다.그때는 뭐라고 표현해야할 지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연평도 포격사건 때 건물들마냥 곳곳이 박살나있고, 벽돌은 여기저기 흩어져있고,내가 살았던 층, 그 위치에 있던 베란다는 흉측하게 녹아내려서 일그러져있었다.그거 보고 지레 겁먹고는 존나게 울다가 경찰아저씨한테 잡혀서 아버지한테 또 뚜드러 맞았었지...
당시 사망자 중에는 어머니랑 같이 일했었던 식당 아지매도 있었다.나중에 의식 회복한 어머니가 사망자 명단 보면서 꺼이꺼이 울고 아버지가 달래던 거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좀 복잡하다.
그 때 만약 내가 베란다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당시 상황이 가끔 꿈에 나올 때마다 비명지르면서 잠에서 깬다.아마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노짱 선배하고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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