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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ㅅ방에서 만난 여자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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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78회 작성일 20-01-0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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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바로 확인하고 싶지만 이 설레임을 좀더 간직하고 싶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1분정도 기다리다가
택배상자를 열어보듯 조심스럽게 메세지를 확인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뭐지 이 답장은? 연락하지 말라는 뜻인가?
웃는거 보니까 호감이 있다는 것일까?
아니 다 떠나서 답장온게 어딘가.
근데 나는 다시 뭐라고 보내야하지?
휴대폰 위에 손을 얹고 화면만 응시하고 있을 때
바로 다시 문자가온다.
"일 할때는 핸드폰 못봐서 답장 느리니까 이해좀 ^^; 지금은 쉬는 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답장을 한자씩 써내려간다.
"아~ 난 또 서른세번째 남자한테 문자하느라 씹히는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근데 오빠 안졸려요?"
"응 난 원래 야행성이라 괜찮아..넌?"
"원래 잠 많은데 일하면서 적응 다 했죠!"
"그렇네 ㅋㅋ 근데 몇시에 끝나?"


이 질문을 하지 말았어야 했나.
답장이 오질 않는다.
다시한번 문자를 보낼까 해다가 그만두기로 한다.
'일하느라 못하겠지' 라고 애써 마인드컨트롤을 해 보지만
너무나 절실하다. 잠은 도통 오지도 않고
내 핸드폰이 행여나 이상해진거 아닐까란 의심마저 든다.

찌이이이잉

다죽어가던 사람이 전기충격기에 의해 살아나듯
그렇게 메세지 알림이 울렸다.
이 기쁨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눈을 질끈 감고 혼잣말로 "예쓰"를 외치며 열어본다.


"오빠 자요?"


설마? 긍정의 기운이 온세상을 감싼다. 설마 만나자는 걸까?
밀땅이고 나발이고 신속정확한 답장을 보낸다.
"아니 아직~ 왜?"
답장을 하자마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번호를 확인하고 눈을 의심한다.
심장은 콩닥거리고 입은 바싹마르지만 기쁨에 춤이라고 추고싶은 심정이다.
"오빠!!!!!!!!!!!!!!!!!"
마음을 가다듬고 태연한 척 대답한다.
"오오 일 끝난거야?"
"네 ㅎㅎ 할 말 있는데 문자보다는 전화가 빠를거같아서요~"
"...뭔데?"
"아니 뭐 오빠 괜찮으면.....나올래요? 큭큭"
"지금?"
뱉은 말을 주워담고 싶었다. 이것저것 재는남자로 비춰지는건 정말 최악이다.
"...당연하죠~ 지금 당장 롸~잇~나~우!"
다행히 뭔가 굉장히 신나는듯 받아치는 그녀가 고마웠다.
"어디로가면돼?"
"오와 나올거에요? 나 내일 쉬는날인데 약속 파토나서 우울했는데 우와싸!"
그 우와싸 나도 외치고 싶었지만 속으로만 크게 한번 외쳐본다.

곧 동이 틀 무렵 임에도 정신없는 젊은이들은 정처없이 떠돌아다닌다.
건대 먹자골목은 자극적인 전단지가 전쟁터의 시체들처럼 널부러져있다.
와라와X 라는 술집에서 기다리겠다는 그녀.
끝물이라 그런지 손님도 약 2~3 테이블 정도밖에 없다.
저쪽 테이블에서 혼자 앉아 뭔가 재밌는걸 보는지 핸드폰을 들고 킥킥거리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봤더니.
전혀 다른(?) 사람이 앉아있었다.
화장은 언제지웠는지 화장끼도 전혀 없고,
금방 개한마리 끌고 양재천 산책을 가도 될 만한 옷차림이다.
그래도 여전한 미모 클라스.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투명한 피부와 화장끼 없는 얼굴은 갓 입학한 대학 새내기 같았다.
"와! 일찍왔네? 앉아 앉아 나 배고파 ㅠㅠ"
여전히 밝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반긴다.
대화에 도가 텄는지 어색한 상황속에서도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간다.
점점 취기는 오르고, 다섯병째 소주가 테이블에 막 도착했을 때,
베시시 웃으며 말한다.
"어? 오빠 술 또시켜쪄?"
애교가 철철 흐르다 못해 넘친다.
"나 이제 못먹겠는데 헤헤"
"....그만마실까?"
"웅..나 못마시게써.."
술도 먹을만큼 먹었고,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간이 왔다.
계산서를 들고 카운터로 가고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확 낚아채며 소리를 지른다.
"내가 내꺼야!!!!!!!! 내가 불렀잖아 내가 내꺼야 내가내가.."
횡설수설하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낸다.
허나 무슨 영문인지 알바생이 카드를 건내받지 않고 계산을 하려들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가 미친듯이 웃는다.
"푸하하핰카핳 키키키킥킥ㅋㅋ"
자세히 보니 그녀가 건낸건 카드가 아닌 주민등록증.
"아 왜요!!!! 나 이쁘니까 이걸로 걍 계산해주세여 네?크카캌"
단단히 취했나 보다.
그러나 왠지 밉지가 않다. 오히려 너무나 귀여워 보였다.
'상황에 의해 직업을 선택한 것 뿐이지..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또래 여자애구나..
왜 그녀라고 편하게 학교다니며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고 싶고 싶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결제를 마치고 술집을 나오는 내내 터진 웃음을 멈추지 않던 그녀.
언제부터 인지 내 손에는 그녀의 작은손이 쥐어져 있다.
무엇을 할 것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
묻지도 않고 그저 길을 걷다 택시를 탔다.

목적지를 말하고 출발하자마자 내 어깨에 스르륵 쓰러져 잠이 들었다.
향수냄새는 지울수가 없었는지 좁은 공간에 향기가 진동한다.
어깨에 기대어 잠든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내 손은 어느덧 그녀의 입술로 향한다.
간지러웠는지 입술을 안쪽으로 말더니 혀를 한번 내밀었다 넣고 입맛을 다신다.
타오르는 감정을 참지못하고 입술을 다시 포개본다.
아까와는 다른.. 좀더 열정적이고 달콤한 키스가 시작된다.
몸에서 분해되고 있는 알콜은 사고회로를 비정상적으로 꼬아놓았으며,
흥분을 절정으로 몰고가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XX테라피 에서 했던 키스가 그냥 커피라면,
택시에서 한 키스는 아라비카 키리만자로 현지에서 갓 볶아낸 커피맛 이랄까..
내 무릎위에 살포시 놓여있던 그녀의 손이,
점점 바지춤으로 올라오더니
랩을 뚫고 나올듯한 어묵위를 살살 어루만진다
"아" 라고 작은 탄성을 지르니
강약 조절을 하며 위 아래로 자극적인 손놀림을 시전한다.
흥분이 최고조로 향하던 그때.
앞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린다.
"어..어험! 다 왔습니다. 손님"
택시에서 내렸지만 꽉 잡은 그녀의 손은 놓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걷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렇게 그녀가 사는 뉴코XX 오피스텔 향하는 순간.
갑자기 멈춰서더니 다시 뒷걸음질을 친다.
검은색 아벤떼HD의 번호판을 확인하더니 갑자기 정색하며 응시한다.
"....오빠 오늘은 그냥 가"
소름끼칠정도로 냉정한 말투와 표정.
왜냐고 묻는 것 조차 실례가 될 정도였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저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연락할테니까 그때까진 절대 연락하지말고 알았지?"
"....."
정상에 오를 수 없는 아쉬움도 아쉬움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는 이 상황이 더 답답해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 들어갈게 잘가 오빠 연락할게"

뒤도 안돌아보고 쏜살같이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한참을 그자리에 서 있었다.
하릴없이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문자가 한통 왔다.
"미얂해 연락하게ㅔ"

화가났다.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무턱대고 전화를 할 수도 없었다.
혹시나 뭔지는 모르겠지만 곤란해 질 수도 있으니까..
내가 뭐 애인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 않나?
그저 화만 났다.
며칠간 제대로된 생활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핸드폰만 1분에 한번씩 수시로 확인 하는 것 외엔
하고싶은 것도 해야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렇게 4일 정도가 지난 후
뜻밖의 문자 한통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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