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때 만난 츤데레 그녀 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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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83회 작성일 20-01-09 14:1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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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나와 그녀의 첫대면이었다.
“네…”
그녀의 대답은 짧고 간결했다. 마치 나와 긴 대화는 나누고 싶지 않은 듯한 눈치였다.
“안녕하세요.. 죄송한데… 혹시 행정실이 어딘지 아세요?”
얘기를 나누는 사이 뜨거운 볕은 날 향해 사정없이 열기를 내리꽂았고 내 얼굴은 햇빛의 강렬함에 천천히
달아올랐다. 그녀가 속해있는 시원한 그늘을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가고 싶었으나 우리 사이엔 어쩔 수 없
는 거리감이 존재했고 둘 사이 1미터 남짓의
거리엔 알 수 없는 어색함 마저 맴돌았다.
그녀는 분홍빛이 감도는 작은 입술로 나지막이 행정실을 혼잣말로 속삭이다 이내 생각에 빠진 듯 작은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곧이어 확신에 찬 그녀의 눈망울은 나를 향해 빛을 냈다.
“여기서 저 쪽 골목으로 계속 가시다보면 큰 나무 하나가 나오는데 거기서 오른쪽으로 좀 가시면 신호등이
있어요. 그럼 거길 건너서 가시다보면…....
그녀는 굉장히 구체적이었고 설명이 점점 길어질수록 말에는 확신과 자신감마저 느껴졌다. 그런 그녀의
세심한 설명에도 난 어딘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표정이었고 게다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 해보이는 화룡정점
의 모션을 취하자 돌연 그녀의 입은 굳게
닫혔다. 그리고 다시금 내게 한마디를 했다.
…
“그냥 제가 어딘지 알려드릴게요.”
그녀는 이해 못하는 내 표정을 간파한건지 아님 내가 답답했던건지 퉁명스러운 얼굴로 손가락 치켜세워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나의 몸은 그녀가 가는 곳을 따라 자연스레 방향을 틀었고 먼저 걷는 그녀
의 보폭에 맞춰 같이 걷기 시작했다.
그녀와 함께 걷는 캠퍼스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공기마저 달달했고
바람 역시 살랑댔다. 난 길을 걷는 중간중간 그녀가 모르게 힐끗힐끗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그때마다 그
녀의 하얀 피부와 오똑한 코의
옆모습이 내 시선을 빼앗았다.
걸을 때마다 찰랑거리는 그녀의 머릿결에서 나는 부드러운 샴푸향이 내 코에
살며시 전해졌다. 부드럽고 촉촉한 향은 내 마음을 괜시리 설레게 만들었다.
그렇게 같은 선상에서 걸어가던 그녀와 난 신호등 앞에서 멈춰섰고 찰나의 고심 끝에 내가 먼저 그녀에게 말
을 걸었다.
“저기..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이ㅌㅌ이에요.”
“신ㅇㅇ이요.”
….
“아.. 신ㅇㅇ… 저는 신입생이에요. 과는 경영학과구요…”
“저도 신입생이에요”
그녀가 말하는 찰나 신호등의 신호는 초록불로 바뀌었고 순간 우리의 시선은 초록 빛을 내는 신호등으로 쏠렸
다.하나 둘 길은 건너는 사람들 사이로 우리 역시 걸었지만 시선은 서로를 향했다.
신호등을 건너자 곧이어 길엔 약간의 경사가 졌다. 경사진 내리막길을
걷는 우리의 걸음은 평지에서와는 다르게 시원스런 속도가 붙었다.
“그럼 무슨과세요??”
빨라진 발걸음 때문인지 내 목소리는 순간 쿵하고 떨렸다. 속으로 그녀는 무슨과일까 내심 궁금했기에
내 고개는 그녀를 향했고 내 시선 역시 그녀의 입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때 그녀는 새침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경영학과에요.”
“어…?!!! 같은 과네요? "
"하하……”
“….”
그녀의 데면데면한 말투에 난 어색하게 웃어보였지만 괜시리 의기소침해졌다. 걸어가는 내내 “이여자… 내가
자기랑
같은 과인게 마음에 안드나…??”라는 소심한 생각에 빠지게 됐다.
그 후 우리 사이엔 고요한 침묵이 되풀이 됐고 자연스레 사라진 대화를
뒤로 한채 주위 사람들의 말 소리를 배경 삼아 행정실로 바삐 움직였다.
세련스럽게 자리잡은 깔끔하고 높은 캠퍼스 건물들은 길가에 시원스런 그늘을 선사해주었다. 그늘 안 서늘한
공기는 끈덕진 내 피부를 가벼우면서도 은근하게 토닥여주었고
그녀 쪽에서 불어온 바람은 이윽고
내 쪽으로 서서히 전해졌다. 바람과 섞인 그녀의 달콤한 향수 내음은 내 코를 자극했고 그 속엔 그녀의
차가움도 함께 전해졌다.
그렇게 우린 행정실에 도착했고 마지막으로 짧은 인사를 나눴다.
“어딘지 같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경영학과니까 나중에 기회되면 또 봬요..!”
“네 수고하세요.”
의미 없는 말이었지만 나를 위해 여기까지 와준 그녀가 내심 고마웠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고싶었다.
우린 서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 후 다른 방향을 향해 서서히 멀어졌다.
그렇게 그녀와 나의 짧았던 인연은 내 기억 속에서 그렇게 서서히 페이드아웃 되었다.
그렇게 며칠 후, 드디어 대학 개강날이 찾아왔다. 고대하던
대학, 게다가 첫 수업을 향해 가는 나의 마음은 두근거렸고 강의실 앞은 이미 나와 같은 수업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로 수선스럽게 북적이고 있었다.
급히 오느라 그랬는지 신발끈이 반쯤 풀려있었다. 나올 때부터 자꾸 헐겁게 풀려 말썽이던 신발끈을
꽉 조이려 몸을 아래로 숙였다. 그렇게 신발끈에 정신 팔려있던 그때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톡톡 눌렀고 난 아직 다 여매지 못한 신발끈을 둔채 고개를 뒤로 돌렸다.
“안녕하세요!”
“어?!!”
내게 인사를 건내온 사람은 다름아닌 그녀.. 신ㅇㅇ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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