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때 만난 츤데레 그녀 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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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34회 작성일 20-01-09 14:39본문
6부http://www.ttking.me.com/136782
일상이 된 대학 생활 속 내가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한가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지각과의 싸움이었다.
“이런 젠장… 또 늦었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잉…
정신없이 뛰는 덕에 언제 흘러 내릴지 위태로이 흔들리는 내 가방..
그리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정신없이 흩날리는 머리..
강의실을 향해 허겁지겁 뛰어가는 그때
내 주머니 안으로 핸드폰이 사정없이 진동해댔다.
허벅지를 타고 전해져 온 핸드폰 진동에
내 다리는 잠시 주춤했지만 그러기도 잠시, 곧바로 앞만 보고 냅다 달렸다.
2시 수업에 이미 10분은 늦은 지금..
잠시 멈춰 서 문자를 확인한 후 다시 뛰는..
그런 시간적 여유 따윈 없었다.
하필이면 수업도 워크샾이라 학생수도 적었고
내가 늦게 문을 열고 들어간다면
모두의 시선은 나에게로 즉시 쏠릴게 분명했다..
사람이 예상치 못한 어떤 위기에 닥치면 생각이 단순해진다고 했는가
난 그 순간 순간이동이란게 정말 존재한다면 지금 이 순간 날 강의실 앞으로 이동시켜주세요 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속으로 지껄이며 바람을 가르며 뛰었다.
결국 15분 늦게 수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문을 열었다지만 모두 다 귀신같이 알아차렸고 날 노려봤다..
튜터의 눈은 날 경계대상, 즉 요주의 인물로 분류한 듯 보였다.
내 시선 처리는 굉장히 어색했고 남들과의 시선 교류를 꺼린 채 서둘러 자리에 앉았고
그제서야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안도의 한숨을 푹 쉬었다.
그 후 수업은 평소 같은 분위기에 진행 됐다.
그때 내 옆에 앉은 친구 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야 오늘 수업 끝나고 피방 ㄱㄱ?”
이미 튜터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힌 나…
최대한 수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어필하려
별처럼 반짝거리는 눈으로 튜터와 아이컨택을 시도했고
내 수업 태도에 만족한 듯 그는 더욱 더 열성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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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곧이어 친구놈을 향해 미동 없이 복화술을 시전했다.
“나 오늘 4시에 미팅있어”
“미팅? 니가 뭔 미팅? 누구 만나냐??”
“그런 미팅 말고… 한인학생회 부원미팅 임마..”
“그런거 가지말고 나랑 피방이나 가자 콜?”
우리의 대화는 점차 길어졌고 넓지도 않은 교실 안,
그것도 한쪽 구석에서 쑥덕대는 우리의 모습을 결국엔 발견한 튜터는
심기가 불편했는지 우리에게 경고의 눈짓을 보였다.
우린 그의 눈초리에 멋쩍은 듯 시선을 내리 깔았고
애꿎은 펜을 새하얀 공책을 향해 끄적였다.
공책에 의미 없는 낙서를 하다 불연 듯 친구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상당히 끌리는 제안이긴 했다.
피방이라면.. 항상 만사 제쳐놓고 청춘을 불태웠던 장소 아니었던가..
순간의 달콤한 유혹에 친구놈에게 당차게 ‘콜’을 외칠 뻔도 했지만
그 순간 내 머릿속 4글자가 내 이성의 끈을 다시금 부여잡았다.
부.원.미.팅…
그렇다 오늘은 한인학생회 첫 부원미팅의 날이었고 나도 괜시리 궁금해졌다.
한인학생회에 어떤 이쁘고 귀여운 신입생들이 있을지..
무엇보다 행사 기획1부 부원들이 누굴까..
부원중 한명은 그녀라는 걸 알았지만 나머지 부원들이 누굴지 상당히 궁금했다.
수업은 어긋날 것 없이 그렇게 끝이 났고
튜터에게 더 이상 책 잡힐 행동 안 하려 긴장했던 몸을
그제서야 자유롭게 움직이며 두 손 높이 기지개를 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주머니에 안 자리잡고 있던 핸드폰으로 손을 푹 집어 넣었다.
아차.. 정신이 없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업에 늦어 다급하게 뛰던 그때 내 허벅지로 전해져 왔었던 진동의 떨림들을..
부재중 문자 3통..
메시지를 누르자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문자를 한 사람은 바로 그녀였다.
“너 오늘 부원미팅 올거지? ”
“부원미팅 같이 가자!”
“문 앞에서 나랑 꼭 같이 들어가!”
부원미팅까지 10분도 채 안 남은 지금, 난 다급하게 그녀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미안.. 문자 지금 확인했어 너 어딘데?”
“나 부원 미팅하는 건물 앞..”
“나 쫌 늦을거 같은데.. 알았어.
일단 빨리 갈게. 나 늦으면 너 먼저 들어가”
내 답장을 기다리다 지쳤었는지
전화기 너머 그녀의 목소리는 날이 선 겨울처럼 냉랭했고 말투 역시 새초롬 했다.
부원 미팅 건물 앞에 다다른 난 문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그녀를 찾으려 두 눈을 살폈지만
그녀는 이미 들어간지 그 자리에 없었다.
이놈의 지각병은 수업이고 부원미팅이고 가리질 않네..
5분 정도 늦은 난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고 건물 안 많은 사람들로
가장 시끌벅적한 교실은 으레 “이곳이 부원미팅하는 곳이다”라고 내게 알려주었다.
교실 안은 수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 했고
준비된 자리 마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내 두 눈은 그 많은 사람들 사이 유일하게 아는 사이인
신ㅇㅇ을 찾으려 힘을 준 채 바쁘게 움직였다.
그녀는 교실 정 가운데 테이블에 청순한 자태를 뽐내며 자리해 있었고
그녀 주위로는 그녀를 노골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럿 남자 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곧바로 그녀에게 달려가 옆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그녀 옆에 앉아 말을 붙였다.
“와 사람 진짜많다 그치.”
“응”
그녀는 토라진 듯 시선을 다른 곳을 향한 채 내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화났냐? 내가 답장 늦게한거 때문에 그래?”
“아니”
사태의 심각성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난 그녀를 웃게 해줄 심산으로 실없는 농담을 건냈다.
“와… 이쁜사람 되게 많다.”
“야 근데 여자들이 계속 나 쳐다 보는거 같은데? 그치?”
“내가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앞에서 만나서 같이 들어오자고 했잖아!!"
“응..?”
내 실없는 농담에 웃기는커녕 그녀는 상기된 얼굴로 내게 소리쳤다.
난 그런 그녀를 당췌 모르겠다는 눈으로 쳐다봤고
그때 토라진 듯 삐쭉 나온 그녀의 아랫 입술이 미묘하게 떨려왔다.
난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한참이 지난 후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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