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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겪은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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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44회 작성일 20-01-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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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전공 수업시간에 겪었던 일이다.


강의가 한창 중이었는데, 여기 대학은 수업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조용하다. 좋지않은쪽으로.


교수의 참가를 바라는 강의에, 약속한 듯이 침묵하는 학생들.. 물론 나도 포함이다.


여느 때 처럼 지겹다고만 느끼고 있던 수업이엿는데,


'띠리리리링 띠리리링' 정확한 벨소리는 기억 안 나지만,


정적속에서 전화소리가 크게 울렸던거 같다.


가끔씩 있는 일로 누가 당황해하면서 급히 끄겟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뒤적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후


"어! 엄니!!!"


정적속에 우런창 남자 목소리가 터지더라. '미칀 ㅋㅋㅋ'


전화를 받은모양이였다. 게다가 '엄니라니 ㅋㅋㅋ' 다른 학생들도 뜻밖이였는지 다들 풉하고


교수도 강의하다가 벙쪄서는 그 학생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어이없어 쳐다보고 있는데 그 학생은 와중에도 통화를 이어나갔다.


"어? 아니 하나도 안바뻐~ 딱 한가할때 전화햇는데? ㅎㅎㅎ 시간많아 허허허허헣"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저런 뉘앙스로 말하면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뒷문쪽으로 걸어가는게 아닌가. 해프닝으로 잠시 들떳던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는거 같았는데,


언짢았는지 교수가 약간은 화난 목소리로 학생을 불렀다. "거기 학생?"


순간 무개념이 된 그 남학생은 들은체도 않고 계속 통화하며 걸어가는 중이었다.


교수의 언짢음이 전해져서인지 다른 학생들도 상식에 벗어난 그 행동에 눈을 찌푸리고 쳐다보는데


"근데 몸은 어때요 엄마. 괜찮데요?" 그리고선 나가기전 돌아서더니 정중히 교수한테 인사를하고 나갔다.


그 정중한 태도에 다들 마음이 풀렸던 것 같다.


'뭐하는 새키지? 남자눼ㅋㅋ'하고 쳐다보고선 자세를 바로 잡고 앉았는데


"안돼에 푹 쉬어야지이~~. 엄만 충분히 건강해요~~" 의도적으로 큰소리로 말하는건지 복도를 걸어서


멀어져가는듯하면서도 소리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대화로 미루어보건데 어머니가 꽤나 편찮으셨나보다 싶었다.


교수도 상황을 대충 이해하셧는지,


"에.. 학생 어머니가 많이 아프신가보네요." 하고 살짝 미소까지 지으셧던거 같다.


학생들도 다들 묘한 공감이 생겼엇는지, 멋쩍게 웃고선 다시 강의는 시작되었다.


이렇게 해프닝이 묘한 느낌에 끝나고, 쉬는시간이 되고~ 다시 수업이 시작하고 잠시 지났을 무렵.


뒤에서 "교수님 죄송합니다. 어머니 전화라서, 끊을수가 없었습니다." 라는 소리와함께 그 학생이 들어왔다.


교수님은 화는 커녕 기특하다는듯이 쳐다보면서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신가봐요?" 라고 인사했고, 그 학생은 "예 뭐.. 좀"하곤 대답했다.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사랑이 느껴져서인지, 교실은 훈훈하면서도 약간은 슬픈?


그 학생을 동정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 속에서 강의는 계속 이어져갔다.


10분~ 20분~ 아 역시 강의는 졸 재미없네 라고 하던 찰나


조용하던 교실이 더욱 조용해져 가고 있었다.


"... ... ... (툭) ... ... ... 쓰흡" 그 학생 주변을 시작으로 정적이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그 중심에서 보이는건 몸을 떨고 있는 그 남학생..


무얼 참으려고 그렇게 힘을 쓰고 있는지 눈물은 계속 흐르고 손은 계속 눈물을 닦고 있더라.


시선은 정면을 향한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한 눈, 꽉 깨문듯한 얼굴, 계속 흐르는 눈물, 참는듯한 숨소리


순간 아무 생각도 안났던거 같다. 안쓰럽고 안쓰럽고 안쓰럽기만 했다. '허얼...'


우리 엄마도 생각나면서 나까지 눈물이 나려하더라.. 나만 그런건 아닌지 여기저기서


조용히 '어떡해...' 들려왔다. 열심히 강의하시던 교수도 그제서야 눈치를 챘는지.


"어... 음.." 하고 잠시 멈추셨다.


그 뒤론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교수님은 내버려두는게 나을거라 생각하셧는지 모른체 강의를 계속하셨고,


난 수업이 끝날때까지 걔가 눈물 흘리는 걸 쳐다보고 있었다.


하, 다른 사람 우는 모습에 이리 슬펐던건 처음이다. 건강하셧으면 좋겟다.


남이 우는 모습을 그리 슬프게 쳐다본적은 처음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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