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짝사랑 하던 애랑 3년만에 잘된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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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76회 작성일 20-01-09 15:18본문
1화http://www.ttking.me.com/151921
2화 일촌
마지막 계단을 오르던 찰나 등에서 둔탁한 통증을 느꼈다. 지원이였다.
“야 너 무슨 생각하냐 계속 불렀잖어”
나는 아픈 등짝을 문지르며 답했다.
“어? 아무것도 아니야”
“아닌게 아닌거같은데? 야 아무튼 가는길에 포장마차에서 오뎅먹고가자”
“아 그래 나쁘지않지”
좀더 생각할 시간을 벌게 되었다는 생각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렇게 포장마차 쪽으로 발길을 옮기려는데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다.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급해진 나는 지원이에게 물었다.
“야 근데 친구들은 어디갔어?”
“어? 누구? 정인하? 저기 있잖아 도영이 옆에”
그녀 옆에 있던 평범녀가 도영이와 나란히 서 있었다.
‘쟤 이름이 정인하 인가보네’
나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지원이에게 다시 물었다.
“쟤말고 다른애는?”
“아 걔는 집방향이 반대라 아까 정문쪽으로 갔어”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하고 다시 돌아가지?’
몇달만에 만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도저히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을것 같았다.
“지원아 잠깐만 나 담배 놓고온거 같아. 요세 단속도 심해서 구하기도 힘든데 금방 갔다올께”
그렇게 말하고 상가 정문으로 정신없이 뛰었다. 인파로 뒤덮인 거리에서 그녀를 찾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나는 상가 주변을 **듯이 두리번 거렸다.
그때였다. 맞은편 횡단보도 옆 버스 정류장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고 있었다. 그 옆으로 80번, 103번, 873번 버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 바로 건너야 한다’
그렇다고 6차선 도로의 신호를 내마음대로 바꿀수는 없는 노릇 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가슴이 조여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자주 바뀌던 신호등은 마치 내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강렬하게 붉
은빛을 쏘아댔다.
마음을 굳힌 난 미..친사람마냥 정신없이 무단 횡단을 시작했다.
마지막 차선을 지나치던 찰나 왼발의 감각이 무뎌짐을 느꼈다.
‘왜 이러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의 중심이 앞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머릿속은 몇초 뒤 느끼게될 육체적 고통
에대한 두려움보다
그녀가 보게될 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대한 수치심으로 가득했다.
오른쪽 무릎이 축축해짐을 느꼈다.
동시에 찌릿한 통증이 무릎 한가운데부터 서서히 퍼져나갔다.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왼쪽 발바닥에서 죄어오는듯한 통증을 느꼈다.
발바닥에 쥐가 난 모양이다. 뒤에서 누군가 등을 쿡쿡 찔러댔다.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마치 친구라도 된양 털털하게 물었다.
“야 괜찮냐? 넌 그리고 다음버스 타면되지 뭘 그렇게 무단횡단까지 하면서 뛰어오냐?”
“어. 괜찮아. 잠깐 발바닥에 쥐가 났나봐. 너 버스는 괜찮아?”
그녀는 정류장을 떠나고있는 80번 버스를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내 무릎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릎도 까진것같은데? 잠깐 기다려봐”
그녀는 가방을 내려 놓더니 가방 앞쪽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았다. 데일 밴드 였다.
그녀는 내앞에 쪼그려 앉더니 까진 무릎에 그것을 붙이려 했다. 믿을수 없는 일이었고 있을 수 없
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녀의 손끝이 내 무릎에 닿았다. 몸이 떨렸다. 의도치 않게 몸 한가운데로 피
가 쏠림을 느꼈다.
당황한 나는 황급히 주저앉았다.
“야 가만히좀 있으라니까”
나는 적당히 둘러대며 대답했다.
“미안해. 무릎이 갑자기 너무 아파서. 아무튼 신경써줘서 고마워”
그녀가 데일밴드를 툭 던져주며 말했다.
“그럼 이거 나중에 너가 붙여”
“…”
대답하려던 순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야. 그리고 김준철, 난 김서율이야. 아까 서로 소개도 못했잖아.
너는 원래 그렇게 말이 없냐?”
생각 했던것 보다 더 특이한 이름이었다. 그녀는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
‘명찰에 써있으니까 읽어준거겠지?’
난 흐트러진 옷가지를 추스르며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않았다.
‘목을 보면서 이야기 해야겠어’
순간 이상한점을 발견했다. 그녀의 교복엔 김은경이라는 이름이 세겨져 있었다.
당황했지만 이유는 묻지 않았다.
‘사정이 있겠지’
이미 까진 상처와 발바닥에서 오는 통증은 잊어버렸다.
이 격한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앞으로도 그녀와 만나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도 간절했다.
사실 이 시절의 난 처음만난 여학생의 전화 번호를 묻거나 치근덕대는 행동 따위는
날라리 들이나 하는짓이라며 몹시 불쾌하게 생각 했다.
그래서 그런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다른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김서율 너 혹시 싸이월드 해?”
그녀가 당연하다는듯 대답했다.
“싸이? 어 근데 왜?
“너 나랑 일촌하자”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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