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때 마녀사냥 당한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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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64회 작성일 20-01-07 15:23본문
광우병 소동이 났을때가 내가 고등학생 때였다. 우리 아버지는 골수 진보셨다가 노무현 정권이후로 환멸을 느끼시고 보수로 갈아타신 분인데 평소에 이명박이 뉴스에 나오거나 할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셨다. 근데 으잉? 어느날 갑자기 인터넷이나 TV에서 광우병 지랄을 해대더니 학교에서도 대놓고 교사들이 이명박을 비아냥거리고 까대더라. 평소에 정치에 관심도 없던 고삐리가 뭘 알았겠냐.. 그냥 주위에서 하도 그러니까 그런가 보다 했지. 그래서 집에가서 가족끼리 식사하다가 그 얘기를 꺼냈다. 이명박 나쁜새끼 아니냐고.. 우리 미친소때문에 다 죽는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아버지가 딱! 물컵을 내려놓으시고 한숨을 푹 쉬시더니 그날 1시간동안 광우병의 진실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하셨다. '그거 다 야당놈들이 선동하는거다' '만약 진짜로 광우병이 있었으면 미국사람들 다 뒤져야 한다' 뭐 이런내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도 그리 논리적이시진 않았지만..ㅋ 암튼 다행히 내가 그때 그렇게 깊숙히 선동당한 상태도 아니었고 다른 일게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평소에 아버지에 가치관에 많이 의지하고 있는 상태라 곧이곧대로 아.. 그랬었구나 하고 받아들였지 ㅋ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갔다. 수업시간에 애들이 신나게 떠들다가 (별로 안좋은 학교라 분위기가 개판이었음)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하니까 한명이 갑자기 선생님한테 광우병질문을 하면서 떡밥을 돌리더라. 그러니까 진짜 장난아니고 애들이 다 소릴지르면서 이명박이 개새끼니 청와대에 쳐들어가야된다느니 40명이 단체로 이 지랄을 떠는데 갑자기 빡치는거야 ㅋㅋ; 왜 빡친지는 잘 모르겠음. 우리아버지가 그렇게 칭찬하셨던 이명박인데 애들이 욕하는게 맘에 안들었던건지 아님 그냥 선동당해서 다 같이 그지랄 하는꼴이 역겨웠던거지.. 암튼 대뜸 내가 한마디 했다. "야 시발! 그거 다 구라야. 광우병 그딴거 없어" 난 이때까지만 해도 무슨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평소에 할말 안할말 다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애들이고 이번에도 그런것 뿐이었다. 근데 갑자기 애들 전체가 나한테 시선이 쏠리더니 진짜 그런경험은 앞으로도 다신 없을거같음; 40명이 다 나를 경멸하듯이 쏘아보면서 "지랄하지마 븅신아" " 니가 구라치는거겠지" "저새끼 뭐랰ㅋㅋㅋㅋ" 이러면서 욕하고 쪼개고 비아냥거리는데 와.. 진짜 멘탈붕괴 장난아니더라. 암튼 정신이 없는 상태로 나도 빡쳐서 언성높이면서 "그거다 선동이라고! 니네 아빠한테 물어봐" 이랬음 그러니까 돌아오는 말이 "니네 아빠 이명박!" 존나 열받는게 욕하는게 한두명이라면 바로 달려가서 한대 치겠는데 40명이 둘러싸고 욕하니까 누가 욕했는지 모른다는거 ;; 쉽게 말해서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달리는 악플세례를 오프라인에서 받은거다. 씨발 교사란 새끼도 말리는둥 마는둥 하면서 존나 날 측은하게 쳐다보다가 애들이 너무 과열되니까 조용히 시키고 수업하더라. 아오 씨빨 쓰다보니까 또 열받네. 암튼 그때 처음으로 느껴보는 수치심에 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너무 빡쳐서 눈물까지 나올거같더라. 쉬는시간에도 존나 열받아서 혼자 앉아있는데 웃기는게 정작 애들은 신경도 안씀; 그냥 평소대로 나한테 와서 장난치면서 "야 아까 일 때문에 그러냐? 왜그래ㅋㅋ" 이 지랄하더라. 개같아서 밀치고 존나 문 일부로 소리나게 꽝 닫고 나가니까 뒤에서 "저새끼 왜저래" 뭐 이런소리 들리고.. 암튼 그렇게 일주일정도 삐져서 아싸로 지냈다. 그 이후로 정치에도 관심이 생겨서 매일 신문도 보게되고 무엇보다 골수보수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그냥 광우병만화 돌아다니는거 보고 그때 기억도 나고 해서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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