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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찬 B컵가슴 호프집모녀덮밥 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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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59회 작성일 20-01-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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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부http://www.ttking.me.com/201093

중국 광저우에의 곰방이 썩는 쪽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쓸 때..

매일 매일 절망할 때 둥근달처럼 환하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하얀 얼굴에 살짝 눈웃음기와 함께 늘 여유 있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

네 생각하면 난 항상 설레이고 용기가 났어.

가끔씩 피곤한 밤 꿈결에 네 얼굴이 보였어..

그럴 때면 넌 갈색 빛깔 머리카락 흘러내린 얼굴로 '오빠는 잘 할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지난 5년 동안 나는 하루도, 한번도 널 잊은 적이 없어.... 너는 어땠니...

햇살 고운 어느 가을 토요일. 난 아침 일찍 일어나 분주히 움직였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어머니가 앓던 갑상선 암은 빠르게 호전되어 가고 있었다.

어제 샀던 밤색 정작삘 나는 마이도 입고 향수도 뿌렸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오래된 반지를 찾아 꼈다.

은실이와 함께 꼈던 백금 커플링이다.

- 우리 아들, 오늘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꽃단장하고 어디가려고?

- 아. 누구 좀.. 친구 만나러 가요.

- 여자? 그래 잘 됐다. 너 장가가야지.

- 그래야죠. 좋은 일 있겠죠.

맨날 장가가라고 보채던 어머니가 표정이 환해졌다

- 그래? 누구를 만나는데..혹시 엄마가 아는 사람이니?

- 아마 기억하실 거에요.

- 글쎄, 누굴까..

- 참. 엄마는 교회 다니잖아.

엄마는 동네 교회에 권사였다.

- 그럼 나 위해 기도 좀 해줄래?

- 무슨 기도? 기도도 내용을 어느정도 알고 해야 하는 거야.

-응. 오랜 매듭을 풀어야 할게 있어서. 밀린 숙제를 한다고 할까.

그냥 그렇게만 알고 꼭 기도해줘요.

-알았어.

난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대학로로 향했다.

떨림이나 설렘은 없었다. 모든 게 그저 담담했다. 어차피 모든게 예정되서 여기까지 온 거다.

재형이가 준 명함 뒤의 약도를 찾아가보니 대학로 큰 길가는 아니고 약간 비껴있는 작고 예쁜 악세사리점 었다.

악세사리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인형이나 팬시제품도 함께 파는 것 같았다.

담담했더 마음이 악세사리 점에 가까이 갈수록 가슴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밖에서 몰래 인형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투명유리 속을 들여다 봤다.

안에 예쁘장한 20대 후반의 여자와 알바로 보이는 어린 여자애 한명이 보엿다.

여전히 꽉찬 B컵.... 아니, 이제는 조금 살인 찐건지 꽉찬 C- 급으로 보이는 가슴을 강조한 흰 블라우스에

...실내에서 입는 것으로 보이는 검정 가디건을 걸치고... 하늘색 치마를 입고 있는 늘씬한 여자 사장님.


20대 초반의 앳된 여자아이 였는데 많이 성숙했구나....꿈에도 잊을 수 없었던 은실이였다.


아직 점심도 안된 토요일 오전인데 가게에는 손님들이 자주 들락거렸다. 나는 가만히 서서 지켜봤다.

이쁜 은실이는 손님들 보고 환하게 웃기도 하고 ...실랑이를 하기도 한다. 가격 흥정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대부분 손님들은 기분 좋게 악세사리나팬시 제품을 사들고 나간다.

은실이는 장미숲 HOF에서 일할 때도 항상 환하게 웃고 기쁨을 주는 친절한 아이였다. 화내는 적을 거의 못봤다.

난 심호흡을 크게 했다.

딸랑딸랑.. 입구에 걸린 방울소리가 났다.


알바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먼저 인사했다.

- 어서오세요.

진열된 제품을 만져보던 은실이가 힐끗 쳐다 보더니 다시 제품 정리를 한다.

그러다가 갸우뚱...천천히 다시 내게로 고개를 돌린다.

마치 그 장면이 슬로우모션 처럼 영화 속 같았다.

- 은실아 잘 있었어?

은실이는 나를 보더니... 한동안 멍하니 말을 잊지 못했다. 은실이 사귀면서 그런 멍한 표정은

내가 <빨간 당나귀>에서 반지를 꺼내면서 헤어지자고 했을 때가 유일했다.

그게 벌써 거의 6년 전일이다. 오늘도 그 때처럼 멍하니 나를 쳐다본다.

- 오...오빠! 오랜만이네.

- 그래, 은실아. 참 오랜만이지?

- 오빠. 언제 한국 온거야? 미리 연락이라도 좀 하지.

- 응, 몇 달됐어.

- 오빠, 얼굴 많이 탔네.

은실이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는기 싶더니.. 곧 평정을 되찾았다.

- 응, 나 좀 더운 지방에 있었거든. 근데 은실이 넌 예전 그대로야.

-오빠, 나 살 좀 쪘어요.

은실이가 약간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아냐, 그대로인데...

잠깐 적막이 흘렀다. 은실이도 말이 없었고 나도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 주말이라서 오늘 바쁘겠네?

- 엉. 그냥..조금...

힐끗 옆을 보니 한쪽에 정수기와 노랑 봉지커피, 그리고 종이컵이 보였다.

- 은실아. 나 커피 한잔만 줄래?

- 어머, 내 정신좀 봐. 희정씨. 여기 커피 한잔만 타줘.

난 여자알바가 주는 종이컵 커피를 조심스레 받았다.

- 나 조금 둘러봐도 되지?

- 응, 오빠 들러봐.

난 커피를 마시면서 둘러 봤다. 평소에 은실이 팬시제품 좋아하고 귀여운 것만 보면 나한테 선물 하곤했다.

작고 귀여운 악세사리도 좋아했다. 은실이 다운 가게였다. 장사가 괜찮게 되었다. 잠시동안 또 손님이 벌써 두서넜 왔다 갔다.


근데 뭔가 서먹서먹했다.

어쩌면 난 은실이가 눈물을 쏟으며 나한테 와락 포옹하는..영화 속 장면을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런건 전혀 없었다.

한쪽에서 태연히 장부를 펼치고 있는 은실이를 보는데.... 손가락의 반지가 눈에 띄었다.

어? 백금이아니라 황금반지였다. 저건 전형적인 커플링이다!

내 다리가 갑자기 떨렸다. 아니, 내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 오빠는 요즘 뭐해?

은실이가 말을 거는데... 갑자기 은실이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 아, 오빠. 잠깐..

은실이가 전화를 받는데 '여보세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엉. 오빠~

은실이가 전화 속의 주인공을 다정스럽게 오빠라고 불렀다.

머리가 갑자기 막대기로 한대 맞은 것 처럼 어지럽더니 눈에 노란색 아지랑이가 일었다. 난 자리를 피해줘야 했다.

-여기 화장실이 어디에요?

난 여자 알바에게 화장실을 묻고 가게를 나와 건물에 딸린 화장실에 들어갔다.

으웩...갑자기 헛구역질도 났다. 세수를 했다.

난 담배를 한 대 피웠고 가능한한 깊게 빨았다. 휴...한숨을 내쉬었다.

은실이 흰 손가락에는 우리가 끼던 백금커플링 없고.... 대신 황금커플링이 있구나.

그렇다면 금방 전화 온 남자는 은실이의 새 애인일지 모른다.

차라리 재형에게 미리 물어보고 올 걸 그랬나. 아니지. 재형이도 은실 애인 존재를 잘 모를 수 있다.


그래, 시발...은실이랑 헤어진지 5년이다.

황금 같은 20대 젊은이에게는 길고 긴 세월이다. 군대 2년에도 고무신 거꾸로 신는 여자애가

헬조센에 수두룩 하다. 게다가 난 은실이게 기다리라고 한 적 조차 없다.


저 밖 대학로 거리에서 도란도란 속삭이는 젊은 커플들을 봐라.

인생에 제일 꽃피고 아름다운 20대 여친을...그렇게 기약없이 방치한 놈이 뭘 기대한 다는게 말이 돼...

서울 거리에서 은실이처럼 꽉찬 B컵 가슴을 가진 예쁘고 고운 애가... 설마 아직도 애인이 없으리라고 생각한거냐.

내가 참 어리석었다. 옛날 생각만 했다. 혼자서만 상상했다.

사실 오늘 드라마처럼 멋지게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는데...

오늘 <빨간 당나귀>로 데리고 가서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제 굳이 그러 필요도 없겠다.

몸은 떨렸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냥 마음 한구석이 무너질 뿐이다.

김동민 부장님도 말씀하셨다. 삶에는 대차대조표가 있다고.

난 지금 그걸 치르는거다. 부채를 갚는 거다. 아픔을 준 자, 아픔을 느껴봐야 한다. 내가 받아들여야 한다.

은실이는 공항에서 헤어질 때 보다 훨씬 얼굴이 좋아 보였다. 그럼 반지 주인공은 아마 좋은 남자애 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나처럼 속썩이거나 덜떨어진 놈은 아닐거다. 됐다. 은실아, 차라리 잘되었다.


-어디 아픈데는 없지?

- 응, 오빠는?

-나도 그래.

또 말이 끊겼다.

-은실아, 저녁에 시간 좀 되니.

-오빠, 미안해..나 오늘 저녁에 약속 있는데...

그렇겠지. 토요일 밤에 약속 없는 게 이상한거지.

아. 아까 그 남자와 저녁 약속 잡았나 보네.

은실이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적어도 내가 알던 그 옛날의 은실이가 아니다.

나는 빨리 여기를 벗어 나고 싶었다.


-응, 너한테 좀 할 얘기도 있고... 전해줄 것도 있어서.

- 오빠, 나한테 뭐 할 얘기 있으면 지금 해. 조금 있으면 손님 많이 오고 바빠.

섭섭했다. 야속했다. 사실 술이라도 한잔 하고 싶었다.

-그럼 잠깐 찻집이라도 가자. 오랜 안걸리니까.

-오빠, 그럼 요 앞에 가다보면 20미터 거리에 지하카페하나 있어. 거기 가 있어. 나 금방 갈게.

난 그냥 눈을 감았다. 게임도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은실이는 눈 화장만 살짝 고친 고 온 것 같았다.


그래, 술 마시면 감정이 과장된다. 맑은 정신으로 5년 동안 속에 담았던 얘기 털어놓고

빨리 집으로 가자. 난 사실 더 서 있을 힘...버틸 힘도

없었다. 아까부터 무너져 내린 마음으로 이미 몸의 평정도 잃은 것 같았다.


- 그래? 오빠가 내한테 할말 있다는게 뭐야.

'은실이...너 많이 차가워졌구나. 내가 더 담담해야 한다.'

은실이 오른 손에 황금 빛 커플링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격동되었다. 흔들리지 말자. 좋은 모습 보이자.

-응...기억나니?.내가 5년 전에 중국으로 떠날 때 너한테 했던 약속.

은실이는 나를 쳐다보고 별 대답이 없었다.


-내가 너한테 약속한 거, 그거 지켰다고 말하고 싶었어. 두가지 약속말야.

-약속? 오빠가 나한테 약속한게 뭔데..

그래..이제 너한테는 그다지 관심사가 아닐 수 있지.

- 넌 다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그치만 꼭 말해주고 싶었어.

- 응. 말해봐.

-응, 첫째는 나 아주 건강하게 잘 있다는 거. 지난 주에 건강검진 받았는데 뭐 온몸이 아주 튼튼하다더라....

-다행이네.

은실이가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가 이내 사라졌다.

- 또 하나는?

- 내가 너 잊지 않기로 했잖아. 나 너 잊지 않았어. 나 중국으로 떠났지만 공항에서 너랑 헤어진 이후로 한번도 너 잊은 적 없었어.

그말...그 말...그냥...꼭 해주고 싶었어.

내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떨리면 안돼..시발....

은실이가 가만히 알 수 없는 눈길로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다가 잔을 들어 모카커피를 입에 댔다.

또 아무 말 없다. 그치, 이제 와서 이따위 약속이 너한테 무슨 감흥과 감동을 주겠니.

어쩌면 기껏해야 네가 저녁에 만날 애인의 술 안주거리일지도 모르지.

난 당장이라도 일어서고 싶었다. 그 때 불현듯 소피이모 얼굴이 떠올랐다. 여전히 따스한 얼굴이다.

마치 나보고 침착하고 아름답게 마무리 지으라는 듯한 표정이이었다.

그래, 그냥 일어설까 하다가..난 마지막으로..젖먹던 힘을 다 내서....가까스로 용기를 냈다.

- 은실아, 그리고 이거 받아.

- 이게 뭐야?

내가 은실에게 종이 쇼핑백을 건냈다.


"은실아, 내가 중국 북경에서 회사를 나와 광저우로 가서부터 고생 좀 했다....힘들 었고..술도 많이 마셔서

잘못하면 몸과 마음이 망가지겠더라. 그 때 네 생각했다.

그 때부터....나 너 보고 싶고.... 생각날 때 마다 편지를 썼다.

너처럼 내가 매일 쓰지는 못하고.... 워드로 친거지만 ...그래도 너한테...언젠가 만나면... 꼭 전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출력해 왔다...

나 어떨 땐 자포자기 하고 싶었는데... 네 생각하면서 용기냈다. 오빠가...너 아니었으며 진짜 무너질 뻔 했다.

별거아냐. 그냥 한귀로 듣고 흘려. 그래도 너한테 말은 해주고 싶었어.

네 얼굴보니까 건강하고 좋아 보이네. 그럼 너도 나한테 약속 지킨거고.... 자, 그럼 됐다.. 이제 다 된거야."


이런 낯뜨거운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 내가 놀랐다.

그 때까지 태연하던 은실이의 표정에 조금씩 미동이 왔다. 고개가 숙여지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우리 참 먼 길을 돌아 왔는데..또 이렇게 어긋나는구나... 다시 먼길 가야 하나 보다..'

지난 5 년간의 긴 폭풍의 여정이 끝났다. 마지막 비바람이 오늘 이 자리에서 그쳤다. 난 눈을 감았다.

눈시울은 뜨거워졌으나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내 마음은 고요해졌다. 이제 가야 한다. 일어서자.

신은 야속하지만...그런대로 내 운명을 잘 설계해줬다. 고맙습니다. 은실이 건강하고...또 좋은 남자 만났으니

저 됐습니다. 저 바랄 거 없습니다. 저 투정하지 않습니다. 내 잔이 넘칩니다.

난 교회는 안다니지만... 교회 권사인 엄마 생각하면서... 그렇게 속으로 중얼 거렸다.

- 오빠, 고마워..

은실이 목소리가 태연을 가장했지만.. 조금 떨리고 있었다.

안돼, 우리 제발 서로 울지 말자. 추한 꼴 보이지 말자. 아름답게 마무리 하자.

언제가 서로 웃으며 볼 수 있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자.

- 은실아. 그럼 오빠 먼저 일어난다. 내가 계산할게.

"또 보자"...라는 말을 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차라리 와이프가 은실이랑 친척인 재형이는 그래도 널 가끔 볼 수 있겠구나..

그 때만큼은 재형이가 너무 부러웠다. 왜 금수저 물고 태어난 새끼가 이렇게 복도 많은거야.

나는 그 옛날 <빨간당나귀>에서 은실이가 뒤도 한번 안보고 걸어 나갔던 것 처럼...

나 역시 성큼성큼 나갔다. 태연한 척....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거리에서 난 당장 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따. 도저히 지하철을 탈수가 없었다. 난 택시를 잡았다.

택시에서 문을 닫는 동시에 폭풍 눈물이 쏟아졌다.

어흐흑.. 어으..어으.....난 아주 대성통곡을 했다. 기사 아저씨가 힐끗 안됐다는 듯 쳐다봤다.

'잘했어. 윤환아. 은실이 앞에서 눈물 흘리지 않아서 잘 했어. 잘 견뎠어. 울어. 이새캬.. 더 울어..

괜찮아. 실컷 울어.."

난 방문을 걸어잠그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핸드폰도 꺼버리고 계속 울었다,

아마 태어나서 제일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시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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