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결혼 문제로 부모님이랑 대판싸운 불효질.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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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0-01-07 16:50본문
이제 서른 둘 된 어정쩡하게 나이 처먹은 일게이다. 제목에 적다시피 명절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삼십대 초반의 결혼 이야기가 번지다가 부모님한테 못할말 하고 못들을 소리 듣고 집에서 나와서 혼자 사는 친구네 지랄하다가 와서 글이나 한번 싸질러 본다. 우리 가족으로 말할 것 같으면 위로는 누나 하나에 아래로는 늦둥이 여동생이 하나 있다. 외동아들이지. 양친은 다 살아계시기는 한데 같이 살지는 않는다. 내가 대충 초등학교 몇학년일 무렵, 아버지는 집에 돈 한푼 안 벌어다 주면서 우리 엄마 줘 팼던 기억만 나고 난 맨날 울면서 그거 뜯어 말린 기억 정도만 난다. 심할 때는 어디서 이상한 톱니 달린 칼 가지고 와서 우리 엄마 보고 죽인다 어쩐다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솔직히 지금 얼굴이라도 보면서 아버지 아버지 불러만 주는 것도 그 양반한테는 감지덕지 아니냐 지금이야 다 늙어빠지고 풍 비슷한게 와서 거동은 해도 말은 좀 어눌한데 월남전 갔다온 덕에 국가유공자 돼 가지고 지금은 보훈병원 여기저기 두세달씩 떠돌아 다니면서 먹고 산다. 그냥 나이먹은 양반한테 안보고 살자고 하기도 뭐해서 두세달에 한번씩 가서 밥이나 한끼 먹고 오는 정도인데 지금도 보니까 연금도 노령연금에 보훈자 연금 해서 대충 한달에 50은 넘게 나오는 거 같으니 혼자서 어디 방세 안 내고 밥값 안내고 아주 혼자 살기는 신나겠지.. 씨발. 십수년 넘게 자식새끼랑 와이프는 죽을 똥을 싸는지 먹는지 암튼 그렇게 살았는데 말야 이건 각설하고 우리 엄마가 보살님인지 예수님인지 빙의된건가 모르겠는데 그래도 니네 친아빠인데 명절날 정도라도 따신 밥 한끼 먹여서 보내는게 도리 아니냐고 해서 명절날만 집에 들여준다 암튼 거절할 명분도 없고 나도 맘이 편하진 않아서 어제 병원에 가서 꺼내다가 집에 데려왔지. 보고 있자면 우리엄마도 참 대단하다. 젊었을 적에 그렇게 당해 놓고 반찬 한가지라도 더 해주려고 생각하는거 보면 말야 내세대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뭐가 있긴 한다보다 하고 생각할 뿐이지. 암튼 그렇게 어제 대충 밥한끼 먹고 보내고 오늘 아침먹고.. 점심먹고 나름 피붙이 가족이라고 앉아서 주전부리랑 함께 이런저런 얘기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결혼 얘기가 나오더라 뭐 예상은 했지만 엄마한테는 나 결혼 안 한다 못을 박긴 했는데 우리 엄마는 그냥 괜히 하는 소리로밖에 안 들었나봐 그 철천지 원수인 아버지랑 한 마음 한 뜻이 돼 가지고 왜 결혼을 안하니 니가 뭐가 모잘라서 그렇게 자격지심을 가지니 한시간 넘게 괴롭히더군.. 듣다듣다 빡쳐가지고는 내가 그러면 안 됐는지 모르겠다. 한 소리 하고 나왔어 솔직히 엄마아버지 두분 나 낳아놓고 나한테 해준게 뭐나 있으면 아 죄송요. 하면서 으례히 하는 말로 걍 듣고 넘겼을 텐데 아직 내가 인간이 덜 된건지. 아님 쌓이고 쌓이다 폭발한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정말 나 20살 넘어서면서부터 할짓 못할짓 돈된다 싶으면 안가리고 다하면서 우리 가족 먹여 살렸는데 불효자식이니 뭐니 나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 "내 중학교 다닐때 누나20살 되자마자 시집가서 집안 쌩까고 내 동생 저거 인간 덜 돼서 남자새끼들이랑 놀아날 동안 난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해서 명문대 갔다. 그래도 나만 잘살자 못하겠어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과외니 학원강사니 하면서 다 내가 먹여 살렸다. 내가 결국 대학 졸업도 못하고 학원강사로 썩어빠질 때까지 댁들이 해준게 뭐 있냐.. 기껏 하는 소리가 이번달에 어디서 얼마 막아야 되는데 이거 벌어와서 다 죽게 생겼다 이소리밖에 더 했냐 난 그때도 원망 한번 안 하고 내가 더 벌어보겠다고 말했는데 내가 더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되냐 내가 저 아버지란 인간이 남긴 빚을 지금까지 2억을 갚은건 알긴아냐. 아직 6천도 넘게 남았는데 안되겠으니까 나가서 아는 친구들 등이라도 쳐올까?? 존나 소리 뺵 지르고 나왔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서울 Y대 재수해서 입학했는데 나름 학벌을 등에 업고 과외하고 학원강사 하면서 다 벌어서 먹이고 빚갚고 다했다 우리엄마는 내가 방학 때 주말에는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8시간을 수업하고 잠도 못자고 돌아와도 어디서 뭐하다 왔냐고 한번 안 물어봤다. 작년 가을쯤인가 너도 선이든 뭐든 봐서 결혼해라 하길래 솔직히 다 말했다. 나 지금 통장에 5백있고 이걸로 엄마랑 나랑 둘이 먹고 살고 빛값기도 빠듯하다. 막내 그년이 어디서 뭔사고라도 치면 그 5백도 깔끔하게 녹을 판인데 어디서 남의 집 귀한 딸 꼬여다가 결혼하면 그게 죽일새끼고 난 그렇게는 못하겠다 그냥 엄마 죽을때까지 나랑 살고, 사는 동안 잘은 못해줘도 돈 없어서 뭐 못하겠다는 소리는 안 나오게 해주겠다. 아들이 엄마한테 할 소리는 아닌데 냉정하게 잘 생각해봐라 막내년이 나같은 남자 데리고 와서 결혼시켜달라면 허락할 건지... 솔직히 우리 엄마는 죄가 없다 아빠라는 인간이 죽일 놈이지 남자 잘못만나서 당신 인생 조지고 자식들 인생 배배 꼬인거 보는 우리 엄마가 무슨 죄겠냐 내가 지금 일하면서 버는 돈이 한달이 통장에 꽂히는 걸로 딱 600인데 솔직히 평범한 집에서라면 넉넉하게 먹고 살 돈이잖아 근데 이게 아빠란 인간이 남긴 빚땜에 대충 400이 넘게 구경도 못하고 녹아 없어지는 판이다 아직도 월세집 살이도 청산 못한 나한테 결혼이라니, 사치다 진짜. 내 인생 비참한건 내가 제일 잘 알고 그나마 결혼만 포기하면 그냥저냥 살만하겠기에 이 집구석에 태어난 죄겠지 하면서 다 인정하고 살려고 하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까 내가 생각한 대로만 살 수 있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내일 저녁에 아버지 병원 다시 간다는데 얼굴이라도 비춰야 되지 않나 하다가도 무슨 말을 하면서 들어가야 될 지 생각도 안 든다 오늘 어슬렁 거리다가 보니까 다른 집들은 한복입은 로린이 손잡고 여기저거 돌아다니면서 삼촌 이모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나는 거의 입에도 안 올려봤던 호칭을 불러대면서 신나서 돌아다니던데 그런거 보면서 진짜 더 짜증만 나고 살기싫다.. ㅆㅂ 어디가서 하소연하고 그런 성격은 아닌데 어디다가 풀 데도 없고 해서 걍 써 봤다. 진짜 아직 어린 게이들은 나처럼은 살지 마라.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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