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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해외여행 다녀온 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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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50회 작성일 20-01-0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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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http://www.ttking.me.com/248925

내가 한참 태풍00의 바둑을 따라다녀봤지만

연거푸 계속적인 대국을 이어간 사람은 오직 공무원아재 뿐이였어


궁금할까봐 나이순 정렬은 해놓고 갈께


공무원아재 > 태풍00 > 나 순이었지


둘이서 연거푸 치고 받는 통에 야밤에 이둘의 바둑을 구경오러 온사람들이좀 있었어


태풍00의 바둑은 나말고도 관심갖는 사람들이 잊었던걸로 기억해

헌데 둘의 바둑이 정말 진국이었지


공무원아재는 기력이 한 급수 더 위에 있었지만

매번 만나면 태풍00에게 맥을 못췄어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다른 데가서 잃은거 보충하고 다시 회복되면 태풍00과 결전을 치르는 듯한....

먹이사슬같다고 해야하나


넷상에서 두는 바둑은 잘 알다시피 바둑은 많이 지면 승강급체계가 발동해서 강급당해

반대로 이기면 올라가지


그리고 태풍00가 흑번이 유독 쎘다고 생각된다

흑번이냐 백번이냐의 차이가 바둑을 좌지우지할 때도 있다는걸 바둑두는 게이들은 잘 알거야


예를 들어 이창호사범의 흑번 연승도 예전에 화제였는데.....

흑번을 누가 쥐느냐가 차이를 심하게 보이던 시절도 있었어

지금도 난 흑번 그거 참 좋아한다



둘의 관계는 마치 천적관계 같아서 보는 이로하여금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줬지

이번에 또지느냐 아니면 설욕인가하는.....



나도 천적이 있어서 고생해본 적이 있는데

내가 두는 수를 상대가 꼭 아는 듯한 느낌이랄까

내가 걱정하고 우려하는 수를 다음 착수에서 반상에 꼭 등장시키는 그런....

결국 인내력의 바닥을 긁고 있는 자신이 발견돼


아주 괴롭고 힘들고 지치게만드는 상대인거지



둘이 만나면 치고받기를 두세판은 보통이었어

뭐 물러나지 않고 도전을 받아주마

또 상대는 내가 이번에는 기필코!

하는 불굴의 정신으로 바둑으로 치고 받았어



내가 여기서 한가지 깨우침을 받았지

나도 흥미진진해서 둘이 치고받을때 처음엔 그냥 봐왔는데

나중엔 뭐가 문제길래 이럴까 싶어서



그 기보들을 나열하고 정리해서 기보집을 만들어 본일이 있었어

예로 든다면



어떤 형태를 하나, 태풍00이 들고나오면 공무원아재가 잘 받는듯 싶지만

처음과 그 다음에 둘이 다시 만나둘 때 또 그걸 태풍00이 들고나오면 결국 공무원 아재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어


이유인즉, 아직 파악을 못해놔서 저번에 당한 수가 기억나고 그러다보니 물러나는거지


그 공백의 시간동안 설욕을 위해 파해법을 깨우쳐 왔다면 아마 제대로 응수하고 우위를 점하던가

채소 본전치기는 했을텐데.....


지금에야 왜그런지 알거같아

공무원생활에 바빴겠지 게다가 자식들 뒷바라지에 마누라의 잔소리, 혹은 일에서 오는 여러 스트레스가

아무 준비없이 다시 등판하게 한지라 그럴 수 밖에 없었을거라 생각되는거야


이게 무슨 업도 아니고 그렇게 치밀하게 하기가 어디 쉽겠어

바둑을 취미로 하는 한계는 이런데서 어쩔수 없다고 보는게 나을거같지?

좀 더 심취하면 파해법을 알아내는것이겠지만 말야



바둑 졌을때 절대로 물러나지말고 몇판이든 같은 걸 반복해서라도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내어

결국 굴복하지 않고 넘어서는 의지가 바둑 두는데 가장 강력한 라이벌 퇴치법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바둑을 나도 둬왔지


당한만큼 언젠간 되갚아줘야 밤에 다리펴고 잘 수 있는게 아니겠냐

억울하면 잠도 안온다

오늘 지금 당장은 굴욕적이지만 인정하고 보완해서 앞을 생각하는 바둑을 두자 이말이다



맞수의 세계에서 서로의 차이는 정말 미미해 하지만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는 바둑의 승패를 갈라놔

알다시피 반집승부 아니겠냐



어떻게 단시간내에 내가 모르는 수를 찾아내느냐고 반문하는 게이들도 있을거야

내 경험을 말해줄께


난 그냥 아마7단을 찾아갔어

이게 아마의 세계에선 최고높은 급수야


인터넷 못쓰던 시절이니까 아무 동호회 방이나 아니면 대국실에 찾아가서 대국중이면 바둑끝나기

기다렸다가 질문하고 대기실에서 놀고있으면 불러다 알려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아니면 오프라인에서 그냥 찾아가서 해답을 얻기도 했었어


그 당시 내가 알고있는 인맥에선 최고였던 전국구로 유명한 백00 선생님도 그렇게 만나서 같이 모임도 하고

어울려 바둑도 두고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재미난 한 시절을 보냈지



그래 그냥 모르면 묻는거야

뭐 어쩌겠어 내가 돈이 많아 일대일로 배울수 있던거도 아니고..... 학구열은 불타오르고

야박한 사람들도 있지 난 너 모르는데 왜 묻냐는 식도 있지

하지만 내 경험에서는 대부분은 그리고 아이디를 스쳐지나가듯 대국실 구경삼아 오다가다 눈에 익혀졌다면

그렇게 야박하게 내치지는 않더라고



옛말에 우는 애가 젖얻어먹는다자나



지금은 세상도 좋아졌고 최신정보나 괴랄한 수들도 유튜브 보거나 외국 바둑 사이트에 가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져 있어

어디어디라고 알려주기보다 궁금하면 구글로 뒤져봐 많이 도움될꺼야

정석은 물론 꼼수를 정리해 놓은 곳도 있더만. 허헛



하나 더 도움되는 말을 해준다면

바둑 지고서 그냥 대국실을 빠져나가지말길 바래

보통 보면은 다들 한판 지면 그냥 인사도 없이 나가버려

기분 나빠서겠지만

나보다 센놈에게 뭔가 배울게 많은 것이지 내가 쉽게 이길수 있는 애들에게 뭐 제대로 된 거건지겠냐


분명 맞수 정도하고 뒀을꺼고 둘 사이에 누가 개입하지 않았거나 사기바둑이 아닌 다음에야

얼추 거기서 거기의 실력차이니까


몇번이고 더둘 수 있으면

이렇게 저렇게 작전도 바꿔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판 전체를 들고 고단자에게 내가 뭘 잘못했나 짚어달라고

이야기하렴



타이젬으로 예를 들면 목소리 걸죽한 어르신이 한분 계시는데

오단 완장차고 계시지만 참 자상하고 고맙게도 바둑 복기를 잘해주셔

그리고 복기중에 문제점에 대해 일일이 되새김질 하듯 알려주는데 모르는 하수들은 지겹게 왜 또 저 얘기를 또해

하는경우도 있어


헌데 모르는 소리지

정말 중요한 거니까 또 반복학습으로 말씀하신다

하수는 똑같은 실수를 이유없이 반복하는 특징을 지녔으니까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 해주시는걸 대부분은 몰라



구라파 가기전에 넷 한번 뵙고 돌아와서 한번 뵙고는 접속 안해서 어찌 계시는지 잘 모르지만

오래전 십년도 더 이전에 내가 한참 열심히 둘 때 복기 많이 해주셨다 하루 한개씩

언제 곡주한잔 대접해드려야 하는데......



이야기 하다 여기까지 왔네


공무원 아재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공무원 아재 그리고 태풍00 나 이렇게 셋이 완전 친해진거같은 느낌이 들었을때

언젠가 그날은 태풍00은 이미 로그오프했고 공무원아재가 내가 물어보는거 대답해주다가

답답했는지 자판치기 힘들다고 손수 전화를 해주셔서 전화기들고 강습도 받아봤다


라도에서 우리 집까지 참 먼곳이었는데

내가 가여워서였는지 귀여워서였는지 그 정도로 대접을 받아봤다


지금도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는 내겐 꿈같던 일화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천적이거나 맞수는 거의 스승과 진배없어

넘어서면 일보나아간거고

넘지못하면 제자리니까

스스로에게 귀감도 될 수 있고 목표이며 좋게 아주 좋게 표현하자면 투지를 길러주는 동행자 같다고나 할까


게이들 중에 그런 바둑 인생의 라이벌이 있다면

서로 잘 지내면서 격려하고 즐겁게 대국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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