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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해외여행 다녀온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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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20-01-0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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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http://www.ttking.me.com/248911

내 아래로 조종수가 들어오지 않아서 돌기갑 하나를 육성해야 하나 걱정하던 터에

조종수가 하나 들어왔어

이놈은 가방끈이 조금 길어서 대학 재학중에 입대를 했다고 하며 바둑도 둘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나보다 1급수 더 강했어

어느날 몰래 조종수 기재실에서 문걸어 잠그고 같이 바둑을 둬번 뒀는데

모두 패했다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나서 얼굴도 벌겋게 상기되고 심박수도 상승한걸 느끼며 두느라 애먹었지



승부욕을 자극하는 일이었지만 어쩌겠는가 아직 바둑을 마음놓고 둘 짬밥이 아니어서

군생활에 열중을 하며 혹시라도 틈이 나면 어쩌다 한번 같이 서둘러 대국을 했었지만

결과는 늘 같았어



어느덧 군대 다녀온 게이라면 아는, x빠지게 바쁜 전투지휘검열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새로운 궤도가 보급이 되었다

지휘검열때 무리를 해서 허리가 좋지 않았는데 운나쁘게 이놈의 궤도가 이 시기에 보급이 되는 바람에

이걸 갈아끼우는 작업을 해야했지


궤도교체는 3년 점검에 해당되는거라 지금 우리부대에 병들은 어느 누구도 해보지 않은 작업이야



일일점검- 주간 - 월간 - 분기- 반년 - 년간 - 삼년

이런식인데 재수없게 그게딱 걸린거다

삼년정비는 어떤 병사에겐 군생활동안 한번도 닥치지 않는 정비인건데 말이지



궤도만 갈아끼운다면 후다닥 해치우겠지만

인사계와 정비관이 헌 궤도의 슈를 모두 제거하고 소각해서 쇳덩어리 궤도만을 원하고 게다가 궤도를 8마디로 끊어서

차에 싣기 좋게 해놓으라고 해서 작업의 강도가 심해졌어


슈는 전쟁시에 제거해여 궤도차량의 적 살상을 위한 충격행동이 더 효율적이게 한다고 정비관과 기갑학교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부대내에 모든 궤도차량을 빠른 시간내에 하려다보니 무리가 심했어

궤도의 무게는 정말 대단했지

게다가 조종수 고참들도 모두 내게 맡겨놓고 군불이나 쬐고 짱박혀 자던가 어떤놈은 포경수술을 제멋대로 하고

고추말리러 등성이 볕잘드는 곳에 자리잡고 고추말리기 하는 놈도 있었다


딴짓들을 피는 바람에 애들을 데리고 작업을 하다가 그덕에 작업중 다쳐서 군병원에 후송을 가게 되었어



여담으로 이거 이야기 해주께

군대 포경수술 이야기 올리는 애들 있던데


나때는 그딴짓하다 걸리면 전투력 손실 운운하며 연병장을 돌던가 얼차려를 좀 심하게 받았다

그 자체가 제공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며

위생병 꼬셔서 그런짓 하는 짬밥높은 고참들이 있긴 했는데 절대 공식적인 것이 아니었다

가끔 소독 제대로 안하고 짬통수거하는 돼지키우는 아저씨에게 소주 조달해 쳐묵쳐묵하다가 덧나고

위생에 소홀해서 썩창난 놈들 몇 알고 있다



군병원에 왔더니 여기도 웃기는 일이 벌어졌어



군대에 짬밥이 있다면 군병원엔 약밥이라는게 존재했어

그 당시 군병원에 장기 입원했던 애들이라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것이야



더러븐 하극상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그래서 이건 넘어가겠다



8개월 된 상병말호봉에 군병원에 입원을 해서 하루 하루 완쾌되어 자대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던 어느날,


우리 병실에 칸막이를 쳐서 간부들만 모아놓은 구역이 있는데 그곳에서 바둑알 소리가 들려서 뭔일인가 싶어

경례를 붙이고 들어가 보았지



한명은 중위고 한명은 준위였어

지금도 중위가 높은지 준위가 높은지 헛갈리지만(짬밥이 계급체계를 흔드는 경우를 하도 봐놔서) 그 당시 준위는 중위에게

하대를 하고 중위는 네네하면서 준위의 말을 경청했다


바둑수준도 준위가 월등했는데 준위의 급수는 아마2단 중위는 3급강이었어



어찌되었건 나는 그들의 바둑을 보면서 나의 수준을 올릴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지

군대와서 병장달때까지 제자리에 머물렀던 기력이 여기와서 일치월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3주일인가 준위에게서 바둑을 배우고선 준위는 중위와함께 퇴원을 해서 자대로 돌아갔어



그가 내게 처음 제안한 바둑교습은 사활이었다



월간바둑에서 부록으로 나온 사활책을 내게 주면서 3일만에 완독하라고 해서 열심히 들다보았지

사활이 빠삭해야 필요없는 가일수가 없어서 바둑돌의 효율을 배가 시킬수 있다고 했다

아는게 없는지라 시키는데로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독파했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들이 가고나자 병실안이 허전하게 생각되었어



어느덧 나도 몇달 머물다가 자대로 돌아와서

바로 밑 조종수 쫄다구를 불러다놓고 바둑을 두게 되었지

도저히 안되던 그놈을 불계로 이겨버린거야


그 과정이 너무도 여유로와서 나도 놀랠정도였다



겨우 2~3주 배웠는데.....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생각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결국 나도 재대를 하고 귀가해서 식구들과 바둑을 두게 되었지



아버지는 물론이요 삼촌 형 그 세명을 모두 추풍낙엽처럼 보내버리고 내가 월등하게 성장한걸 알수 있었다

당구장 주인을 찾아가서 바둑 가르쳐준것을 고맙다고 말하려고 갔었는데

폐업을 했단다



참 아쉬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바둑을 그 양반을 통해 알게 되어서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제대한 년도 마지막 날에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돈도 벌고 캐드 공부하느라 바쁘게 2년이 지나갔다



틈틈이 모은 돈과 군대 병원에서 전공상 처리된 것 덕택에 보험금 나온것을 보태어 AMD 90 메가헤르쯔에 32메가 램인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하여 온라인 바둑세계에 뛰어들었지



당시 하이텔 바둑동호회가 내가 알기로는 가장 강력했는데

바둑동 멤버로서 비멤버 하이텔 기우들을 도륙하는데 앞장을 섰다

그때 기력이 7급강이 었는데 하이텔 바둑동 멤버들은 별이 붙어 있어서 서로를 알아 볼 수 있었고

상대들도 그 별을 보고 바둑동 멤버인줄 아는 상태였었어



대국실에서 바둑을 두려고 같은 급수를 찾다보면 비동호회 회원들과 맞닥드리게 되는데

급수가 같아보이더라도, 사실 한 급수 반에서 심하면 두 급수 차이가 날 정도로

바둑동과 일반인과의 편차가 있었다


맛있는거 많이 먹을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도 가끔 참여했었고

하이텔과 연계된 오프라인 기원도 있어서 하이텔 바둑동 회원은 기료를 조금 깎아줬지

지금은 그 기원도 하이텔도 다 없어진 옛일이지만.....



그당시 나름 열심히 뒀지만 급수가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어

하지만 크게 신경쓰진 않았어

사실 바둑공부를 틈틈이 했어야 했는데 대국수만 올리느라고 공부에 등한시한터라.....


그러다 하이텔에서 정보를 하나 얻고 하이텔에다 낼 돈을 다른 사설 bbs에 내며 그쪽으로 옮겨갔다


이름이 지금은 생각나진 않는데 여기로 옮기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오프라인 모임도 해가며

총무자리 까지 꿰차고 정말 즐거운 바둑시절을 보냈지


모임을 갖게되면 회비를 따로 책정했더라도 그대로 내는 기우들이 거의 없었어


아재들이 솔선수범해주셔서 수표도 받고 해서 일식집을 시작으로 노래방, 호프집, 기원등을 통째로 빌려서

재미나게 모임을 했었지

한번 모이면 한 60명가량 모였던걸로 기억된다

바둑세계엔 여성 기우가 흔치 않아서 역시 회비를 받지 않았다



물론 IMF 이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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