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이혼썰로달린다.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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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20회 작성일 20-01-07 19:46본문
다 커서 부모님 이혼한게 뭐 대수라고 내가 일곱살때에 부모님이 이혼했다 어렸을때에 그 상황이 뭔지 알 방법도 없었고 그걸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건 엄마 아빠랑 같이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딱 열흘있는 유치원 방학을 맞아서 시골에 놀러갔다 아빠가 오래가있을거니깐 누나가 쓰던 큰 인형같은것도 다 가지고 가라고 차에 막 실었던게 기억이 나네 그러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 시골집에 내려가서 내가 맨날 열밤자면 다시 유치원가야된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그러고 어떻게 엄마랑 아빠랑 헤어지게 됬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나 다만 내가 기억하는건 시골집에 누나랑 나만 남게되었다는거랑 그리고 그 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살게 된거야 서울에 살다가 아무도 아는 사람도 없고 놀것도 없는 시골에서 그것도 엄마도 아빠도 없는 시골에서 일곱살난 꼬마아이가 뭘할게 있겠노 맨날 멍하니 마루에 앉아있던 기억밖에 없다 그리고 그나마 같이 있던 누나는 국민학생이라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야한다는 이유로 고모네 집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 엄마 아빠랑 떨어지는건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누나랑 헤어지는 날은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시골에서의 기억이 없어 누나랑 헤어지는 날 내가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누나가 나한테 어떤말을 했는지 다 기억이 나고 또 내가 학교 들어갈때가 되서 시내에 있는 고모네 집에 들어가서 사람들이 나한테 어떤말을 했는지 어떤 숟가락으로 밥을 먹었는지도 기억이 나는데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 기억만 안나는게 아니라 나는 내가 그 시골에서 엄청 오래 살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일곱살 여름에 시골에 가서 학교가기 전까지 있었으니깐 고작 몇개월 있었을 뿐이라는것도 최근에서야 알았어 아무튼 나는 시내로 나가서 국민학교에 입학했고 아마 선생님이 나한테 부모님이 뭘 하시는지 물어봤던거 같다 난 집에서 교육받은대로 전 엄마가 없는데요 (난 친가쪽. 그러니깐 아빠쪽에서 자랐고 엄마에 대해서는 그 단어조차 입에 담을 수 없는 분위기에서 자랐다) 라고 말을 했지 근데 그날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데 애들이 전부 나한테 모여서 넌 엄마가 없냐고 물어보는거야 나는 뭔가 내가 다른 애들하고는 좀 많이 다르고 또 이걸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되겠다고 결심했어 여덟살때에 그리고 고등학교때까지 나는 이 얘기를 아무한테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이 얘기를 아는 사람은 열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일학년때까진 고모네집에 있다가 이학년부터는 시골집을 청산하고 시내로 나온 할아버지네 집으로 들어갔고 나는 그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를 엄마 아빠처럼 생각하고 살았다 내가 대학교 입학하고 서울로 올라갈때 할머니가 부엌에서 얼마나 많이 우시던지 그리고 또 밥상머리 앞에서 밥알하나 못넘기고 난 또 얼마나 울었는지 기억이 난다 평소엔 일베나 하면서 아무생각없이 사는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이 나이먹고 일베나 하는게 나한테 너무 미안하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세줄요약같은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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