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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초등학생과의 사랑 썰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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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42회 작성일 20-01-0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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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편http://www.ttking.me.com/277155

"나 줄넘기 하는거 봤어요?"



제 옆에 앉자마자 땡그랑 두눈을 깜빡이며 물어보는 다운이



저는 다운이의 머리를 쓰담으며



"그럼 봤지~ 완전 선수던데?"



"히힛 제가 좀 합니다~^^"



"달리기도 1등하고 진짜 못하는게 없더라?"



"준서도 1등했어요!"



다운이는 준서의 팔을 덥석 잡고 굳이 안보여줘도 되는



준서 팔에 찍힌 1등 도장을 제게 보여주는 겁니다



"와.. 준서도 달리기 잘하네" 저의 영혼없는 칭찬...



하지만 다운이는 이런 속타는 제 마음을 눈꼽만큼도 몰라주고



"준서는 공부도 잘해요 1학기 기말고사때 3등! 대박이죠?"



그 준서라는 애는 숙쓰러운듯 "다운이 너도 잘하잖아"



서로 칭찬하기에 바쁜 다운이와 준서...



다운이는 아직 안 끝났다는 듯이 "그리고 준서는요 저번에.."



"자!자!자! 대화는 나중에 하고! 일단 밥부터 먹자 애들아"



더이상 준서를 칭찬하는 다운이의 말이 듣기 거북했던 저는



어른스럽지 못하게 다운이의 말을 끊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은 도시락 뭐 싸왔어요~???" 다운이는 궁금하다는듯이 물어봅니다.



"선생님은 아침에 도시락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사왔어 닭강정이랑 김밥"



"오~ 닥깡!~정!!!!" 다행히도 다운이가 맘에 들어하더라구요



다운이도 질 수 없다는 듯이 얼른 자기 도시락 가방에서 연두색 도시락을 꺼내며



"쨘~ 엄마가 유부초밥 싸 주셨어요~~"


연두색 도시락안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먹음직한 유부초밥,



한쪽 편에는 베이컨샐러드와 후식으로 먹을 방울토마토.



"이야~ 아침 일찍 일 나가시느라 바쁘실텐데 언제 준비하셨데?"



"새벽 5시부터 일어나셔서 하셨데요"



"진짜 다운이 어머니 최고다. 유부초밥도, 샐러드도 완전 맛있어 보이는데?"



"우리 엄마 유추초밥 완전 맛있어요"



다운이는 얼릉 유부초밥 하나를 집어들어 제 입쪽으로 갔다데며



"선생님 먹어봐요 아~~~"



아~~~ 하면서 제 입에 넣어주려는 다운이가 그날따라 어찌나 이쁘던지



저는 냉큼 입을 크게 벌리며 고사리 같이 작은 다운이의 손에 있는 유부초밥을 덥석 물었습니다.



"악! 그러다 내 손까지 먹겠어요! 어때요? 맛있죠?"



저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진짜 맛있다!!"



다운이는 기분 좋은지 방긋 웃으며 "그~~쵸???"



마치 연인같은 분위기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유부초밥 하나를 더 집어들더니 "준서야 너도 먹어봐 아~~~~"하며



준서 입에 넣어주는 겁니다.



"준서야 맛있지? 맛있지??"



준서라는 애는 숙쓰러운듯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저는 김밥 하나를 집으며 다운이 입에 갖다 데며



"다운이 너도 한입해"



그런데 다운이는 앵두같은 입을 앙하고 벌려서 먹으려다가 잠깐 멈칫거리는 겁니다



"왜? 왜? 야 걱정마 선생님 손 깨끗해!"



"아니 그게 아니라.."



자꾸만 주춤주춤 하는 다운이




그때 준서라는 애가 "선생님 다운이 애 오이 알러지 있어요"




아...




"아? 진짜? 그랬구나.. 몰랐네.. 미안하다 그것도 모르고"



저는 다운이 입까지 가져간 김밥을 다시 도로 내려놓는데



다운이는 얼른 제 손에 있던 김밥을 뺏더라구요



"괜찮아요 까짓꺼 오이 빼고 먹으면 되지" 하면서



김밥 안에 오이를 골라내고 얼른 입속으로 집어넣는 다운이



하지만 여전히 오이 냄새가 느껴지는지 김밥을 먹는 다운이의 표정은 힘든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래도 힘든 내색을 억지로 감추며 "맛있다~ 깁밥 맛있어요! 선생님" 저를 위로하는 다운이..



저는 괜히 그런 다운이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준서가 이때다 싶었는지



"다운아 우리 엄마가 해준 김밥엔 오이 없어 내꺼 먹어"하면서



젓가락으로 깁밥 하나를 집어서 다운이를 먹여주는 겁니다.



다운이는 냉큼 받아먹으며 "오~ 맛있다 안에 계란이랑 참치도 있네"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하... 먼가 졌다는 느낌이...




그런데 다운이는 그런 저를 의식했는지 제가 사온 깁밥을 집어서 또 먹으려는 겁니다.



저는 급히 다운이 손을 잡고 깁밥을 빼냈습니다.



"왜요?? 오이 빼고 먹으면.."



"빼네도 오이냄새 나잖아 괜찮아 다운아 무리해서 먹을 필요 없어^^ 닭강정 먹어 닭강정"



저는 닭강정을 다운이와 준서쪽으로 밀고 깁밥을 다운이한테 멀찌감치 떨어뜨려놨습니다.



"치... 오이만 없으면 선생님이 사온 깁밥도 진짜 맛있는데.."



"이 많은 닭강정은 누가 다 먹으라고~ 괜찮으니깐 다른거 많이 드세요 설다운양"



그리고 저랑 다운이를 번갈아 쳐다보며 눈치를 보는 준서에게도



"준서야 너도 닭강정 많이 먹어"



"네"



어째뜬 그렇게 오순도순 점심식사를 마치고




준서라는 애가



"나 화장실 좀 다녀올께" 하면서 자리를 뜨는 겁니다.



먹은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는데 다운이가 그 자리에서 누으면서


"으~~아~ 좋다~~~"



"밥 먹자마자 바로 누으면 너 돼지된다"



"치.. 우리 엄마랑 똑같은 소리하시네 근데 걱정마셔요 다운이는 살 안찌는 체질입니다~"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혹시 모르지요 완전 돼지처럼 뚱순이가 될지"



"뭐라구요! 뚱순이라니요!!"



"악 꼬집지마 아퍼!!"


그렇게 다운이와 옥신각신하며 뒷정리를 한 뒤





저도 괜히 멋쩍인듯 다운이 옆에 누웠습니다.



"아 누으니깐 좋네~~"



"치.. 모야 선생님도 누울꺼면서!"



"선생님은 어른이라 누워도 돼"



"그런게 어딨어요!"



그러면서 다운이는 제 옆으로 더 바짝 오면서



"선생님 나요 팔베게 할래요~"



"1분에 만원"



"헐.. 완전 사기꾼.. 무슨 만원이나 해요!"



저는 웃으며 다운이 쪽으로 팔을 뻗었습니다



다운이는 얼른 제 팔에 머리를 데고 누으며



"아~ 좋다~ 팔베게"



"좋지? 선생님 팔베게는 1등급이야"




다운이는 잠깐 망설이더니



"선생님.."



"응?"



"오늘 원래 학교 가셔야 되는거였죠..?"



"어? 아.. 괜찮아.. 뭐 그리 중요한 수업이 아니라서 "



"거짓말... 내일 가면 엄청 혼나는거 아니예요?"



저는 다운이의 말에 그만 빵터졌습니다.



"ㅋㅋㅋ교수님이 왜 빠졌냐고 몽둥이로 선생님 때리기라도 할까봐?"



"왜 웃어욧!! 난 완전 진지하게 애기한건데.."



"걱정하지마십시요~ 진짜로 오늘 빠져도 괜찮은 날이라서 온거니깐"



"진짜요?"



"어~"



"진짜?진짜?"



"어~~~~"



"진짜진짜진짜?"



"맞는다"


.

.

.

.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 선생님 진짜로.."


저도 모르게 지어지는 아빠 미소...


저는 다운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다운이의 오똑한 코를 손가락으로 톡 치며


"고맙긴.. 오히려 선생님이 더 고맙지~


다운이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공기도 쐐고, 다운이 어머니 유부초밥도 먹어보고~"


다운이는 그제서야 미안한게 좀 가신 듯 제게 눈웃음을 지어주었습니다


"모하세요?"


다운이와 달콤한 시간을 잠깐 갖는것도 잠시 화장실 갔다 어느새 돌아온 준서...


민망한 모습을 보이는 거 같아 당황한 저와 달리


"히~ 선생님이 나 팔베게 해주고 있는데 완전 좋다~~"


아무렇지 않게 서슴없이 말하는 다운이..


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준서라는 아이에게 "너.. 너도 팔베게 해줄까?"라고 말하는데


"괜찮은데요.."라고 말하는 그 준서라는 애의 표정은 정말 이상한 사람보듯 쳐다보더라구요


준서라는 애는 저랑 다운이를 번갈아보면서 잠깐 망설이더니


"다운아 저기 애들 탈출(미끄럼틀에서 술래 피해 빠져나오는 유명한 놀이입니다)하는데 같이 하러 갈래?"



"탈출?"



다운이는 준서에 말에 급 관심 보이는 겁니다. 근데 다시 절 쓰윽 쳐다보고 잠시 망설이더니



"음... 싫어. 그냥 안갈래"



준서라는 애는 약간 서운했는지 "그러지말고 같이 놀자 같이 놀면 안돼?"하며 한번 더 부탁하더라구요



하지만 다운이는 "미안 오늘은 그냥 선생님이랑 있을래"



"알았어.." 씁쓸한 표정과 함께 준서라는 애는 혼자 힘없이 가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미련이 생기는지 자꾸 저희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더라구요..



저는 다운이에게



"그냥 준서랑 같이 가서 놀지 그랬어 준서가 다운이랑 같이 놀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싫어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선생님 팔베게가 더 좋아요


아.. 다운이에게 그 말을 들은 그땐 진짜 하늘을 날아갈 듯이 행복하더라구요



"선생님 나 요즘 이 노래 좋아서 잘때마다 맨날 듣고 자는데 같이 들을래요?"



다운이는 자기 핸드폰에 이어폰을 꼽고 제게 이어폰 한쪽을 건네는 겁니다.



"무슨 노랜데?"



"히힛^^ 린(Lyn)의 사랑했잖아 요"



2004년 3월에 발매한 노래를 어떻게 알고..



아이돌 노래, 최근유행노래, 최신곡,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만 찾는 요즘 애들과 달리..



오히려 옛날 노래, 별로 유명하지 않는 노래들을 주로 듣는 다운이



그래서 다운이 핸폰에 담은 노래를 살펴보면



최신 곡들보다 때는 지나도 꽤 퀄리티 높은 노래들로 가득하더라구요



그렇게 저는 나무 그늘 밑, 돗자리 위에 제 바로 눈 앞에서 팔베게를 한 다운이와 나란히 누워



서로 한쪽씩 이어폰을 나눠 꼽고 "린(Lyn)의 사랑했잖아요"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 어떤 영화, 드라마 장면도 부럽지 않더라구요.



다운이와 나, 마치 세상과 동 떨어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단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과 같은 느낌,



감미로운 노래를 함께 들으며 말없이 서로의 감정을 공유했던 우리..



그렇게 저를 말똥말똥 쳐다보던 다운이가 노래에 취했는지..



다운이의 반짝이던 눈이 쓰윽 감깁니다.



저는 그런 다운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진짜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이 시간이 영원헀으면 하는 바램...



노래는 클라이맥스를 달려갈 쯤..






갑자기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음성.





"야 설다운 모하고 있냐?"





제 뒤쪽에서 들려오는 다운이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음성..




다운이의 친구라고 하기엔 뭔가 어린이답지 않는 음성




하지만 어디서 들어본듯한 건방진 말투의 음성..




저는 뒤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하지만 햇빛에 눈이 부셔 제대로 알아** 못한 저와 달리




다운이는 그 사람이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다운이의 눈은 뭔가 못 볼 것을 본 것 마냥 놀란듯 동그랗게 변해 있었습니다.






"오... 오빠?"







그와 동시에 울리는 구렁대 알림소리..




"이제 곧 점심시간을 종료하겠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다시 스탠드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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