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서 원정녀랑 마주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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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0-01-09 20:38본문
날이 축축하니까 딱 그때 생각나네.올해 5월쯤에 일본에 있었는데나고야에 아시는 분이 숙소까지 잡아주셔서 비교적 오래 머물수 있었다.나고야도 동네가 꽤 크기는 하지만, 어느 동네나 며칠 꾸준히 돌아다니다 보면 딱히 더 구경할게 없어지잖냐.그래서 진짜 한량처럼 자전거 빌려서 잠깐 나갔다 오거나 밤에 조용히 산책하고 맥주 한깡빨고 들어오곤 했다.마침 숙소도 오츠거리라고 나고야에서 꽤 번화한 동네여서밤에 나가도 젊은 애들 춤추는거도 볼 수 있었고,중국인이나 브라질계, 동남아계들이 돌아다니면서 뻘짓 하는 것도 종종 구경할 수 있었지.야간엔 좀 위험할 수 도있는 동네긴 했는데, 워낙 일본도 우리처럼 치안이 탄탄하니까...암튼 그렇게 걷다가 어느 건물 앞을 지나가는데,어떤 여자가 어떤 아저씨를 부축해서 빠져나오고 있더라.아저씨는 일본말로 꾸뢍데스 꾸뢍데스 거리고, 여자는 낑낑 거리며 남자 부축해서 택시 태워보내던데옷차림새를 보니 한눈에 봐도 딱 나가요더라.그 여자랑 내가 조금 거리가 있을때는 뭐 일본식 가라오케나 혼방뛰는 스시녀겠거니 했는데가까워질수록 가을김장용 양념냄새가 확 나더라.튜닝된 얼굴이며, 그래도 나름 조선혈통 티가 나는 일본 순혈애들과는 다른 길쭉한 몸매,스시녀들한테서는 느낄 수 없는 약간 거만하기 까지한 포즈와 표정.10m정도 떨어져 있는데도 딱 한국인이라는걸 알겠더라.그런 느낌이 드니까 뭔가 피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어서 길을 피해가려고 했는데고개를 돌리다가 딱 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웃긴건 그 아가씨도 그윽한 고향의 마늘내음새를 나한테서 맡은 건지"저기요"하고 한국말로 부르더라.내가 순간 움찔해서 잠깐 멈춰서니까, 그 여자가 내쪽으로 걸어오면서"한국분이시죠?"하면서 국적오픈까지 시키더라.팔짱 딱 끼고.여전히 거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도도한 얼굴로.그리고 나는 그 짧은 순간에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한국땅에서 치이고 밀리다가, 일본땅까지 건너온 몸팔이 여성.일본에 와서도 한국사람들 한테 치이기 싫어 도쿄나 오사카보다비교적 한적하고 한국 관광객들 없는 나고야까지 흘러들어왔구나.그리고 늦은밤 오츠의 유흥가에서 동향사람을 만난 여자.반가웠을 수도 있고, 용기를 냈을 수도 있겠지.매일 알아들을수 없는 무시렁데스까 구시렁데쇼를 뜻도 모르고 아리가또, 스고이로 받아치던 여자는한국말이 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그래, 이 여자는 일본놈들 허리춤에 폭 안기며 스시살점 묻은 엔화를 강탈하던 순간에도 외로웠던 거야.원래 한국 같았으면 경멸의 눈빛을 곁들여 새차게 무시하고는 가던 길을 가버렸겠지만,왠지 그러면 안될 거 같아 두주먹을 가볍게 쥐고 여자 앞에서 흔들어 보이며"화이팅" 하고 돌아섰다.여자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일순간 벙찐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고,몇 걸음 더 옮기고 나서야 그 여자가 등뒤에서 소리 치더라."미친새끼 아냐?!!"기분이 나쁘진 않았다.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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