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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강릉무장공비 작전일지.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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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0-01-0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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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8월에 유격훈련 하고 있는데 공비가 쳐들어왔다나?? 부대 복귀한단다..
철없는 이등병들 좋아라 하는데, 신발 힘든 훈련 다 끝나고 내일 활차(줄타고 내려와 물에 처박히는거) 타는 날이었는데 얼마나 아쉽더지..
암튼 부대 오자마자 중대 모든 짐을 싸서 출동하는데 12시간이 주어졌다
내 인생에 제일 힘든 12시간으로 기억한다.
암튼 출동했다. 육군 제 2사단 31연대 7중대 소속이었는데. 그냥 보름동안은 지나가는 민간인 검문이나 하면서 노닥거렸다. 뭐 공수부대가 투입되었네 어쩌네 했지만 남의 얘기로 들렸고 사실 하는거라곤 1년에 천키로 행군하는 훈련 땅깨들이 작전 투입될 일도 없지않은가..

실전이라고 실탄과 수류탄이 지급되었다.
훈련소에서 던질때도 덜덜덜 이었는데. 진짜 수류탄 2개를 배꼽과 곶휴 사이에 차고 있으니 이거 몇일간 오금이 저렸다. 그거 진짜 무섭다. 터지면 어뜨케 컥!!!
옆중대 또라이 하나가 수류탄 한발 흘리는 바람에 3일동안 대대원 500명이 수류탄만 찾으러 다녔다는 사실 T.T
결국 못찾고 그놈 후방압송...불쌍한놈 군대에서 빨간줄을 긋다니....

암튼 실탄지급 때문에 총기사고가 많이 난 것이 사실이다.
강원도 예비군들 소집해서 실탄주고 경계근무 시켰더니 좌경계총 하고있다가 방아쇠 만져서 옆 예비군 머리 날려먹고...암튼 예비군들이 총기사고 무지 냈다.

시간이 지나 검문검색은 후방부대가 올라와서 넘기고 힘든 수색, 정찰을 보름인가 했다. 그거 지대 힘들다. 하루종일 산탄다. 산 넘고 나면 부대원이 3갈래로 갈라져서 다음날 만난다.
중대 80명 정도에 무전기 달랑 7대니. 상태도 안좋고. 개판 5분전..
근데 강원도 산이 워낙 산림이 우거져서 훈련이 잘된 우리 사단도 꽤 애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국민학교나 광장에서 텐트치고 생활하던 10월달..
이제 인간들은 완전 개꼬질꼬질해서 인간의 모습도 아니었고, 배급되는 밥 먹다보니 속도 말이 아니었지만 군대다운 군대 생활을 영위하고 있던 중!!
갑자기 우리중대원 50명을 차출하기 시작했다.
헬기 탄다고 했다
와 씨바 죽인다 머나먼 정글에 그 헬기타는구나 서로 간다고 했는데.
이등병 빼고 태권도 무단자 빼니 50명 남아서 진짜로 헬기 타고 올라갔다
와 이건 뭐 영화도 아니고 안개낀 강원도 산맥을 헬기타고 날으는데 문짝 닫지도 않고 정말 장관이었다

잠시 후 어느 산꼭대기 정상 위에 헬기를 공중파킹하더니 뛰어내리래
야 씨밤아 우리가 특수부대원이냐!!!
근데 어뜨케 착륙 안하는데 뛰어 내렸지
10월달에 수색하느라 더워서 군복 달랑 하나입고 뛰어내린 칠성산 1600고지 위에는 서리가 내려 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어서 10~20미터 간격으로 능선에 호를 팠는데 돌산이라서 삽이 안들어가는거다. 돌을 주워다가 동그랗게 성벽 쌓듯이 무릎 높이로 쌓고 잡을 자기 좋은 자세를 잡았다 T.T

근데..정말 춥더라. 다시는 그런 추위를 못느낄 것 같다..
맡은 사격 범위 전방 30미터쯤에 나무 사이에 인계철선을 연결해서 한쪽 나무에 플래시탄(아 갑자기 명칭이 생각이 안나네)을 연결한다. 탄이 터지면 그 나무 사이를 적이 지나가는 것이니 사격하면 되는거다. 크레모아도 설치했다. 살상력 높이려고 나무 중간에 묶고 격발테스트 하고 뇌관 연결하고 격발 손잡이는 잡기 좋은곳에 설치한다. 날이 어두워지니 주위가 조용한게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소리와 숨을 쉬는 소리까지 산을 쩌렁쩌렁 울린다.
몸을 약간만 움직여도 부시럭!! 하는 소리가 크게 난다. 어쩔 수 없이 탄띠를 다 풀고 수류탄과 탄창을 앞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무슨 기지 방어하는 것처럼...

그렇게 밤이 되고...호 4명중 2명은 전방경계 1명은 후방경계 1명은 가면을 취한다.

그런데!!!!
제일 꼭대기로 추정되는 호에서 총소리가 났다..
중대장과 같은 호였는데. 우휴 놀래 저 씹쌔기 내일 죽여버린다. 굴려서 하산시킨다 그랬다...
근데...총소리가 계속 났다..투타타타타 투타타타...
그 아래호에서도 총소리가...
산 정상쪽을 바라보니 플래시탄이 터졌다..

신발 공비새끼 나왔다!!! 성기됐다!!!

호에 있던 4명은 동시에 몸을 바닥에 붙였다.
그 순간의 공포는 내가 죽을때까지 다시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고
달이 안떠서 바로 옆에 전우가 있는지도 보이지 않고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도 안보인다..

사격을 하는 호는 점점 내려와 우리 두번째 위의 호까지 막 총을 갈겨댄다.
플래시탄이 막 터지는게 공비가 뛰어내려오나부다...
총의 안전장치 풀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추워서 떨고 공포에 떨었다. 얼마나 떨었는지 4명의 총 떨리는 소리가 위의 총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용.....잡았나? 다 죽었나? 고도의 훈련받은 공비새끼들이 칼로 다 목따고 다니는거 아닌가?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총을 내 머리에 대고 쏴버리고 싶었다. 공포를 느끼는 1초가 1시간 같았고 아무것도 안보이는 내 눈이 미웠고 달이 안뜬 하늘이 미웠따...무전을 쳐도 아무도 응답이 없었다...

그 와중에...우리 호 20미터 아래에서 사박사박사박 하고 사람이 올라온다..
아 신발 이거 뭐야...이거 뭐야...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동물인가? 발소리가 두발달린 사람이 맞다..어쩌지...
오기 전에 수류탄을 까자...

중대장을 툭툭 치고 수류탄을 꺼내서 내가 던진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내가 어떻게 설명했고 중대장이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심호흡을 하는데 옆에있던 행정병놈이 자기가 위치가 좋다고 지가 던진단다...
서울대 다녀서 행정반에서 일이나 하는 훈련 첨나온 허여멀건 새끼가 지가 던진다고 하니 우습지만..위치상 이놈이 던지면 우릴 가리고 있던 바위 넘어서 걸어오는 놈에게 갈것 같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수류탄을 건네줬다.
이 서울대 행정병새끼가 의외로 능숙하게 수류탄을 까더니 휙 던진 것이다..

휙~ 탁! 툭!....

이거시 먼소리냐...
던졌는데 수풀 우거진 우리 머리위의 나무가지 맞고 우리 호 안에 맥없이 떨어진 소리...

약 1초의 정적...뇌의 명령이 다리까지 오는데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릴 줄이야...1초후 동시에 4명은 호 밖으로 튀어 나감과 동시에 거꾸로 기어서 한참을 사사사사사삭 내려갔다. 10월의 쌓인 낙엽아 우리의 위치를 잘 적에게 잘 노출시켜 줘서 고맙다 씨뱀...

서리내린 산에 얼굴을 묻고..풀냄새. 낙엽냄새. 필름이 스쳐지나갔다..살아온 짧은 순간들..
속으로 3초를 세었다...망설인 1초. 뛰어나온 1초...

3.
2.
1.

뻥~~~~~~~~~~

어 근데 안터진다...
그래 내가 이미 죽었거나 이런 순간에 시간은 다르게 흐를거다..
침착하게 다시 다섯을 세었다 그래도 안터진다...

그 상태로 약 30분이 지난 후...위쪽에서 총소리가 다시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듯 총소리에 맞춰 호로 돌아왔다.

짐작가는 바가 있어서 던진놈에게 말했다
"너 안전핀 몇개 뺐어.."
"하나 빼고 던졌지 말입니다............................"

야이 서울대 강아지야 덩달아 수손씨바야!!!!!!

수류탄은 안전핀과 클립 모두 2개를 제거해야 된다..
안전핀을 뽑았으면 클립만 남은건데 그건 툭치면 빠지는거라 지금 우리 발밑에 있다는 소리 아닌가....다들 그상태로 새벽을 맞았다. 움직이다 수류탄 밟아서 소리도 없이 클립 빠지면 그냥 다 죽는거잖아.....

새벽이다...해가 뜬다...시간은 5시반...6시가 되니 환하다..
총소리는 4시쯤 끊겼다....
우리는 간밤에 경험으로 이미 대담해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중대장이 다른 호를 살피러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위의 호를 가니 모두 호 안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제정신들이 아니지 생전 처음 전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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