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공돌이의 월가 적응기 3편.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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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83회 작성일 20-01-07 22:03본문
팀원
입사하고 한 일주일 지나니까 슬슬 익숙해지고 팀원들이랑 농담도 던지고 좀 친해졌어.
주로 일과가 아침에 와서 커피마시면서 대기타고 장 열리면 그 중국인이 또
일어나서 '개장시간 1분전입니다!'하고 빵파레 울리고 각자 맡은 일을 시작하고 그랬어.
퀀트 트레이딩팀은 보통 리스크 트레이더 - 퀀트 프로그래머 - 퀀트 애널리스트
이렇게 세 종류의 사람들이 삼위일체로 일을 하는데,
각자 하는일은
퀀트 애널리스트 - 가격을 결정하는 모델을 만들거나 업그레이드 시킨고통계 분석을 하고 모델 만들어서 잘 맞는다 싶으면 퀀트 프로그래머에게 넘긴다.
퀀트 프로그래머 - 퀀트 애널리스트가 넘긴 모델을 실제로 만들고 자동으로 트레이딩하는 AI를 만든다.트레이딩 알고리즘을 주로 만드는 퀀트 프로그래머랑 극한의 속도로 끌어 올려주는 시스템 프로그래머랑 공존한다.
리스크 트레이더 -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트레이딩을 하는걸 모니터링 하면서 시장에 모델이나 프로그램이 예측하지 못한심각한 변수를 미리 방지하고 그런 변수가 닥치면 수동 트레이딩으로 막는다. 시간 남으면 수동 트레이딩으로자동트레이딩이 잘 못하는 리스크가 큰 트레이딩도 한번씩 한다.
우리 상사가 이렇게 비유했는데,
퀀트 애널리스트는 기차의 레일이고
퀀트 프로그래머는 기차의 엔진이고
리스크 트레이더는 기차 조종사야
퀀트 애널이 기차가 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프로그래머가 직접 기차를 움직이고
리스크 트레이더는 기차를 운전하고 위급한 일이 있을때는 상황을 조종해.
나는 일단신입이기 때문에 퀀트 애널리스트랑 퀀트프로그래머 사이에서 배우기 시작했어. 사실 저게 구분이 모호한데,
퀀트 프로그래머가 모델도 잘 알아서 모델 업그레이드를 스스로 하는 경우도 많고 퀀트 애널리스트가 프로그램화까지 알아서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대박을 내는것 보다 쪽박을 면하면 짭잘한 팀이기 때문에
환호성보다는 욕이 훨씬 많이 들린다 ㅋㅋ
한번은 Michael Kors라는 김치녀들이 좋아하는 패션회사가 디자이너 교체하면서 잠시 운지했는데
이걸 리스크 트레이더가 캐치를 잘 못한거야. 그래서 인도 트레이더가 'Fucking Michael Kors! 디자인도 존나 후레자식같은게!' 이라고
하루 종일 하고 다녔는데 옆 팀에 여직원이 마이클코어스 가방 들고 출근해서 앙망 시전한적도 있다.
(마이클코어스 가방 ㅍㅌㅊ?)
한 중국계 리스크 트레이더는 나랑 동갑이고 프린스턴 출신이었는데 말빨이 존나 세서 트레이딩 하는 동안에도 쉴새없이
"어이 시니어 양반, 그거알아? 세일즈 포스는 이래서 안돼, 걔네 마케팅 전략이 밑바닥이야" 이러면서 6시간동안 트레이딩한다.
이 중국인 2년차 트레이더가 존나 골때리는게,
심심하면 우리팀 비판도 하고 시니어보고 이건 어떠냐 저건 어떠냐, 이러니까 우리팀이 발전이 없다 이러고,
한번은 회의를 하는데 한 주 실적이 평소보다 좀 안 좋았다. 그래서 부장급 MD도 시무룩하고 있었는데 얘가 나서서
"야이 풍파 다 겪은 시니어 양반들이 왜이래? 우리가 원래 업앤 다운이 있는 동네 아니었나? 내가 옛날부터 생각한 전략이 있는데
이참에 한번 써보지 않을래? 이럴때일수록 정신차리고 발전할 궁리를 해야지 아저씨들아" 이러는데
소름돋더라. 다른데면 2년차 주제에 나댄다고 까였겠지만 그 이후로 우리팀 실적이 더욱 좋아졌어.
제일 놀란건 맨날 나랑 같이 밥먹던 존나 찌질한 인도애 (1편 참조)가 사실 전체 퀀트 트레이딩 그룹 임원이었어.
이 사람이 ㅈㄴ 대단한게, 퀀트 트레이딩은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적으면 절대로 이익을 낼 수 없었는데,
회사가 10년간 도저히 흑자를 못내서 퀀트 트레이딩을 접으려고 했다가 이 사람이 오면서
흑자가 되고 승승장구해서 이 사람이 이 바닥에서 신이 됐는데 맨날 나랑 밥먹으면서 디아블로3 얘기나 했다는게 안 믿겨졌어.
음식
12시가 되면 5명정도 남기고 10명이 우르르 나가서 밥을 사 먹었는데 내가 일했던 3달 중 1/3은
길거리 인도 음식 'Halal'만 먹은거 같다. 치킨덮밥이 거의 80%였다.
망할 아까 말한 임원 아찌가 인도인이라 인도음식만 존나 먹었다.
이렇게 생겼는데 한 그릇에 6달라 정도 하는데 빅맥이 7불 8불하는 뉴욕에선 가격도 ㅍㅌㅊ고
일단 맛이 아주 ㅅㅌㅊ다. 뉴욕엔 하랄 파는데가 조온나 많은데 거의 한국 분식집 만큼 있다.
뭐 이렇게 생긴데서 아저씨가 슥 하고 만들어서 주는데 점심시간되면 직장인들 때문에 줄이 개길다.
우리 팀 구성이 30% 인도 30% 중국 30% 백인이었는데 인도애들이 대부분 상사여서
점심은 카레 하랄 핫도그 하랄 버거 하랄 피자 하랄 치폴레 하랄 이런식이었던거 같다. 하아..도시락 싸고다녀야지
백인 중 내 옆에 있던 시니어 트레이더 이름이 Rich였는데 이름처럼 몸집도 아주 부자였다.
얘가 존나 미식가라서 먹을 하나는 엄청 챙겼는데, 지 소신 중 하나가 1달동안 절대로 똑같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였다.
얘는 심지어 전 뉴욕 하랄 연합에도 가입해서 매일매일 하랄이 오는 메뉴가 다른데 그것도 체크해서 새로운 메뉴만 먹었다. 미친놈..
하두 느글거려서 나중에는 회사식당가서 스시같은거 시켜서 먹었다. 오히려 스시들이 싸게 먹히고 맛있다.
(이건 면접때 찍은건데 인턴 때 먹던것도 비슷했다.)
인턴 하는 동안 회식을 딱 세번 했는데, 한 번은 팀원 중 한 애가 약혼 하게되서 축하의미,
한번은 실적이 많이 좋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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