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었던 곳의 육군 부조리 다 말해본다.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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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20-01-07 23:01본문
07군번이다.
나는 산속에 있는 한 방공진지에서 근무했고 주둔지와 꽤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검열이나 간부의 통제가 거의 없었다.
병사들끼리의 규칙이 곧 군법같은 느낌이 있었어.
편제는 부사관2, 장교1, 병사 12~14명
침상 생활이었는데, 일단 잠에서 깨면 1분안에 자기 침낭과 모포를 개야 된다. 그리고 티비를 켜서 M.net 을 튼다.
선임들이 깨어나기 전에 빗자루로 내무실과 복도를 한번식 쓸고 밀대걸레로 닦는다. 먼지가 많기 때문에 꼭 해야한다.
이 때 되면 슬슬 상병꺾이기 전인 선임들이 깨어난다. 모포와 침낭을 좀 개도 되겠습니까 물어보고 갠다.
더 고참인 놈들은 좀 더 오래 자기 때문에 건들면 안된다. 괜히 건들였다가 잔소리 듣게 되면 군생활 꼬임.
그리고 일어났으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한다. 취사병이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으면 막내가 취사장에 들러서 '취사보조' 를 한다. 이것도 부조리라고 생각되어지지 않았었다.
취사병이 한마디 던지면 가야한다. '야 취사장에 한명!!'
취사보조가 하는 일은 별거 없다. 옆에서 설거지 도와주고 취사병이 끓인 국같은거 휘휘 저어주는거임. 취사보조 하면 은근히 싫진 않았다. 맛있는거 먹을 수도 있었고. 취사병 선임하고 친해지면 힘든 일 할 때 취사보조 하면서 농띠도 좀 까고..ㅎㅎ
그리고 취사병이 외친다. "식사준비해라!!" 그러면 상병 밑으로는 모두 취사장에 가서 식판에 반찬과 밥을 퍼서 세팅한다. 다 되면 물일병쯤 되는 사람이 "식사준비 됐다. 전파해라." 하면 막내들이 막사 돌아다니면서 선임과 장교, 부사관들을 모은다.
다 모이면 한꺼번에 식사한다. 밥먹을 땐 꼭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말해야 한다. 그리고 다 먹은 선임에겐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물어봐야 한다. 안한다고 해서 큰 상관은 없지만, 나중에 갈굼받을 때 이야기 나오므로 미리 말해놔서 나쁠거 없다.
이제 밥을 먹었으니 청소를 해야한다. 우리는 그것을 "식청" 이라고 불렀다. 식당청소의 준말이지.
상병부터는 식청에서 빠지게 된다. 아무튼 식당청소는 진지생활의 굉장히 힘든 생활이었다. 후임병들은 휴식시간이 전혀 없다. 항상 피곤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병사들이 평일에 잠깐 쉴 수 있는 시간이 밥먹고 난 직후인데, 식청 때문에 밥먹고 청소하면 바로 휴식끝, 일과시작이다. 설거지에 좀 노련한 사람이 꼭 설거지를 해야한다. 설거지를 이등병에게 맡겼다간 식청이 1시간이 넘어가므로 청소가 끝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종범되어 버린다. 보통 설거지는 노련한 일병이 하게되고, 설거지가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한 사람이 17개 정도의 식판을 좁은 공간에서 빠른 시간내에 닦는건 스킬이 없으면 안된다. 나머지 애들은 잡다한 정리를 하게 되고 식청이 끝나게 된다.
식청이 끝나면 매일 하는 탄약고 점검이 있는데, 사수/부사수 개념이 있다. 사수는 생활관에서 티비를 보고 부사수는 "봉인지" 를 행정반에서 뽑아서 탄약고 점검을 하게 된다. 걸레빨아서 유도탄 닦고 온도, 유도탄 잠금장치, 구멍 뚫린데는 없는지, 배수로는 깨끗한지, 근처 펜스엔 적의 침입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M-pen 으로 체크를 하고 자물쇠에 봉인지를 끼워놓고 선임에게 다됐다고 보고 한다.
이까지가 오전 생활이다.
오후엔 보통 부대관리를 하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후임병들은 이것저것 잡심부름에 불려 다니면서 힘든 생활을 한다. 많이 힘들다. 선임이 불렀을 때 걸어다니면 결코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무조건 뛰어야 한다. 눈치 엄청 보인다.
그리고 구타는 있었다. 빡친 선임이(쌍말쯤 되는) "야 니네들 취침소등하고 전부 관측소(근무지)로 집합해라." 하면 취침소등후 모이게 된다. 이 때 간부가 간섭하려고 하면 병장 쯤 되는 사람이 "우리끼리 할말이 있어서 그럽니다." 이러면 용인한다. 왜냐면 지휘하기 편해지거든. 군기도 잡히고. 보통 이 시간에 구타가 가해지는데, 특징중에 하나가 문제가 되는 고문관을 절대로 혼내지 않는다. 그 선임들을 갈군다. 내리갈굼을 세팅해놓는거지.
그리고 관측소 근무를 섰었는데, 근무 30분 전에 선임에게 후임병은 근무가 있다고 알려주고 군장을 챙겨준다. 안알려주면 좆됨. 작전 펑크 나게 되거든.이게 부조리인지는 모르겠는데, 모든 항공기 식별을 30초 안에 해내야한다. 헬기나 폭격기를 구별하는 훈련인데, 아F-15K, 적SU-25, 공KA-32, 적MIG-25, 적MIG-27... 전역하고도 아직도 외운다. 스트레스 심했거든.
점호에 대한 말을 안꺼냈는데, 점호는 장교가 어떤 스타일이냐에 따라 생략하기도 하고, FM 으로 진행하기도 한다.상/병장이 얼마나 편한 생활을 하게 되는지 알겠지?
후임병 시절에 이것을 겪으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나도 선임병 되서 누릴 거 생각하면서 견뎠다. 고생은 말년에 하는거보단 초기에 하는게 낫다.
갠적으로 선진 병영보다 어느정도 병사간의 위아래 개념이 있는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활속에서 피어나는 전우애도 있었고, 초반에 힘들지만 나중 되면 다 허허 웃으면서 친해진다.
요약한다.1. 막내 힘들다.2. 나중 되면 편하다.3. 평탄한 군생활보다 처음에 힘들고 나중되서 편한게 좋다.
나는 산속에 있는 한 방공진지에서 근무했고 주둔지와 꽤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검열이나 간부의 통제가 거의 없었다.
병사들끼리의 규칙이 곧 군법같은 느낌이 있었어.
편제는 부사관2, 장교1, 병사 12~14명
침상 생활이었는데, 일단 잠에서 깨면 1분안에 자기 침낭과 모포를 개야 된다. 그리고 티비를 켜서 M.net 을 튼다.
선임들이 깨어나기 전에 빗자루로 내무실과 복도를 한번식 쓸고 밀대걸레로 닦는다. 먼지가 많기 때문에 꼭 해야한다.
이 때 되면 슬슬 상병꺾이기 전인 선임들이 깨어난다. 모포와 침낭을 좀 개도 되겠습니까 물어보고 갠다.
더 고참인 놈들은 좀 더 오래 자기 때문에 건들면 안된다. 괜히 건들였다가 잔소리 듣게 되면 군생활 꼬임.
그리고 일어났으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한다. 취사병이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으면 막내가 취사장에 들러서 '취사보조' 를 한다. 이것도 부조리라고 생각되어지지 않았었다.
취사병이 한마디 던지면 가야한다. '야 취사장에 한명!!'
취사보조가 하는 일은 별거 없다. 옆에서 설거지 도와주고 취사병이 끓인 국같은거 휘휘 저어주는거임. 취사보조 하면 은근히 싫진 않았다. 맛있는거 먹을 수도 있었고. 취사병 선임하고 친해지면 힘든 일 할 때 취사보조 하면서 농띠도 좀 까고..ㅎㅎ
그리고 취사병이 외친다. "식사준비해라!!" 그러면 상병 밑으로는 모두 취사장에 가서 식판에 반찬과 밥을 퍼서 세팅한다. 다 되면 물일병쯤 되는 사람이 "식사준비 됐다. 전파해라." 하면 막내들이 막사 돌아다니면서 선임과 장교, 부사관들을 모은다.
다 모이면 한꺼번에 식사한다. 밥먹을 땐 꼭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말해야 한다. 그리고 다 먹은 선임에겐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물어봐야 한다. 안한다고 해서 큰 상관은 없지만, 나중에 갈굼받을 때 이야기 나오므로 미리 말해놔서 나쁠거 없다.
이제 밥을 먹었으니 청소를 해야한다. 우리는 그것을 "식청" 이라고 불렀다. 식당청소의 준말이지.
상병부터는 식청에서 빠지게 된다. 아무튼 식당청소는 진지생활의 굉장히 힘든 생활이었다. 후임병들은 휴식시간이 전혀 없다. 항상 피곤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병사들이 평일에 잠깐 쉴 수 있는 시간이 밥먹고 난 직후인데, 식청 때문에 밥먹고 청소하면 바로 휴식끝, 일과시작이다. 설거지에 좀 노련한 사람이 꼭 설거지를 해야한다. 설거지를 이등병에게 맡겼다간 식청이 1시간이 넘어가므로 청소가 끝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종범되어 버린다. 보통 설거지는 노련한 일병이 하게되고, 설거지가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한 사람이 17개 정도의 식판을 좁은 공간에서 빠른 시간내에 닦는건 스킬이 없으면 안된다. 나머지 애들은 잡다한 정리를 하게 되고 식청이 끝나게 된다.
식청이 끝나면 매일 하는 탄약고 점검이 있는데, 사수/부사수 개념이 있다. 사수는 생활관에서 티비를 보고 부사수는 "봉인지" 를 행정반에서 뽑아서 탄약고 점검을 하게 된다. 걸레빨아서 유도탄 닦고 온도, 유도탄 잠금장치, 구멍 뚫린데는 없는지, 배수로는 깨끗한지, 근처 펜스엔 적의 침입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M-pen 으로 체크를 하고 자물쇠에 봉인지를 끼워놓고 선임에게 다됐다고 보고 한다.
이까지가 오전 생활이다.
오후엔 보통 부대관리를 하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후임병들은 이것저것 잡심부름에 불려 다니면서 힘든 생활을 한다. 많이 힘들다. 선임이 불렀을 때 걸어다니면 결코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무조건 뛰어야 한다. 눈치 엄청 보인다.
그리고 구타는 있었다. 빡친 선임이(쌍말쯤 되는) "야 니네들 취침소등하고 전부 관측소(근무지)로 집합해라." 하면 취침소등후 모이게 된다. 이 때 간부가 간섭하려고 하면 병장 쯤 되는 사람이 "우리끼리 할말이 있어서 그럽니다." 이러면 용인한다. 왜냐면 지휘하기 편해지거든. 군기도 잡히고. 보통 이 시간에 구타가 가해지는데, 특징중에 하나가 문제가 되는 고문관을 절대로 혼내지 않는다. 그 선임들을 갈군다. 내리갈굼을 세팅해놓는거지.
그리고 관측소 근무를 섰었는데, 근무 30분 전에 선임에게 후임병은 근무가 있다고 알려주고 군장을 챙겨준다. 안알려주면 좆됨. 작전 펑크 나게 되거든.이게 부조리인지는 모르겠는데, 모든 항공기 식별을 30초 안에 해내야한다. 헬기나 폭격기를 구별하는 훈련인데, 아F-15K, 적SU-25, 공KA-32, 적MIG-25, 적MIG-27... 전역하고도 아직도 외운다. 스트레스 심했거든.
점호에 대한 말을 안꺼냈는데, 점호는 장교가 어떤 스타일이냐에 따라 생략하기도 하고, FM 으로 진행하기도 한다.상/병장이 얼마나 편한 생활을 하게 되는지 알겠지?
후임병 시절에 이것을 겪으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나도 선임병 되서 누릴 거 생각하면서 견뎠다. 고생은 말년에 하는거보단 초기에 하는게 낫다.
갠적으로 선진 병영보다 어느정도 병사간의 위아래 개념이 있는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활속에서 피어나는 전우애도 있었고, 초반에 힘들지만 나중 되면 다 허허 웃으면서 친해진다.
요약한다.1. 막내 힘들다.2. 나중 되면 편하다.3. 평탄한 군생활보다 처음에 힘들고 나중되서 편한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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