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모 첫사랑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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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20-01-08 00:22본문
안녕 불금인데 뭐하냐 게이들아여친이랑도 깨지고 누구 만날 사람도 없고 존나 우울해서 얼마전에 우리 돌아가신 고모찾아왔던 할아버지 썰이나 풀어볼게.우리 아버지는 지금 50후반이고, 그 위로 나이차이 많이 나는 큰 고모가 계셨어.우리 아버지랑 16살인가 18살인가 엄청 차이나는 분이셨으니까, 살아계셨다면 나한테는 고모보다는 젊은 할머니 뻘인거지.아무튼 그런 고모가 계셨는데, 결혼하자 마자 첫아이 낳고 얼마 안있다 돌아가셨대. 우리집에 심장병력이 있는데,할아버지도 심장병으로 돌아가시고 큰고모도 심장병으로 돌아셨어.우리아버지도 어릴때니까, 나는 뭐 태어나지도 않았을때지.본적도 없는 큰고모지만, 젊은나이에 돌아가셔서 그런가 아니면 미모가 출중하셔서 그랬나 본적도 없는 내 귀에까지한번씩 고모에 대한 얘기가 들렸었어.아주 고우셨었나봐. 우리 친가는 동네 토박인데, 고모 얼굴한번 보려고 동네 청년들이 꽤 집앞을 서성였었나보더라고.어릴때 큰고모얘기를 듣고 궁금해서 가끔 할머니한테 사진 보여달라고 하거나 얘기 들려달라고 했는데할머니는 큰고모 얘기만 하면 눈물이 글썽글썽하시더라. 어린나이에 낳은 첫딸이라 그런지,딸보단 친구같은 느낌이었대. 할머니는 그래서 큰고모 얘기할때, 정말 오래전에 헤어진 친구얘기하듯이 해주시곤 했는데,희안하게 딸인데도 "그사람" 이라고 그래. 난 그게 신기해서 늘 기억하고 있었지."그사람은 아주 고왔어. 얼굴도 곱고, 얼굴만큼 성품도 고왔지. 하늘에서 선물로 보내준 선녀같았어."나는 할머니가 큰고모 얘기해주면 넋을 놓고 들었어. 사진으로밖에 본 적 없었지만, 정말 궁금하고 그리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한번은 할머니가 큰고모한테 화장품을 사다주셨는데, 화장독이 올라서 고운 얼굴에 새빨간 독이 올라왔다는 거야.너무 아파보이고, 처녀 얼굴이 흉하게 됐으니 속상할법도 한데 사다준 할머니가 미안해할까봐 웃으면서 괜찮아요 엄마, 몇밤 자면 나겠지요. 그랬다더라.그리고 심장병때매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우리 할머니가 병간호를 해주셨는데, 아파서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도 한번도 짜증을 안내셨대.아프면 한번쯤 신경질부를법도 한데, 할머니한테 미안하단 소리만 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돌아가셔서 할머니가 그얘기 하시면 항상 우셨어.무튼 나는 할머니한테 간혹 큰고모 얘기를 들으며, 아 우리집에 그렇게 곱고 착한 분이 계셨구나... 그정도 생각했었는데얼마전에 신기한 일이 있었어.아버지가 동네 토박이라고 했잖아. 하루는 동네친구에게 연락이 왔더래. 예전에 이동네 살던 분인데 꼭 너를 만나고 싶어한다고.그래서 누굴까 하고 연락처 받아서 만났더니, 옛날에 우리 고모를 좋아했던 분이라더라.우리 큰고모가 소녀이던 시절은 연애라는 게 분위기상 낯설 때 였나봐. 그나마 동네에서 또래들끼리 어울려 놀기는 했지만,그래도 마음을 쉽게 표현할 수 있던 때가 아니었대.그분은 고모랑 같이 동네청년모임같은거 하면서 아이들 공부도 가르치고 봉사도 했었는데, 함께 있으면서우리 고모를 짝사랑했었대.나름 그분이 고모한테 티도 많이 내서, 고모도 눈치를 채셨던 모양인데 연애가 쉽지 않을때니까 둘다 요즘말로 썸처럼모호한 감정만 느꼈던 거지.그러다 큰 고모는 집에서 선자리가 들어와서 고모부를 만나 결혼하시게 되었어.(참고로 고모부도 고모를 많이 사랑하셔서, 고모 돌아가시고 수십년을 혼자 사촌형 키우시면서 사위노릇 다 하셨어. 지금은 돌아가심.)고모를 잡고 싶었지만, 그분은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고, 결국 너무 상심한나머지 몇개월 뒤에 다른여자랑 결혼해서 동네를 떠나버리셨대.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여자를 더이상은 좋아하면 안되니까,결혼도 하고 자기인생에 집중하려고 노력도 했지만 성실한 가장으로 살면서도참을 수 없었던 건 노력과 달리 계속 큰고모가 생각났다는 거야.큰고모 소식만이라도 너무나 듣고싶었는데, 괜히 동네 사람 누구에게라도 물었다가는시집간 큰고모한테 피해가 될까봐 혼자 끙끙앓기만 하셨대.한번도 외도를 한적도 없고, 아이들에게 성실한 아버지였지만마음으로는 죄스러우셨다더라. 계속 다른 여자를 생각하고 그리워했으니까. 순전히 혼자만의 죄책감이었던 거지.그렇게 지내다가, 얼마전에야 우리동네 사람하고 우연히 만나서우리 큰고모 소식을 듣게 되셨대. 계속 살아있을 거라고 믿어서, 언젠가 한번은꼭 마주치기를 소원하셨다는데...그 얘기를 듣는 순간 얼마나 힘드셨을까?이제 백발이 다 된 할아버지께서 우리 아버지 손을 꼭잡고, 이제는 보내줘야할 거 같다고사진 꾸러미를 내밀었는데우리 아버지는 그 사진더미를 보고 너무 복받쳐서 그만 어린애처럼 엉엉 우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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