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이니까 우리 아버지 인생썰이나 푼다.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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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67회 작성일 20-01-08 00:46본문
어차피 내 얘기만 해봤자 재미도 없을테니 썰이나 풀어볼게 필력 병신이니까 이해 하고..우리 아버지는 57년 생이다. 내가 좀 늦게 태어났어우리 아버지가 할머니는 정말 좋아하셧는데 할아버지는 지금도 싫다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내가 세살때 돌아가셔서 모르겠고집이 가난해서(그 당시는 다 가난했겠지만 아버지네 집안은 더) 밥도 배불리 못먹으셧다초등학교까지는 다녔는데 하라보지, 할머니가 중학교를 안보내드렸다내가 이 얘기 듣고서 진짜 슬프고 어쩔때마다 이 생각 나서 혼자 질질 짜는데산에 나무하러 갈때 교복 입고 중학교 등교하는 친구들 보고서 혼자 산에 가서 울으셧다더라참 희한한 일이지 우리 세대는 학교 그렇게 가기 싫어서 지랄 발광을 떨고그마저도 학교 가면 난동피우고 개 지랄을 떠는데나도 내 자신이 진짜 한심해진다중학교도 못가셧으니 고등학교도 당연히 못가셧지. 그래서 할 일이 그냥 짱깨집 알바밖에 없었다더라짱깨집에서 알바 하면서 어깨너머로 요리도 배우고 그러다가주방일도 하고 그러셧다짱깨 일도 하고 뭐 다른 일도 하고 그러셧고그래도 돈 좀 모이셔서 나 낳기 전에는 여행도 많이 다니셧다학력이 없으시니 일할때가 알바나 그런거 밖에 없어서우리 큰 이모네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그때 마침 우리 어머니가 미국에 갔다가 한국에 돌아오셧었다큰 이모가 아버지가 성실하게 일하고 사람도 좋으니까 어머니한테 소개시켜 드렸지그리고 결혼하셧다두분 다 신혼 여행도 못 가보시고 가게 차려서 일만 하셧다나 낳고도 계속 일만.. 일만그때 당시에는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다그런데 갈수록 크다 보니까부모님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그 사랑보다 연민이 커지더라아무튼 그리고 몇년 전에 나 좆중딩때 할머니가 병이 위독해지셔서 가게 때려치고 지금 사는곳으로 오고어머니는 거기서 다른 가게 차리셔서 일하셧다그러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내가 그때 슬펐던건할머니가 돌아가셧던 것보다 우리 아버지가 아무 말도 없이 눈물만 떨어트리고 있던 거였다나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우리 아버지의 그때 모습처럼 비참해 질것 같아서...뭐 그리고 그 뒤로는 일도 하고 쉬기도 하고 그러시는데어머니가 가게 하시고 아버지는 지금 쉬시고 계신데가끔 공사장에 막노동 나가실때나는 그게 너무 싫더라지금까지 나 하나 키운다고 그렇게 일해놓고또 일하러 가는 그 뒷모습을 볼때마다 아버지한테 연민이 느껴진다그리고 가끔씩 나 혼자 울기도 하는데내가 너무 한심해서..부모님이 그렇게 살아온 최종적인 목적이겨우 나같은 놈 하나 태어나서잘 키우고 장가 보내는거라는 생각이머릿속을 계속 맴돌더라그래서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그리고 한편으로는 힘들었지 내가 짊어진게 있으니까(외동이라)학교에서 막 어버이날에 동영상 틀어주고 할때억지로 울음 참느라고 자는척도 하고 그랬다뭐 더 길어지면 니들도 재미 없을테니 이만 끝낼게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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