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연애 썰 5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32회 작성일 20-01-08 03:16본문
시한부 선고라는게, 말이 선고지, 그냥 의사가 예상해서 그럴듯~. 이라고 말하는 정도 밖에 안되더라.
서류로 이것저것 발급할 수 있다는데 그게 법적인 효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어.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잘 모르겠고. 그냥 의사말 안듣거나 그냥 병원에 안거가나 하면 그만인 듯.
대신의사한테는욕엄청 들었데, 급할땐 의사가 자기 피 직접 수혈해주기도 했는(같은 O형) 그런 사람인데, 그 의사도 심정이 참.. 그랬겠지
____
part 1
한학기는 미친듯이 바쁘게 보냈어. 사랑이는 부산에 있지만, 유럽 가기 위해서 과외도 여러개 뛰었고, 과제도 많았고. 어쨌든 무사히 한 한학기 마치게 된다. 물론 중간중간에 내가 부산에 내려가던지 해서 몇번 만났어. 상태는 별로 안좋아보이는데, 그래도 어떻게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았어.
그리고 방학이 되고 난 영어 캠프하러 갔지. 영어캠프도 은근 짭짤하거든, 숙식제공 받으니까 생활비도 안들고.
비록 장거리여도 사랑이는 연락이 꾸준히는 되었거든. 답장이 늦거나 하는 일도 있어서. 중간중간에 병원 검진 받으러 갈때면 이야기 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한 1주일정도 연락이 없는거야. 난 설마... 나쁜일이 생겼나? 바로 부산으로 뛰어가야하나? 그냥 휴대폰 고장난건가? 머지? 별의 별 생각이 다들었어.
그러고 다행이.. 연락이 왔어.
"골수이식수술 받았어"
"...응?"
허얼... 진짜... 허얼......
몸에 힘이 없어서, 몇마디 못하고 전화 끊었는데.
그 때의 기분 참, 어떻게 설명해야하냐.
여자친구라고 있는게 시한부 선고 받았고, 죽으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기적적인 골수이식?!
진짜 드라마같았지. 골수란게 이식이 쉽지 않은 거 잘 알잖아? 맞는 골수 찾기도 어렵고. 시대가 발달했는지, 사랑이는 외국인 골수를 받아왔데. 한국에 귀화한 프랑스 사람의 골수가 우연히 일치했고, 그 당시에 생명선은 계속 짧아지고 있었던 상황이라 수술 강행한거지. 왜 나한테는 말을 안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살았으니 됐지 머. 그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 바로 골수이식이였으니. 다행인거지. 살 수 있는거였어.
_
수술비는 꽤 나왔는데, 사랑이 회사에서 벌었던 돈 다 쓰고, 의사한테도 좀 빌렸다더라. 나한텐 한마디 상의도 없었고, 난 유럽갈 돈 챙기느라 여유도 없었고 그런 상황이었는데.
_
난 영어캠프 중이라 병원엔 못갔어.. 가 아니라, 캠프고머고 애가 죽다 살아났는데 당연히 가야지! 라는 생각이었거든.
근데 오지 마라 하더라. 어떤 병원인지도 어느 도시인지도 안가르쳐주니.. 머 방법 없잖아.
이유는 여전했어. 아픈 모습 보여주기 싫다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우리 유럽가면 매일매일 볼건데 조금만 참자고.
____
part 2
그리고 8월 여름이 되고 유럽으로 떠났다.
골수이식 후 한달정도 지나니까, 무리만 하지 않으면 여행 가도 된다고 하더라. 물론 의사한테는 잔소리 좀 들었데.
여러나라에 가는 건 아니고, 프랑스와 스위스만 가기로 했어. 우리 둘의 목적이 배낭여행이라기 보다는, 휴식&여유 였으니까. 거기다 프랑스, 특히 파리가 여자들의 로망이라고 하더라.
__
파리는 도시 자체가 진짜 이쁘다. 하늘이 졸라 파래. 진짜 풍경화 그릴때 하늘 파랗게 칠하잖아, 진짜 하늘이 그런 색이야.
건물도 거리도 하나하나가 다 볼거리야. 도시도 별로 안커서 다니기도 편했고, 대중교통도 편하고, 여름인데도 한국처럼 끈적하지 않고, 건조해서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하고 그랬어. 살기 좋은 동네였어.
우린 신났지, 사랑이는 나아지고 있었고. 또 보니까 프랑스 남자들은 여자들한테 친절하더라(좋은말로하면).
같이 있을때는 괜찮은데, 내가 화장실 간다거나 어디 가기만 하면, 사랑이한테 와서 말걸고 어디서왔냐고 물어보, 윙크하고, 같이 놀자고 묻고, 것도 잘생긴 시키들이, 거의 1분에 1명꼴로?ㅋ
왜 파리가 여자들의 로망인지 알만하더라. 왠만한 흔녀도 거기가면 인기폭팔이다.
__
그러다 에펠탑 아래쪽에서 저녁먹고 와인마시면서 둘이 놀고 있었지. 난 전혀 안취했고, 사랑이도 한 두잔 마셨나? 그랬는데 얘가 취했는지 비틀비틀 거리는 거야. 그러더니, 퍽! 거리면서 길가에서 넘어졌어. 잡아줄 틈도 없었지. 근데 얘가 발목을 심하게 삐었나봐. 오른쪽 발목이 아픈지 제대로 걷질 못하데. 여전히 취해가지고, 어쩔 수 있나. 숙소까지 가려면 30분은 가야하는데, 내가 업었지. 그리고 한 일주일 정도 거의 업고&부축하고 다녔어. 프랑스 병원에 가보자니까 또 거긴 안가겠데-_-a... 여행자 보험도 들었구만.. 병원은 질린다나, 그리고 프랑스 병원은 별로 신뢰도 안간데(유랑이라는 카페에서 검색해보고 하는 말).
__
그리고 프랑스 남부로 갔어. 따뜻하고 예뻐, 지중해 풍경도 좋고. 근데 파리나 이런 곳 보다는, 좀더 위험한 느낌? 거리 좀만 잘못 벗어나면 슬럼가 느낌나는 거리가 바로 옆에 있으니, 느낌이 달랐지.
거기 해수욕장에는 상의를 탈의하는 여성분들 꽤 있어, 나이가 거의 40대 이상이란거.
__
그리고 스위스로 갔어. 스위스가 한국사람들이 딱 좋아할 스타일이야. 진짜 그냥 찍어도 달력풍경, 강물은 전부 옥색인데다, 바로 뒷산에 만년설이 보이고, 기차도 좋고, 관광설비도 잘돼있고 영어도 잘통하고(프랑스에선 의외로 잘 안통함). 거기다 거기 있는 남자들... 진짜 순정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완전 꽃미남들이야(사랑이가 그것땜에 헤벌래~해서 좀 질투났었지). 프랑스 남자들은 잘생기긴 해도, 키가 작고 땅딸막했거든, 근데 스위스는 거의 180,90은 그냥 넘어가니까, 완전 다른 세계였지. 참고로 미녀들은 북유럽에 많아.
산도 타고, 치즈도 먹고, 그렇게 스위스에서 즐기다 한국으로 돌아왔어.
___
거의 한달을 유럽에서 보냈는데, 정말 좋았어. 아직 못 가본 사람들은, 꼭 한번 가봐라. 정말 그 돈이 전혀 안아깝다.
_____________________
여행이야기는 간략하게 적는 게 맞는 것 같다.
스토리상 여기서 끊을게
조만간 마지막편이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