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때 도서관에서 짝사랑 썰 3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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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20-01-08 03:31본문
마지막 편이다. 이어쓴다 짐싼다고 좀 늦었다 미안..
난 착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에 흔들릴 수 없었다. 가로등이랑 내 눈물이랑 구포도서관이랑 푸른 나무 아래서 세명이서 한 도원결의와 동급인 약속도 있고 해서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즈음해서 나랑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누나랑 같이 도서관에 다니게 되었다 내가 맨날 같이가자고 꼬셨다 결정적으로 누나한테 그 여자애 얘기를 한 것이 계기가 된건 안자랑...
누나가 그랬다 '뭐라꼬? 어느 가시나가 니를 거들떠보*도 않는단 말이고, 내 얼굴 함 보자'라고.. 그래서 나는 그런게 아니라고 나 혼자 동경한거라고 다 실토했다. 그러니까 누나가 같이 가보자고, 한번 보자고.
잠깐 우리 누나를 얘기하자면 나랑은 2살 차이가 나고, 약간은 여성적인 면이 많은 나와는 달리 똑부러지고 이해심 많고 따뜻하고... 어떤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모자란 현명한 사람이다 딱히 누나 자랑하려는건 아니고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떨어져 산 기간이 좀 길어서 엄청 애틋하다
뭐 암튼.. 누나랑 같이가서 도서관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우리는 뭐든지 안가리고 잘 먹는 체질이라 우와 직인다.. 어무이 밥보다 맛있네.. 하면서 먹고 있는 도중에 그 여자애가 들어왔다
누나, 쟤야 이쁘지?
우리누나 반응이 아직까지 상처로 남아있다 야이 머스마야.. 니랑 비교도 안되게 이쁘다이가. 쟤는 니 아이라도 만날 사람 많다....는 요지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엄청 이쁘다고 했다
그런데 웃긴게 그 말을 듣고 변태같이 행복한 마음 반, 슬픈 마음 반. 이렇게 되더라 내 맘이
봐봐.. 내가 여자 하난 기똥차게 보잖아... 과분하지만서도.
그래도 동생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누나가 커피 두개를 사오더라 나한테 주더니 구포도서관 식당이랑 열람실 사이에 좁은 통로가 하나 있다 구름다리처럼. 거기서 밥 다먹고 나오면 주라고 보이는데 있을테니 주고 오라고 나에게 용기를 줬었다
두려움도 나누면 반이라고 했던가, 그 순간 내 속에 있는 겁대가리가 탈출했음을 느꼈다 실패해도 나에겐 돌아갈 가족이 있다는 벅찬 마음으로 그 여자애를 기다렸다, 구름다리에서. 내 심장뛰는 소리때문에 방음공사 다시했다는 소문이 들릴 기세로 심장이 뛰었다
하, 참.. 진짜 좆같은게.. 안왔다(욕해서 미안 알아서 설탕표시 될거다)
식당 뒷문으로 나갔나보더라고 밥먹고 산책하러갔나보더라
얼마나 내가 용기내고 힘겹게 기다렸는데 하늘도 무심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위로해줬다 또 기회가 있을거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솔로다
라고하면 너무 슬프겠지?
그렇게 그날 하루는 마무리되고 순수한 영혼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멍 두개가 든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나는 우리 누나가 준 멍이고 하나는 하늘이 줬다. 다들 내가 답답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굳이 변명을 하고 싶지도 않고 그땐 그냥 그랬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아참, 누나가 줬던 커피도 레쓰비였다 내가 말했지 난 맥스웰하우슨가 맥심하우스 고집한다고.. 트라우마 갑이네 허
이제 거의 끝나가네.. 쓰다보니까 이렇게 길어지네 머릿속에서는 벌써 오십번도 넘게 완결되고 해피엔딩 하고 결혼하고 그 여자애 사분의 삼 닮고 나 사분의 일 닮은 애도 낳았는데 이놈의 아이패드 와이파이는 잘터지지도 않고.. 아이패드 오타 장난없다 아이패드 사지마라 그래도 레이싱할때랑 드랍박스할때랑 꼴데 중계할때만은 내사랑 아이패드..
나도 기승전결로 쫙 썰 뽑아쓰고 싶었는데 쓰면서 생각나는것도 많고 쓰면서 구체화되는 것도 있고 해서 여튼 미안하다고
이제 결이다.
그러고나서 이제 방학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 해 여름은 진짜 빠르게 지나갔지 마법의 여름이랄까, 왜 다들 한번씩 오잖아, 마법의 계절이. 잊지못할 사건들도 생기고 말야
이제 수능도 몇달 안남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했었지 학교로 가면 이제 못보니까 아.. 왜못보냐면 내가 기숙사학교 다녔거든 부산에 몇개 없겠지만 어디 아니에요 어디 아니에요 이런건 참아줬음 한다. 너와 나 단 둘만의 비밀로 해줘
그래서 돌아가기 며칠전이었을거다. 사실 첨에도 말했지만 그당시는 공부를 더 한다는 게 의미가 없는 시기였고 만점에서 몇개 틀리나 보고, 이미 외운거 잊어버리지 않는 공부를 했던 시기라 피토할듯이 공부하진 않았다
그때도 여전히 그 머저리 같은(이라고 쓰고 우렁각시같은)생활은 반복되고 있었다 그냥 자연스럽더라 사람도 많이 없어 한적한 도서관 열람실에서 자리 하나 정도야 우습지 뭐
그런데 그 날.
그날도 그랬다. 그냥 평소처럼 무난하고 무료하고 찌뿌드드한 그런 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피가 나더라고 평소때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은 흘리던 코피라 화장실로 달려가서 피 도 닦고 코에 휴지도 끼우고 나 혼자 뿌듯해하면서 자기만족 했었지
왜 열공하다가 코피나면 다들 기분 좋잖아 부모님한테 자랑하고 싶고 그찮니
그러면서 잘하고 있어 이자식 하면서 대견하다는 듯 내스스로 쓰담쓰담해주고, 화장실에서 어무니한테 코피났다고 아들내미 오늘 고기 안먹으면 영양실조랑 결핵으로 하늘에서 수능볼지도 몰라요 라고 말하려고 전화를 걸면서 나왔다
하.. 그애가 화장실 앞에 있더라 구포도서관 화장실이 남 녀 입구가 근처에 있어서 걔도 전화기 들고 화장실로 오는 길이었던것 같다 나는 너무나도 깜짝 놀라서 어버버하면서 전화기를 떨궜다
최악이었지 코에는 휴지 돌돌말아서 끼우고 괴물같이 생긴 남자애가 헤헤거리면서 나오더니 말더듬으면서 전화기를 떨구는 상황이라니..
그런데 그 여자애가웃더라. 풋 하고.
그게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은 목소리였다. 그때 풋사과드립을 쳤으면 사분의 삼 애기가 있었을텐데 미안하다 애기야
뭐.. 여튼 난 홍당무가 되서 바로 짐싸서 도망쳤다 왜 그런모습을 보여줬던 거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달렸다. 이제는 익숙한 구포도서관발 구남역착의 내 의형제 가로등이 또 토닥토닥.....
너넨 모를거다 가로등의 따스한 온기를. 가로등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들의 눈동자에 건배
기승병병으로 흘러가는것 같아서 다시한번 미안 처음 쓰는 썰이니까 용서해
여하튼,
그때 다짐했다. 내가 만약 내 인생에서 다시 그 여자애를 만나면 무조건 전화번호를 물어보겠다고.
오늘같은 모습이 아니라 제대로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이건 운명이라고.
나는 운명을 믿겠다고.
대학생이 되어 서면이나 남포동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붙잡고 얘기할거라고.
진심으로 다짐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꼭 알아보겠다고, 그여자애 이름부터 다..
저땐 저게 뭐라고 그렇게 굳게 다짐했을까, 얼마나 굳게 다짐했냐면 이 글을 쓰는 아직까지 아련하다 당연히 사랑이 아닌 동경이었지만 그때 그 추억은 값지니까
소주한잔 기울이면서 하하호호 웃으면서 그땐 그랬지 하기를 간절히 소망해왔었다 연인이 아닌 친구로써 말이다
그리고 개학을 하고, 도서관에는 한동안 가지 못했다. 뭐, 처음부터 말했지만 동경이었고 아련한 뭉게구름 같은거라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그 후로 그 도서관에는 가지않았다. 는 뻥이고
그 해 수능을 무사히 마치고 나는 대학교란 데를 들어갔고 부산을 벗어나 저 멀리 좋은데로 갔다
그치만 우리학교는 방학을 다른학교보다 일찍해서 타 학교가 시험기간일때 방학기간이었다
그래서 방학때 부산에 내려갈때마다 구포도서관을 들렀다.
뭐 특별히 그 여자애를 추억하러 간다기보다는 그냥, 운명이란걸 믿고 싶을 때가 있잖냐
그리고 그 운명이란 놈을 가장해서 무언가를 성취하고싶기도 하고, 뭐 이런저런 잡다한 이유도 있고 고등학교때 학교를 제외하고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장소니까.
너네도 그런 장소 하나씩 있잖아 한번씩 가봐, 진짜 그립고 눈물날거다
그렇게 부지런히...까지는 아니고 츤츤대면서 언젠가는 만나겠지 하면서 요래조래 찾아*녔는데 그 여자애는 코빼기도 안보였다 대학교 갔으면 대학 도서관에서 당연히 하겠지만... 성형한건가? 이지랄..
근데, 진짜 안보이더라. 그 후로 7-8년이 지났는데도 얼굴 한번 못봤다. 물론 내가 부산에 없었지만 하늘이라면 한번쯤은 보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유독 부산에서만 운전을 할때 길거리도 많이보고, 횡단보도 앞에 멈추면 지나가는 사람 자세히 보고는 한다. 비상깜빡이 켜고 멈춘적도 두어번 있으나 그 썰을 풀다가 그나마 멀쩡한 손가락이라도 없어지면 재밌는 썰들 못보니까 슬슬 마무리를 할게
이렇게 끝내기 아쉬워서 노래 한곡 부르고 간다
제목은 부산갈매기. 너네들한테 불러주고 싶은데 내가 여기서 목이터져라 불러도 거기까진 안들릴테니 글로 부른다 육성지원될거다
지금은 그 어디서 내 생각 잊었는가
꽃처럼 어여쁜 그 이름도 몰랐던 순이 순이야
파도치는 부둣가에 지나간 일들이 가슴에 남았는데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
어쩌면 내 인생에서 벌써 봤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스쳐 지나갔다면 운명이 아니라고 믿는거고, 혹 하느님이 보우하사 만나게 되면 그땐 베프가 되겠지. 평생 서로의 이야기를 해도 안 질리는 친구가 되겠지 왜냐면,
그 여자애와 내가 공유하고 있는 시간은 그 해의 지독히도 무료하고 빠르게 흘러갔던 마법의 여름이 유일하니까.
난 착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에 흔들릴 수 없었다. 가로등이랑 내 눈물이랑 구포도서관이랑 푸른 나무 아래서 세명이서 한 도원결의와 동급인 약속도 있고 해서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즈음해서 나랑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누나랑 같이 도서관에 다니게 되었다 내가 맨날 같이가자고 꼬셨다 결정적으로 누나한테 그 여자애 얘기를 한 것이 계기가 된건 안자랑...
누나가 그랬다 '뭐라꼬? 어느 가시나가 니를 거들떠보*도 않는단 말이고, 내 얼굴 함 보자'라고.. 그래서 나는 그런게 아니라고 나 혼자 동경한거라고 다 실토했다. 그러니까 누나가 같이 가보자고, 한번 보자고.
잠깐 우리 누나를 얘기하자면 나랑은 2살 차이가 나고, 약간은 여성적인 면이 많은 나와는 달리 똑부러지고 이해심 많고 따뜻하고... 어떤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모자란 현명한 사람이다 딱히 누나 자랑하려는건 아니고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떨어져 산 기간이 좀 길어서 엄청 애틋하다
뭐 암튼.. 누나랑 같이가서 도서관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우리는 뭐든지 안가리고 잘 먹는 체질이라 우와 직인다.. 어무이 밥보다 맛있네.. 하면서 먹고 있는 도중에 그 여자애가 들어왔다
누나, 쟤야 이쁘지?
우리누나 반응이 아직까지 상처로 남아있다 야이 머스마야.. 니랑 비교도 안되게 이쁘다이가. 쟤는 니 아이라도 만날 사람 많다....는 요지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엄청 이쁘다고 했다
그런데 웃긴게 그 말을 듣고 변태같이 행복한 마음 반, 슬픈 마음 반. 이렇게 되더라 내 맘이
봐봐.. 내가 여자 하난 기똥차게 보잖아... 과분하지만서도.
그래도 동생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누나가 커피 두개를 사오더라 나한테 주더니 구포도서관 식당이랑 열람실 사이에 좁은 통로가 하나 있다 구름다리처럼. 거기서 밥 다먹고 나오면 주라고 보이는데 있을테니 주고 오라고 나에게 용기를 줬었다
두려움도 나누면 반이라고 했던가, 그 순간 내 속에 있는 겁대가리가 탈출했음을 느꼈다 실패해도 나에겐 돌아갈 가족이 있다는 벅찬 마음으로 그 여자애를 기다렸다, 구름다리에서. 내 심장뛰는 소리때문에 방음공사 다시했다는 소문이 들릴 기세로 심장이 뛰었다
하, 참.. 진짜 좆같은게.. 안왔다(욕해서 미안 알아서 설탕표시 될거다)
식당 뒷문으로 나갔나보더라고 밥먹고 산책하러갔나보더라
얼마나 내가 용기내고 힘겹게 기다렸는데 하늘도 무심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위로해줬다 또 기회가 있을거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솔로다
라고하면 너무 슬프겠지?
그렇게 그날 하루는 마무리되고 순수한 영혼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멍 두개가 든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나는 우리 누나가 준 멍이고 하나는 하늘이 줬다. 다들 내가 답답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굳이 변명을 하고 싶지도 않고 그땐 그냥 그랬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아참, 누나가 줬던 커피도 레쓰비였다 내가 말했지 난 맥스웰하우슨가 맥심하우스 고집한다고.. 트라우마 갑이네 허
이제 거의 끝나가네.. 쓰다보니까 이렇게 길어지네 머릿속에서는 벌써 오십번도 넘게 완결되고 해피엔딩 하고 결혼하고 그 여자애 사분의 삼 닮고 나 사분의 일 닮은 애도 낳았는데 이놈의 아이패드 와이파이는 잘터지지도 않고.. 아이패드 오타 장난없다 아이패드 사지마라 그래도 레이싱할때랑 드랍박스할때랑 꼴데 중계할때만은 내사랑 아이패드..
나도 기승전결로 쫙 썰 뽑아쓰고 싶었는데 쓰면서 생각나는것도 많고 쓰면서 구체화되는 것도 있고 해서 여튼 미안하다고
이제 결이다.
그러고나서 이제 방학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 해 여름은 진짜 빠르게 지나갔지 마법의 여름이랄까, 왜 다들 한번씩 오잖아, 마법의 계절이. 잊지못할 사건들도 생기고 말야
이제 수능도 몇달 안남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했었지 학교로 가면 이제 못보니까 아.. 왜못보냐면 내가 기숙사학교 다녔거든 부산에 몇개 없겠지만 어디 아니에요 어디 아니에요 이런건 참아줬음 한다. 너와 나 단 둘만의 비밀로 해줘
그래서 돌아가기 며칠전이었을거다. 사실 첨에도 말했지만 그당시는 공부를 더 한다는 게 의미가 없는 시기였고 만점에서 몇개 틀리나 보고, 이미 외운거 잊어버리지 않는 공부를 했던 시기라 피토할듯이 공부하진 않았다
그때도 여전히 그 머저리 같은(이라고 쓰고 우렁각시같은)생활은 반복되고 있었다 그냥 자연스럽더라 사람도 많이 없어 한적한 도서관 열람실에서 자리 하나 정도야 우습지 뭐
그런데 그 날.
그날도 그랬다. 그냥 평소처럼 무난하고 무료하고 찌뿌드드한 그런 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코피가 나더라고 평소때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은 흘리던 코피라 화장실로 달려가서 피 도 닦고 코에 휴지도 끼우고 나 혼자 뿌듯해하면서 자기만족 했었지
왜 열공하다가 코피나면 다들 기분 좋잖아 부모님한테 자랑하고 싶고 그찮니
그러면서 잘하고 있어 이자식 하면서 대견하다는 듯 내스스로 쓰담쓰담해주고, 화장실에서 어무니한테 코피났다고 아들내미 오늘 고기 안먹으면 영양실조랑 결핵으로 하늘에서 수능볼지도 몰라요 라고 말하려고 전화를 걸면서 나왔다
하.. 그애가 화장실 앞에 있더라 구포도서관 화장실이 남 녀 입구가 근처에 있어서 걔도 전화기 들고 화장실로 오는 길이었던것 같다 나는 너무나도 깜짝 놀라서 어버버하면서 전화기를 떨궜다
최악이었지 코에는 휴지 돌돌말아서 끼우고 괴물같이 생긴 남자애가 헤헤거리면서 나오더니 말더듬으면서 전화기를 떨구는 상황이라니..
그런데 그 여자애가웃더라. 풋 하고.
그게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은 목소리였다. 그때 풋사과드립을 쳤으면 사분의 삼 애기가 있었을텐데 미안하다 애기야
뭐.. 여튼 난 홍당무가 되서 바로 짐싸서 도망쳤다 왜 그런모습을 보여줬던 거냐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달렸다. 이제는 익숙한 구포도서관발 구남역착의 내 의형제 가로등이 또 토닥토닥.....
너넨 모를거다 가로등의 따스한 온기를. 가로등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들의 눈동자에 건배
기승병병으로 흘러가는것 같아서 다시한번 미안 처음 쓰는 썰이니까 용서해
여하튼,
그때 다짐했다. 내가 만약 내 인생에서 다시 그 여자애를 만나면 무조건 전화번호를 물어보겠다고.
오늘같은 모습이 아니라 제대로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이건 운명이라고.
나는 운명을 믿겠다고.
대학생이 되어 서면이나 남포동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붙잡고 얘기할거라고.
진심으로 다짐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꼭 알아보겠다고, 그여자애 이름부터 다..
저땐 저게 뭐라고 그렇게 굳게 다짐했을까, 얼마나 굳게 다짐했냐면 이 글을 쓰는 아직까지 아련하다 당연히 사랑이 아닌 동경이었지만 그때 그 추억은 값지니까
소주한잔 기울이면서 하하호호 웃으면서 그땐 그랬지 하기를 간절히 소망해왔었다 연인이 아닌 친구로써 말이다
그리고 개학을 하고, 도서관에는 한동안 가지 못했다. 뭐, 처음부터 말했지만 동경이었고 아련한 뭉게구름 같은거라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그 후로 그 도서관에는 가지않았다. 는 뻥이고
그 해 수능을 무사히 마치고 나는 대학교란 데를 들어갔고 부산을 벗어나 저 멀리 좋은데로 갔다
그치만 우리학교는 방학을 다른학교보다 일찍해서 타 학교가 시험기간일때 방학기간이었다
그래서 방학때 부산에 내려갈때마다 구포도서관을 들렀다.
뭐 특별히 그 여자애를 추억하러 간다기보다는 그냥, 운명이란걸 믿고 싶을 때가 있잖냐
그리고 그 운명이란 놈을 가장해서 무언가를 성취하고싶기도 하고, 뭐 이런저런 잡다한 이유도 있고 고등학교때 학교를 제외하고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장소니까.
너네도 그런 장소 하나씩 있잖아 한번씩 가봐, 진짜 그립고 눈물날거다
그렇게 부지런히...까지는 아니고 츤츤대면서 언젠가는 만나겠지 하면서 요래조래 찾아*녔는데 그 여자애는 코빼기도 안보였다 대학교 갔으면 대학 도서관에서 당연히 하겠지만... 성형한건가? 이지랄..
근데, 진짜 안보이더라. 그 후로 7-8년이 지났는데도 얼굴 한번 못봤다. 물론 내가 부산에 없었지만 하늘이라면 한번쯤은 보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유독 부산에서만 운전을 할때 길거리도 많이보고, 횡단보도 앞에 멈추면 지나가는 사람 자세히 보고는 한다. 비상깜빡이 켜고 멈춘적도 두어번 있으나 그 썰을 풀다가 그나마 멀쩡한 손가락이라도 없어지면 재밌는 썰들 못보니까 슬슬 마무리를 할게
이렇게 끝내기 아쉬워서 노래 한곡 부르고 간다
제목은 부산갈매기. 너네들한테 불러주고 싶은데 내가 여기서 목이터져라 불러도 거기까진 안들릴테니 글로 부른다 육성지원될거다
지금은 그 어디서 내 생각 잊었는가
꽃처럼 어여쁜 그 이름도 몰랐던 순이 순이야
파도치는 부둣가에 지나간 일들이 가슴에 남았는데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
어쩌면 내 인생에서 벌써 봤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스쳐 지나갔다면 운명이 아니라고 믿는거고, 혹 하느님이 보우하사 만나게 되면 그땐 베프가 되겠지. 평생 서로의 이야기를 해도 안 질리는 친구가 되겠지 왜냐면,
그 여자애와 내가 공유하고 있는 시간은 그 해의 지독히도 무료하고 빠르게 흘러갔던 마법의 여름이 유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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