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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무장공비 수색대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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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05회 작성일 20-01-10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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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이 개시되고 1주일정도 지났다.

하루도 안쉬고 계속되는 낮이면 수색 밤이면 매복으로 체력도 바닥났다.

그동안 세수는 고사하고 이도 한번도 못닦았기에 몸에서 썪은 내가 나기 시작했다.

신품으로 지급받은 방탄조끼 안쪽에서 나는 냄새는 심각하다.

발가락도 가려은게 무좀이 오는듯 하다.

 

오전에 수색 정찰을 끝내고 어느 학교 운동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갑자기 찦차 한대가 미친듯이 오더니 급정거를 했다. 찦차에 있던 대령이 말했다.

"너희 수색대야? 지휘관 어디있어?"

방금 있던 중대장이 어디 갔나부다.

"야 너희 전부 빨리 뛰어. 따라와"

이렇게 말하더니 해안쪽으로 차를 몰고 가버린다.

니미랄 지는 차타고 달리면서 따라오라니...

어디선가 나타나서 이야기를 들은 중대장과 같이 해안쪽으로 졸라 뛰었다.

 

대령은 거동 수상자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근처를  수색 하라고 말했다.

그 주변은 살벌했다. 특히나 샛길 사이로 양쪽에 높은 지대가 있어서 맘만 먹으면 적군 한명이 열댓명을 갈기기에 충분했다.

조심스레 주변을 수색했지만 역시 공비는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4인 1조로 주변에 매복을 실시했다.

4인 1조 였지만 우리조는 중대장이 들어옴으로 3인 1조나 마찬가지 였는데 

그나마 최고참이 퍼진 관계로 1편에 출연한 M60 사수 고참과 나 둘이서 2시간씩 번갈아가면서 근무를 서야 했다. 

커피 믹스 한봉을 레모나 처럼 털어넣고 18:00 부터 매복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강원도는 20:00 부터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었다. 

때문에 소리나는건 무조건 갈기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다.

강원도의 밤은 정말 암흑 그대로이다.

시골지역이다보니 가로등도 거의 없고 공기도 맑다보니1미터 앞도 제대로 구분이 안된다.(공기가 탁해야 빛이 멀리 갑니다.)

아까 말한대로 두 고참과 중대장이 꿈나라로 갔기에 나 혼자 근무를 섰다.

참호를 팔 시간도 없고 비닐 한장 깔고 그 위에서 이슬 맞으며 누워있는 것이다.

9시 정도 되었을때 너무 졸리기 시작했다. 근데 3시 방향에서 뭔가가 부스럭댔다. 

순간 머리털이 선채로 집중했는데 그 소리는 없어졌다. 

그래서 10시에 고참을 깨우고 교대를 하는데 고참에게 귓속말로 3시 방향을 집중해라 보라고 하고는 잠을 청했다.

 

그런데 눈을 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참이 내 허벅지를 흔들어댔다. 깜짝 놀라 눈을 떴다.

희미하게 보이는 고참의 얼굴은 미친놈이 되어 있었다.

순간 2시 방향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빠르지도 않았다.

사바~~악...... 사바~~~~~~~~악.

이런식이었다.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산짐승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숨을 조용하게 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엄청난 심장 박동은 숨소리를 숨길 수 없게 했다.

하~~~~~악... 하~~~~~~~~~악...

숨을 아껴 쉬고 있는데 갑자기 들린 소리는

'푸욱'

아 니미랄 발 하나가 빠진 모양이었다. 짐승일지 모른다는 희망은 사라졌다. 

네발 달린 짐승의 발이 빠지면서 저런 소리가 날 수 없었다. 고참귀에 속삭였다.

"수류탄 까겠습니다."

수류탄을 꺼냈다.(교전 수칙 중 1번은 수류탄을 먼저 까야 한다. 총을 쏘면 불빛때문에 역습을 당할 수 있다.)

그런데 수류탄을 보고는 난 죽고 싶었다.

수류탄이 수류탄 통에 그대로 있었다.

수류탄은 원통의 종이 박스에 담겨 있는데 간부들이 수류탄 잃어버리면 큰일난다고 까지도 못하게 하고 

건빵 주머니에 넣어서 다니게 했다. 용감한 일병이었던 내가 까서 갖고 다녀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가 욕만 작살나게 먹었었다.

원통을 감싸고 있는 검정 테이프를 떼어내야 수류탄이 나온다. 이 급한 시간에 니미랄...

정말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떼어냈다.

'뿌디디딕'

그 조용한 강원도의 밤에 울려퍼진 소리이다.

다시 한번 정말 조심스럽데 시도했다.

'뿌드드득'

니미랄 소리가 더 커졌다. 에라 모르겠다. 이판 사판이다. 확 뜯어버렸다.

'뿌디디디디딕찌이이익'

살면서 들어온 어떤 소리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수류탄을 얻었다.

왼손으로 총을 잡고 오른손으로 수류탄을 잡은뒤 이빨로 안전핀을 제거 할라 했다.

니미랄 이빨로 수류탄 까는 영화는 전부 개 뻥이었다. 이빨이 부러질 뻔 했다.

다시 왼팔로 안전핀을 잡고 빼서 손바닥에 놓은뒤 셋을 세고 던졌다.

(5초 정도 지나서 터지는데 공비가 잡아서 던지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운 좋으면 공중 폭발 하도록 조금 높이 던졌다.)

고참과 나는 넙죽 엎드렸다. 씨바 근데 안터진다.

순간 맥이 탁 풀렸다.

한참 엎드려 있던 고참이 일어나서 나를 바라봤다. 고참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클립을 안 뽑았습니다." '퍽'

고참이 내 죽탱이를 친듯하다. 그리고 고참은 M60 을 난사하기 시작하려고 했다.

난 내 K2 소총을 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발로 나중에는 3점사로

10발 넘게 쏘는데 뭔가 이상해서 고참을 봤는데 씨바 M60 이 안나간다.

고참은 필사적으로 응급 조치를 하고 있었다. 응급 조치를 오래 한걸로 봐서 꽤 여러발이 안나갔다.

한탄창을 다 비우고 새 탄장을 쏘고 있는데 꿈나라에 있던 고참과 중대장이 돌아와서 영문도 모르고 갈기고 있었다.

근데 뭔가가 내 따귀를 막 때렸다. 심지어 뜨거웠다.

내 왼쪽에 있던 중대장이 쏜 탄피였다.

내가 수류탄을 던지고 여러 행동을 하느라 너무 앞으로 나간듯 했다.

응급 조치가 끝난 M60 이 가세해서 '다다다다'를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4백여발 정도 쏜듯하다. 중대장이 외쳤다.

"사격중지"

혹시 모를 움직임에 대비해 전방에 집중했다. 5분 정도 지난 후 중대장이 말했다.

"야 옆조에 가서 탐조등좀 빌려와라."

"지 지금 말입니까?"

"응 빨리가."

옆조는 50미터 정도 떨어져있다. 근데 이밤에 방금 총소리가 났는데, 옆조랑 통신도 안되는데, 소리나면 그냥 갈기라고 4시간 전에 교육받았는데, 나보고 가보란다. 아 쓰바...

포복으로 가기 시작했다. 가면서 외쳤다.

"OOO 일병입니다. 쏘지 마십쇼."

백번은 외친듯 하다. 다행이 총 안맞고 옆조에서 탐조등을 빌렸다.

빌려온 탐조등을 중대장은 우리가 말한곳에 비췄다.

하지만 갈대가 너무 자라서 뭔가를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공비 시체를 앞에두고 뻐티기가 시작됐다.

시계를 보니 12시 정도 된듯 하다. 날이 밝아야 확인이 가능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수류탄 생각에 잠이 안온다. 옆을 보니 3명은 졸고 있다. 날이 밝아 오고 있었다.

총을 들고 어제 소리가 난곳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공비의 시체는 없다. 수류탄 벗길때 도망갔을지도 모른다. 니미랄...

 

이제 수류탄만 찾으면 어제의 실수는 완전 범죄가 되는데(고참만 꼬드기면...) 씨바 갈대가 허리까지 온다.

기억을 더듬어 어제 던진곳을 조심스럽게 찾아보고 있는데 중대장이 깨더니만 난리를 친다.

고참이 이실직고 했는데 더 난리를 친다. 혹시 밟아서 클립 벗겨지면 다 죽는다고...

 

아침이 오고 중대장이 무전으로 부대원 30명 정도를 모았다. 다들 어이없어했다. 

횡대로 서서 수류탄을 찾기 시작했다. 얼굴을 들 수 없었다. 5분 후 수류탄을 찾았다. 행정관이 나에게 물었다.

"안전핀은 어디있냐?"

그 와중에 내가 안전핀을 어디에 던졌는지 알 수 없었다. 

다시 서너명이 모여서 안전핀을 찾아봤으나 결국 못찾아서 철사를 끼워 넣었다.

 

소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 부대로 퍼져버렸다. 게다가 수류탄이 발견된곳이 우리 매복지로부터 30미터 정도였다. 

수류탄은 살상반경이 28미터다. 난 정확히 소리나는 곳으로 던졌으나(사회인 야구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더 멀리 던졌어야 했나부다.

우리가 엎드려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겠지만 대충 주워들은 고참들은 졸라게 놀려 먹었다.

수류탄 사건을 무마 하기 위해 난 정말 열심히 군생활했다.

 

작전때 느낀점은 우리 군이 너무 실전에 약하다는 점이다.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은 수류탄 통 덕분이고...

수류탄통은 요즘 실전에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M60 부사수 였던 나는 200발을 종이 박스에 넣어서 양쪽으로 매고 다녔는데 이게 정말 자세가 안나왔다.

그래서 람보처럼 백발씩 양쪽 어깨에 걸었다가 간부에게 하이바로 맞았다. 때리면서 말했다.

"람보냐? OO놈아?"

그리고 나는 버린 탄박스를 다시 찾으러 갔다.

 

예비역들이 잘 아는 M203탄도 가지고 다니다 보면 주머니가 헐거워서 잘 빠진다. 수색하다 우리부대가 3발 주워온적도 있다.

 

자주 회자 되는 계급장도 작전중 매직으로 칠해서 색을 없애더니만 나중에 검은색 계급장이 보급되었다.

 

전쟁나면 무전이 제대로 되기나 할지 의문이다. 우리때 쓰던 P77 과 P85K 는 심각했다. 산만 넘어가면 터지질 않았다.

때 마침 나온 핸드폰은 위력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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