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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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47회 작성일 20-01-08 03:50본문
여기서 보니까 31억 타간 사람 있다길래 나도 용기내서 써봄.난 집안이 가난한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서 부자도 아닌 집이었음부모님이 이혼했냐하면 그런것도 아니고 아빠는 외국계 보험회사 지점장(이거 쉬운거 아님...) 까지 했었고.
그래도 종교단체(대학생 전문으로 하는데인데 아주 악질이다. U_F라고.)에 돈 많이 부으시고친척때문에 명의 빌려줬다가 돈 수억 뜯기고 하튼 좀 돈이 모일래야 모이기가 힘든 집안이었음.그래서 우리 가족이 우리집 얘기하면서 늘 나오는게 우리집은 꽁돈은 때려죽여도 안모인다ㅋㅋ 였지.
그렇다고 나랑 내 여동생이 공부를 잘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음난 실업계나왔고 내 여동생은 아예 대안학교 나올정도로 개꼴통 불효자식 더블콤보였지그리고 난 졸업하자마자 대입실패하고 피시방 알바나 하게 되고 내 동생은 대입 준비한다고수능 참고서 같은거 사고 하나도 안 펴보고 (으휴 지금 생각해도 두년놈 다 존나 한심;)
그런 와중에 아빠가 가끔씩 로또를 사오시는거야.그게 아빠의 유일한 낙이었는데 아빠가 사온 로또가지고우리엄마랑 나랑 내 동생은 그거가지고 막 낄낄대고당첨되면 머하면 좋겠다~이것도 사자~ 저것도 사자~ 하면서 즐거워하고 아빤 그걸보면서'시끄럽다 설레발치면 들어올 복도 안 들어온다' 하시면서 재롱을 보셨지
그래도 늘 꽝이라는걸 알기때문에 우리집은 딱히 기대안했거든.그래도 난 언젠가 되겠지 하고 고등학교 졸업한 뒤에 피시방 알바 들어가기전에 로또를 사는게 버릇이 됨.로또 산 처음 날에 5000원이 당첨되었길래 속으로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던뎈ㅋㅋ 아옼ㅋㅋㅋㅋ' 이랬지.그 이후로도 다 꽝꽝꽝꽝꽝 이었고 시발시발 거리면서 욕했었는데...
그러다가 일이 터진거임.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음. 그날따라 피시방 진상손님들이 존나게 많았다는건 기억함.당첨번호를 전혀 못본채로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존나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왔다.집에 와서 동생한테 "야 번호좀 봐봐라 어차피 꽝이겠지만 꽝이면 걍 깨우지말고" 하고 쓰러져 잤다
잠깐 눈 붙이고 있는데 동생이 날 존나 허겁지겁 깨우더라뭐여 씨벌 자는데 깨우고 지랄이네 하면서 화내려고 "야!" 하고 소리지르면서 일어나니까동생 얼굴이 존나 새하얗게 변해있는거임. 내가 더 놀라서 어디 아프냐고 하니까 애가 말을 못해.
애가 손까지 달달 떨길래 실성을 했나 했는데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더라.그래서 순간 '에이 설마? 그래봤자 2등이겠지' 하고 했는데 1등 번호 여섯개가 내 로또종이에 딱 인쇄되어있더라.
로또 당첨되면 막 펄쩍펄쩍 뛰지말자, 조용히 있자 하면서 낄낄대던 그때 그 추억들이 생각이 막 나는데진짜 뭐 좋아서 막 얼싸안고 이럴만한 경황이 없다. 그냥 정신적으로 멍-하다가 서서히 현실로 돌아오는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는 존나 이상한 그런느낌이 드는거임.
일단 호흡부터 진정을 시키고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진짜 전화기 버튼을 누르는데 손이 떨려서 다른 사람한테 전화걸뻔한게 한두번이 아님.뚜르르..뚜르르...하는데 아빠한테 대체 어떻게 이 말을 드려야 되지? 라는 게 생각도 잘 안남.아빠가 전화를 받으시면서 "여보세요" 하시더라.
"아...아빠..."
"응? 왜? (우리아빠는 집에선 엄한데 밖에선 한없이 자상한것처럼 전화받음)"
"저...저...로또...당첨됐어요...."
"뭐?"
아빠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니까 아빠가 '들어가서 얘기하자' 라고 했음.엄마랑 아빠랑 저녁에 들어오시는데 그 전까지 나랑 내 동생은 정신차리고 이 돈으로 뭘 먼저 해야되는가를제일 먼저 얘기하고 있었음. 역시 아무래도 아빠 차를 먼저 바꾸는게 좋겠다 였지.(아빠 차가 중고, 그것도 옛날 SM5라서 보험회사 지점장 차라고 하기엔 너무 후졌거든.)
아빠랑 엄마가 들어오시고 로또 종이를 확인하시는데 엄마는 어머어머어머 소리밖에 못하시고아빠는 할 말을 잊으셨는지 뭐라 말씀이 없으시더라. 아마 나랑 내 동생처럼 생각을 정리하시느라 바쁘셨겠지.
얼마 있다가 엄마는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몰랐다면서 이쁜 내새끼들 하면서 막 뽀뽀하시고아빠는 보시고 조용히 종이를 아빠 양복 주머니에 집어넣으시더라. 그리곤 가족을 불러모으시고이 돈은 우리집 중요한 노후자금이 될거라고 하셨고, 각자한텐 1억원씩만 줄거라고 얘기하셨음
솔직히 동생은 못마땅한것 같았지만 난 그거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다말이 불효새끼들이지 하난 실업계에 대학도 못가고 하난 대안학교...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살맛 나겠냐그래서 난 알았다고 하고 대신 당첨금을 받으면 아빠 차부터 사자고 아빠를 꼬드겼다.
아빠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셨고 그 다음날부터는 로또의 로자도 집밖 어디에서 해본 적이 없다.집안에서야 가끔 '우리 (로또 당첨)돈 얼마 남았어?' 정도로 물어보*만.(물론 엄마나 아빠는 대충 '아직 많이 남았어' 정도로 얼버무리심.)
그리고 난 이후에 우리는 합정동에 있는 동네 빌라를 샀다.당첨금이 얼만진 모름. 아빠가 관리해서.
맨날 전세 월세만 돌아*니다가 처음으로 내 집 장만했단 사실에그 날 아빠는 잘 드시지도 못하는 약주를 과하게 잡수셨고 엄마는 울었다.
그리고 아빠의 낡은 SM5는 이제 내거가 되었고 아빠의 새 애마는 에쿠스로 환골탈태했다.(내 추측이긴한데 당첨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거 같음. 무지 많았으면 아마 못해도 벤츠는 사셨을텐데.)엄마는 그토록 갖고 싶어하셨던 헹켈이었나 펜켈인가 하는 비싼 칼도 사셨고 우리집은 이제 화목하게 삼.동생은 지금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가있음. 가서 외국인 친구들이랑 잘 사는지 페이스북에 이사진 저사진 막 올리더라.
난 지금 가진 1억으로 (사실 엄밀히 말하면 9500만원 정도 됨.) 뭘 하면 좋을까 고민중이면서 아직 집에 붙어있음.진짜 고등학교 졸업하기전 19년을 불효했는데 딱 하루만에 불효자에서 집안 기둥을 하나 더 세운 사람이 된거 같아서좀 뿌듯하기도 하고, 가진 돈으로 뭘 할까 고민중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아빠가 나한테 해준말이 이거였음. '아마 니 인생에 있어서 이런 행운은 다시 안올테니까 잘 판단해서 써라.' 라고 하셨는데진짜 그 말씀 때문이라도 섣불리 뭘 시도해보겠다라는 생각조차 잘 안들더라. 지금도 고민중임.
솔직히 내 썰은 존나 재미도 없고 그냥 어디가서 흔히볼만한 가족들이 로또맞았다는 얘기밖에 덜되겠지만..그래도 그냥 이렇게 쓰는게 나쁘진 않을거 같아서 써봄. 뭐 이미 31억 받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괜히허세부리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 그럼.... 아 이걸 어떻게 마무리해야될지 잘 모르겠네.하여튼 이런 일도 있었다는거만 알아줘. 그럼 이만.
그래도 종교단체(대학생 전문으로 하는데인데 아주 악질이다. U_F라고.)에 돈 많이 부으시고친척때문에 명의 빌려줬다가 돈 수억 뜯기고 하튼 좀 돈이 모일래야 모이기가 힘든 집안이었음.그래서 우리 가족이 우리집 얘기하면서 늘 나오는게 우리집은 꽁돈은 때려죽여도 안모인다ㅋㅋ 였지.
그렇다고 나랑 내 여동생이 공부를 잘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음난 실업계나왔고 내 여동생은 아예 대안학교 나올정도로 개꼴통 불효자식 더블콤보였지그리고 난 졸업하자마자 대입실패하고 피시방 알바나 하게 되고 내 동생은 대입 준비한다고수능 참고서 같은거 사고 하나도 안 펴보고 (으휴 지금 생각해도 두년놈 다 존나 한심;)
그런 와중에 아빠가 가끔씩 로또를 사오시는거야.그게 아빠의 유일한 낙이었는데 아빠가 사온 로또가지고우리엄마랑 나랑 내 동생은 그거가지고 막 낄낄대고당첨되면 머하면 좋겠다~이것도 사자~ 저것도 사자~ 하면서 즐거워하고 아빤 그걸보면서'시끄럽다 설레발치면 들어올 복도 안 들어온다' 하시면서 재롱을 보셨지
그래도 늘 꽝이라는걸 알기때문에 우리집은 딱히 기대안했거든.그래도 난 언젠가 되겠지 하고 고등학교 졸업한 뒤에 피시방 알바 들어가기전에 로또를 사는게 버릇이 됨.로또 산 처음 날에 5000원이 당첨되었길래 속으로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던뎈ㅋㅋ 아옼ㅋㅋㅋㅋ' 이랬지.그 이후로도 다 꽝꽝꽝꽝꽝 이었고 시발시발 거리면서 욕했었는데...
그러다가 일이 터진거임.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음. 그날따라 피시방 진상손님들이 존나게 많았다는건 기억함.당첨번호를 전혀 못본채로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존나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왔다.집에 와서 동생한테 "야 번호좀 봐봐라 어차피 꽝이겠지만 꽝이면 걍 깨우지말고" 하고 쓰러져 잤다
잠깐 눈 붙이고 있는데 동생이 날 존나 허겁지겁 깨우더라뭐여 씨벌 자는데 깨우고 지랄이네 하면서 화내려고 "야!" 하고 소리지르면서 일어나니까동생 얼굴이 존나 새하얗게 변해있는거임. 내가 더 놀라서 어디 아프냐고 하니까 애가 말을 못해.
애가 손까지 달달 떨길래 실성을 했나 했는데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더라.그래서 순간 '에이 설마? 그래봤자 2등이겠지' 하고 했는데 1등 번호 여섯개가 내 로또종이에 딱 인쇄되어있더라.
로또 당첨되면 막 펄쩍펄쩍 뛰지말자, 조용히 있자 하면서 낄낄대던 그때 그 추억들이 생각이 막 나는데진짜 뭐 좋아서 막 얼싸안고 이럴만한 경황이 없다. 그냥 정신적으로 멍-하다가 서서히 현실로 돌아오는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는 존나 이상한 그런느낌이 드는거임.
일단 호흡부터 진정을 시키고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진짜 전화기 버튼을 누르는데 손이 떨려서 다른 사람한테 전화걸뻔한게 한두번이 아님.뚜르르..뚜르르...하는데 아빠한테 대체 어떻게 이 말을 드려야 되지? 라는 게 생각도 잘 안남.아빠가 전화를 받으시면서 "여보세요" 하시더라.
"아...아빠..."
"응? 왜? (우리아빠는 집에선 엄한데 밖에선 한없이 자상한것처럼 전화받음)"
"저...저...로또...당첨됐어요...."
"뭐?"
아빠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니까 아빠가 '들어가서 얘기하자' 라고 했음.엄마랑 아빠랑 저녁에 들어오시는데 그 전까지 나랑 내 동생은 정신차리고 이 돈으로 뭘 먼저 해야되는가를제일 먼저 얘기하고 있었음. 역시 아무래도 아빠 차를 먼저 바꾸는게 좋겠다 였지.(아빠 차가 중고, 그것도 옛날 SM5라서 보험회사 지점장 차라고 하기엔 너무 후졌거든.)
아빠랑 엄마가 들어오시고 로또 종이를 확인하시는데 엄마는 어머어머어머 소리밖에 못하시고아빠는 할 말을 잊으셨는지 뭐라 말씀이 없으시더라. 아마 나랑 내 동생처럼 생각을 정리하시느라 바쁘셨겠지.
얼마 있다가 엄마는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몰랐다면서 이쁜 내새끼들 하면서 막 뽀뽀하시고아빠는 보시고 조용히 종이를 아빠 양복 주머니에 집어넣으시더라. 그리곤 가족을 불러모으시고이 돈은 우리집 중요한 노후자금이 될거라고 하셨고, 각자한텐 1억원씩만 줄거라고 얘기하셨음
솔직히 동생은 못마땅한것 같았지만 난 그거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다말이 불효새끼들이지 하난 실업계에 대학도 못가고 하난 대안학교...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살맛 나겠냐그래서 난 알았다고 하고 대신 당첨금을 받으면 아빠 차부터 사자고 아빠를 꼬드겼다.
아빠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셨고 그 다음날부터는 로또의 로자도 집밖 어디에서 해본 적이 없다.집안에서야 가끔 '우리 (로또 당첨)돈 얼마 남았어?' 정도로 물어보*만.(물론 엄마나 아빠는 대충 '아직 많이 남았어' 정도로 얼버무리심.)
그리고 난 이후에 우리는 합정동에 있는 동네 빌라를 샀다.당첨금이 얼만진 모름. 아빠가 관리해서.
맨날 전세 월세만 돌아*니다가 처음으로 내 집 장만했단 사실에그 날 아빠는 잘 드시지도 못하는 약주를 과하게 잡수셨고 엄마는 울었다.
그리고 아빠의 낡은 SM5는 이제 내거가 되었고 아빠의 새 애마는 에쿠스로 환골탈태했다.(내 추측이긴한데 당첨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거 같음. 무지 많았으면 아마 못해도 벤츠는 사셨을텐데.)엄마는 그토록 갖고 싶어하셨던 헹켈이었나 펜켈인가 하는 비싼 칼도 사셨고 우리집은 이제 화목하게 삼.동생은 지금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가있음. 가서 외국인 친구들이랑 잘 사는지 페이스북에 이사진 저사진 막 올리더라.
난 지금 가진 1억으로 (사실 엄밀히 말하면 9500만원 정도 됨.) 뭘 하면 좋을까 고민중이면서 아직 집에 붙어있음.진짜 고등학교 졸업하기전 19년을 불효했는데 딱 하루만에 불효자에서 집안 기둥을 하나 더 세운 사람이 된거 같아서좀 뿌듯하기도 하고, 가진 돈으로 뭘 할까 고민중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아빠가 나한테 해준말이 이거였음. '아마 니 인생에 있어서 이런 행운은 다시 안올테니까 잘 판단해서 써라.' 라고 하셨는데진짜 그 말씀 때문이라도 섣불리 뭘 시도해보겠다라는 생각조차 잘 안들더라. 지금도 고민중임.
솔직히 내 썰은 존나 재미도 없고 그냥 어디가서 흔히볼만한 가족들이 로또맞았다는 얘기밖에 덜되겠지만..그래도 그냥 이렇게 쓰는게 나쁘진 않을거 같아서 써봄. 뭐 이미 31억 받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괜히허세부리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뭐 그럼.... 아 이걸 어떻게 마무리해야될지 잘 모르겠네.하여튼 이런 일도 있었다는거만 알아줘.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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