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 존나 밝히는 여친 만났던 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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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72회 작성일 20-01-10 02:53본문
3년 전 이맘때쯤 있었던 일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두서없이 지껄여본다.
나는 고2였고 중학교 때 같은 반 애랑 잠깐 썸이 있었던 거 빼곤 여자라곤 1도 인연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냥 딱 이맘때쯤이었다. 9월 중순. 당시 남정네들이 꼴에 가을을 탄다고 여소 붐이 일었고 지인이나 한두
다리 건너 아는 페친들 사진을 돌려보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애가 있으면 걔를 아는 놈한테
피시방을 2~3시간 정도 내주고 소개받는 식의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한심한 시절이 있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따금 친구들이 핸드폰을 돌려 볼 때면 그 자리에 끼어 있곤 했다.
하지만 쫄보라서 차마 소개를 받아보진 않았다.
그러면서 '어차피 소개로 이어진 커플들 오래 가는 것을 못 봤다.'며 위안을 삼았다.
금방 꺼질 듯했던 여소 붐이 뜻밖에 9월 중순을 넘어 선선해질 때까지도 이어졌고 내가 생각해도 여자를 만
날 수나 있을까 생각되는 얼굴의 아무개들도 하나둘 여자랑 잘 돼 가는 얘기를 할 때마다
묘한 패배감을 느끼며 나도 가능성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페이스북을 서성이던 어느 날. 기대도 안 한 날에 정말정말정말 귀여운 지유라는 이름의 한 후배가 눈에 밟혔다.
같은 고등학교 1학년. 과장 조금 보태서 트와이스 다현 닮았다.
그래서 트와이스가 데뷔했을때 깜짝 놀랐다. 설마 얘인가? 하고.
각설하고 페이스북에 연애중이 안 떠 있길래 한달음에 옆 반 브로커A한테 달려갔다.
A는 지유한테 회의적이었다. 왜냐고 물으니 중학교 때 인성이 그리도 개차반이었다는 것.
몇 명에게 더 물어본 바로는 그 때문에 친구도 하나 없는 데다가 남자까지 밝혀서 지금까지 사귄 남자가
다 100일을 넘긴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렇게 예쁜 여자애랑 사귈 수만 있다면 성깔이고 뭐고 다 받아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고 주위에게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미친놈이지만 그땐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
받아주겠다고 생각한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브로커한테 소개자리 마련도 안 받고 시시때때로 끼어들어서 관심을 끌곤 했다.
처음엔 벌레 보듯 하더니 시간이 좀 지난 뒤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열흘쯤 지난 어느 날, 애가 반 뒷문을 열고 얼굴을 빼꼼 밀어 넣더니 "썰주선배 있나요? 잠시만." 하고 날 불렀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대충 눈치가 온 내 주변 친구들은 말 없이 손짓 몸짓으로 나를 응원해 주었다.
지유를 뒤따라 교사 끝에 있는 신관과 연결되는 통로에 있는 휴게실까지 갔다.
얼굴에 비치진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대충이나마 기대하는 속내를 들켰으리라.
"선배 요즘 왜 자꾸 절 따라다녀요?""친하게 지내고 싶어서.""그냥 솔직하게 얘기해요. 저랑 사귀고 싶죠?""......"
아무 말 못 한 것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저 때 지유가 짝다리 짚고 팔짱 끼고 한숨 푹 쉬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각오는 했지만 막상 분위기에 처하자 당황해서 말이 안 나왔다.
"응 사귀고 싶어.""전 싫은데요?"
인성이 개차반이란 얘긴 들었지만 이 정도로 다크블랙 할 줄 상상도 못 했다. 그러고도 눈빛 하나 안 변하고 말을 이었다.
"요즘 선배가 자꾸 저 따라다니는 것도 싫고 소문 이상하게 나는 것도 싫으니까 그냥 아는 체 좀 하지 마세요."
진짜 이러고 가버렸다. 드라마에선 손목 잡던데 잡았다간 한 대 맞을 거 같아서 못 잡았다.
어쨌든 그 날 이후로 한 이틀쯤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지만 결과적으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차단당한거 알지만
페메도, 카톡도 꾸준히 보냈다. 언제나 무시당했지만, 마주칠 때마다 인사도 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사태가 으레 그러듯 소문이 슬금슬금 퍼졌다. 누가 또 꼬리를 쳤느니 꼬셨느니 하는 식으로.
나는 내가 일방적으로 쫒아다녔기 때문에 별 신경 안 썼지만 나중에 지유에게 들은 바로는 마음고생이
굉장히 심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개과천선하려고 했는데 소문이 안 좋게 나버려서.
전술했듯 나는 이 소문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고등학생씩이나 되어서 사실여부도 확인 안 된 소문으로 사람을 왕따시키키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런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던가. 여자들은 진짜 그 사실확인도 안 된 소문으로 사람을 왕따시켰다.
이전까진 간간히 친구들과 같이 얘기하고 웃는 모습이 보였는데 소문이 본격화되고나서는 밥까지 혼자먹었다.
사태가 너무 커지자 아침조회에서 뜬소문을 퍼트리지 맙시다 하는 교장의 훈화도 있었는데 누가 교장 말을
귀기울여 들었겠는가.
며칠 더 지나고 지유는 말을 들어줄 친구가 아무도 없어지자 반쯤 포기한 듯 나를 찾기 시작했다.
"선배 때문이니 선배가 해결해라." 식으로. 여전히 인성은 개차반이었지만, 기운은 많이 빠져 보였다.
근데 막상 화가 나한테 덮치자 나도 많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무슨 일이냐며 해명을 요구하는 놈부터 말을 왜곡하는 놈까지. 참 여러 놈이 가지가지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유한테 관심을 끌까' 에서 '그냥 이 사태를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가 된 것 같다.
10월은 이미 넘은지 며칠이나 지난 초순 어느 날. 그 날도 학교에선 같이 있을 수 없으니 학교가 끝나고
좀 멀리 떨어진 카페에서 만나 앉아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이때쯤 우리 사이에 어색함 같은 벽은 없었다.
그냥 썸 스케일이 엄청 컸을 뿐.
진동벨 갖다주고 트레이 받아오는데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뺨 맞을 법한 발상인데 어차피 얘 같이 다닐 친구도 없으니 그냥 말해볼까? 해서 진짜 말했다.
"야.""뭐.""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한다?""어쩌라고 존댓말 써줘?""됐어 그냥 반말 써. 나 그리고 좋은 생각 났다.""뭔데?""진짜 사귀면 되지. 사귀자.""하..."
여기서 한숨 푹 쉬길래 다 끝났다 생각하며 컵에 빨대 꽂아서 걔쪽으로 밀어두고 간신히 진지하게 표정짓고 앉아있었다.
"알았어. 만나줄테니까 나 성격가지고 뭐라 그러지 마.""안 그럴게."
그리고 말 없이 바나나라떼만 빨았다.
나는 고2였고 중학교 때 같은 반 애랑 잠깐 썸이 있었던 거 빼곤 여자라곤 1도 인연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냥 딱 이맘때쯤이었다. 9월 중순. 당시 남정네들이 꼴에 가을을 탄다고 여소 붐이 일었고 지인이나 한두
다리 건너 아는 페친들 사진을 돌려보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애가 있으면 걔를 아는 놈한테
피시방을 2~3시간 정도 내주고 소개받는 식의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한심한 시절이 있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따금 친구들이 핸드폰을 돌려 볼 때면 그 자리에 끼어 있곤 했다.
하지만 쫄보라서 차마 소개를 받아보진 않았다.
그러면서 '어차피 소개로 이어진 커플들 오래 가는 것을 못 봤다.'며 위안을 삼았다.
금방 꺼질 듯했던 여소 붐이 뜻밖에 9월 중순을 넘어 선선해질 때까지도 이어졌고 내가 생각해도 여자를 만
날 수나 있을까 생각되는 얼굴의 아무개들도 하나둘 여자랑 잘 돼 가는 얘기를 할 때마다
묘한 패배감을 느끼며 나도 가능성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페이스북을 서성이던 어느 날. 기대도 안 한 날에 정말정말정말 귀여운 지유라는 이름의 한 후배가 눈에 밟혔다.
같은 고등학교 1학년. 과장 조금 보태서 트와이스 다현 닮았다.
그래서 트와이스가 데뷔했을때 깜짝 놀랐다. 설마 얘인가? 하고.
각설하고 페이스북에 연애중이 안 떠 있길래 한달음에 옆 반 브로커A한테 달려갔다.
A는 지유한테 회의적이었다. 왜냐고 물으니 중학교 때 인성이 그리도 개차반이었다는 것.
몇 명에게 더 물어본 바로는 그 때문에 친구도 하나 없는 데다가 남자까지 밝혀서 지금까지 사귄 남자가
다 100일을 넘긴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렇게 예쁜 여자애랑 사귈 수만 있다면 성깔이고 뭐고 다 받아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고 주위에게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미친놈이지만 그땐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
받아주겠다고 생각한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브로커한테 소개자리 마련도 안 받고 시시때때로 끼어들어서 관심을 끌곤 했다.
처음엔 벌레 보듯 하더니 시간이 좀 지난 뒤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열흘쯤 지난 어느 날, 애가 반 뒷문을 열고 얼굴을 빼꼼 밀어 넣더니 "썰주선배 있나요? 잠시만." 하고 날 불렀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대충 눈치가 온 내 주변 친구들은 말 없이 손짓 몸짓으로 나를 응원해 주었다.
지유를 뒤따라 교사 끝에 있는 신관과 연결되는 통로에 있는 휴게실까지 갔다.
얼굴에 비치진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대충이나마 기대하는 속내를 들켰으리라.
"선배 요즘 왜 자꾸 절 따라다녀요?""친하게 지내고 싶어서.""그냥 솔직하게 얘기해요. 저랑 사귀고 싶죠?""......"
아무 말 못 한 것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저 때 지유가 짝다리 짚고 팔짱 끼고 한숨 푹 쉬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각오는 했지만 막상 분위기에 처하자 당황해서 말이 안 나왔다.
"응 사귀고 싶어.""전 싫은데요?"
인성이 개차반이란 얘긴 들었지만 이 정도로 다크블랙 할 줄 상상도 못 했다. 그러고도 눈빛 하나 안 변하고 말을 이었다.
"요즘 선배가 자꾸 저 따라다니는 것도 싫고 소문 이상하게 나는 것도 싫으니까 그냥 아는 체 좀 하지 마세요."
진짜 이러고 가버렸다. 드라마에선 손목 잡던데 잡았다간 한 대 맞을 거 같아서 못 잡았다.
어쨌든 그 날 이후로 한 이틀쯤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지만 결과적으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차단당한거 알지만
페메도, 카톡도 꾸준히 보냈다. 언제나 무시당했지만, 마주칠 때마다 인사도 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사태가 으레 그러듯 소문이 슬금슬금 퍼졌다. 누가 또 꼬리를 쳤느니 꼬셨느니 하는 식으로.
나는 내가 일방적으로 쫒아다녔기 때문에 별 신경 안 썼지만 나중에 지유에게 들은 바로는 마음고생이
굉장히 심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개과천선하려고 했는데 소문이 안 좋게 나버려서.
전술했듯 나는 이 소문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고등학생씩이나 되어서 사실여부도 확인 안 된 소문으로 사람을 왕따시키키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런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던가. 여자들은 진짜 그 사실확인도 안 된 소문으로 사람을 왕따시켰다.
이전까진 간간히 친구들과 같이 얘기하고 웃는 모습이 보였는데 소문이 본격화되고나서는 밥까지 혼자먹었다.
사태가 너무 커지자 아침조회에서 뜬소문을 퍼트리지 맙시다 하는 교장의 훈화도 있었는데 누가 교장 말을
귀기울여 들었겠는가.
며칠 더 지나고 지유는 말을 들어줄 친구가 아무도 없어지자 반쯤 포기한 듯 나를 찾기 시작했다.
"선배 때문이니 선배가 해결해라." 식으로. 여전히 인성은 개차반이었지만, 기운은 많이 빠져 보였다.
근데 막상 화가 나한테 덮치자 나도 많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무슨 일이냐며 해명을 요구하는 놈부터 말을 왜곡하는 놈까지. 참 여러 놈이 가지가지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유한테 관심을 끌까' 에서 '그냥 이 사태를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가 된 것 같다.
10월은 이미 넘은지 며칠이나 지난 초순 어느 날. 그 날도 학교에선 같이 있을 수 없으니 학교가 끝나고
좀 멀리 떨어진 카페에서 만나 앉아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이때쯤 우리 사이에 어색함 같은 벽은 없었다.
그냥 썸 스케일이 엄청 컸을 뿐.
진동벨 갖다주고 트레이 받아오는데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뺨 맞을 법한 발상인데 어차피 얘 같이 다닐 친구도 없으니 그냥 말해볼까? 해서 진짜 말했다.
"야.""뭐.""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한다?""어쩌라고 존댓말 써줘?""됐어 그냥 반말 써. 나 그리고 좋은 생각 났다.""뭔데?""진짜 사귀면 되지. 사귀자.""하..."
여기서 한숨 푹 쉬길래 다 끝났다 생각하며 컵에 빨대 꽂아서 걔쪽으로 밀어두고 간신히 진지하게 표정짓고 앉아있었다.
"알았어. 만나줄테니까 나 성격가지고 뭐라 그러지 마.""안 그럴게."
그리고 말 없이 바나나라떼만 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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