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퍼온글] 안마시술소 여자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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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58회 작성일 20-01-08 03:52본문
내가 사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봤을 때
‘딸기’로 향하는 정반대방향으로
도보 20분거리에
자그마한 2년제 대학이 있다.
그리고 그 대학 캠퍼스 안에는
b남고와 b여고가 나란히 서 있다.
그 중 b남고가 나의 모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설마 내가
b여고를 졸업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2년제라고는 해도 그다지 규모는 작지 않은 듯
같은 재단의 두 개 고등학교를 거느린 데다
전국 곳곳에 동일한 재단의 대학 및 고등학교가
산재해 있는 모양.
이 대학의 정문과 후문 쪽으로는
역시나 대학가답게 먹자골목이 발달해 있으며
그 유흥의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대학가의 원룸촌이 득실거린다.
경림이 들어간 아파트는
이 대학의 캠퍼스 바로 옆에 붙어 있으며
위치상 나의 모교와 마주보고 있다.
또한 내 모교 바로 옆의 b여고는
마찬가지로 경림의 모교이기도 하다.
경림의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약 이백여 미터 떨어진
한 원룸건물 앞에 다다르자
채연이 걸음을 멈춘다.
“여기예요. 우리 사는 데.”
“네...”
건물은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꽤나 깔끔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여기에 이런 건물은 없었거든.
그게 한 사오년 전.
“바래다줘서 고마워요. 잘 들어가요.”
“여기까지 왔는데 차 한 잔 정도는 얻어먹어야 될 거 같은데요?”
라고 말할 정도의 뻔뻔함은
나한테는 없다.
따지고 보면
채연이 바래다 달라고 한 적도 없고
그렇기에 굳이 고마워할 이유도 없으며
게다가 그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네...잘 들어가세요. 다음에 뵐게요.”
또한
일전에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밤에 봐 요”
라고 말할 용기도 없다.
남자라는 종족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불리하다.
같은 말이라도
남자가 하면 변태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인사를 나눈 뒤에도 채연은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나야 뭐 워낙 바보라
그냥 서 있는 거라 쳐도.
“......”
“......”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르자
채연이 피식-
하고 웃어보인다.
“풉, 가셔도 돼요.”
“아...네...머 먼저 갈게요.”
나는 종교를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만약 나를 창조한 존재가 있다면
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는 이 강아지야,
나한테 짧은 다리와
작은 꼬추를 준 걸로도 모자라서
주둥아리까지 병 신으로 만들었냐고.
영화같은 데서 보면
이런 장면에서는
“채연씨 먼저 들어가세요. 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요.”
“재석씨 먼저 가세요. 가시는 거 보고 들어갈래요.”
“아니에요, 먼저 들어가요. 들어가시는 거 못보고 가면 영 불안해서요.”
“저도 재석씨 먼저 안 가시면 들어가기 싫어요.”
뭐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던데.
나라는 인간은 어떻게 된 게
한방에 돌아서 버리다니.
지금껏 걸어왔던 방향을 향해
다시 조용히 몸을 돌려
몇 발자국을 옮긴다.
내가 돌아섰으니
그녀가 들어갔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한 행동은
칠팔십년대 애정영화 따위에서
너무도 흔하게 보아 왔던 것 같아
상상만으로도 닭살이 슬금슬금 돋는다.
“재석씨!”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통수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돌린다.
그녀는 원룸건물 앞에 서 있는 그대로다.
“다음에 또 언제 쉬어요? 같이 술이나 한 잔 하게요!”
“아...그 글쎄요...다음 주...정도에...”
사실
아까 전에 그녀가
‘언제 술이나 한잔 하자’는 말을 했을 때
거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한국사람이
‘밥 한번 먹자’, ‘술 한잔 하자’고 하는 말은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인사치레에 불과한 표현이 아니었던가.
채연이 같은 말을 재차 반복한 이제야
나는 그것이 그냥 해본 말이 아님을 얼핏 느끼고
당황스러워하는 중이다.
“이따 밤에 쉬는날 확실히 말해줘요. 우리도 맞춰서 쉬게.”
“아...네...그게 저...저도 확실히는...”
“밤에 봐 요 안녕.”
“네...”
채연은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자기 할 말만 내뱉고는
건물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내가 미처 대꾸할 틈도 없이.
이렇게 된 이상
이젠 어쩔 수 없다.
또 한 번 사장녀석으로부터
휴가를 쟁취하는 수밖에.
집으로 돌아오니 시계는 이미 열한시.
여덟시에 퇴근했는데
도대체 세 시간은 어디로 날아간건지.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아침에 얼마 먹지도 않은 감자탕은
이미 소화된 지 오래.
어차피 아침은 안 먹는 주의라
배가 꺼졌다고는 해도
별로 밥이 땡기지 않으므로
샤워를 하고는 바로 침대에 누워
정신없이 잠에 빠져든다.
꽤나 피곤한 듯.
.
.
.
“아 글쎄, 가게 사* 뻔히 알면서 왜 그러냐.”
“다음 주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그래요. 한번만 더 쉴게요.”
쉽지 않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사장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완강하게 버티는 중이다.
애초에 한 달에 두 번의 휴일을 주기로 했으니
한달만에 간신히 첫 휴가를 보내고
그로부터 보름이 지난 오늘
다시 휴일을 바라는 것이
‘딸기’로 향하는 정반대방향으로
도보 20분거리에
자그마한 2년제 대학이 있다.
그리고 그 대학 캠퍼스 안에는
b남고와 b여고가 나란히 서 있다.
그 중 b남고가 나의 모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설마 내가
b여고를 졸업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2년제라고는 해도 그다지 규모는 작지 않은 듯
같은 재단의 두 개 고등학교를 거느린 데다
전국 곳곳에 동일한 재단의 대학 및 고등학교가
산재해 있는 모양.
이 대학의 정문과 후문 쪽으로는
역시나 대학가답게 먹자골목이 발달해 있으며
그 유흥의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대학가의 원룸촌이 득실거린다.
경림이 들어간 아파트는
이 대학의 캠퍼스 바로 옆에 붙어 있으며
위치상 나의 모교와 마주보고 있다.
또한 내 모교 바로 옆의 b여고는
마찬가지로 경림의 모교이기도 하다.
경림의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약 이백여 미터 떨어진
한 원룸건물 앞에 다다르자
채연이 걸음을 멈춘다.
“여기예요. 우리 사는 데.”
“네...”
건물은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꽤나 깔끔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여기에 이런 건물은 없었거든.
그게 한 사오년 전.
“바래다줘서 고마워요. 잘 들어가요.”
“여기까지 왔는데 차 한 잔 정도는 얻어먹어야 될 거 같은데요?”
라고 말할 정도의 뻔뻔함은
나한테는 없다.
따지고 보면
채연이 바래다 달라고 한 적도 없고
그렇기에 굳이 고마워할 이유도 없으며
게다가 그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네...잘 들어가세요. 다음에 뵐게요.”
또한
일전에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밤에 봐 요”
라고 말할 용기도 없다.
남자라는 종족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불리하다.
같은 말이라도
남자가 하면 변태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인사를 나눈 뒤에도 채연은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나야 뭐 워낙 바보라
그냥 서 있는 거라 쳐도.
“......”
“......”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르자
채연이 피식-
하고 웃어보인다.
“풉, 가셔도 돼요.”
“아...네...머 먼저 갈게요.”
나는 종교를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만약 나를 창조한 존재가 있다면
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는 이 강아지야,
나한테 짧은 다리와
작은 꼬추를 준 걸로도 모자라서
주둥아리까지 병 신으로 만들었냐고.
영화같은 데서 보면
이런 장면에서는
“채연씨 먼저 들어가세요. 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요.”
“재석씨 먼저 가세요. 가시는 거 보고 들어갈래요.”
“아니에요, 먼저 들어가요. 들어가시는 거 못보고 가면 영 불안해서요.”
“저도 재석씨 먼저 안 가시면 들어가기 싫어요.”
뭐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던데.
나라는 인간은 어떻게 된 게
한방에 돌아서 버리다니.
지금껏 걸어왔던 방향을 향해
다시 조용히 몸을 돌려
몇 발자국을 옮긴다.
내가 돌아섰으니
그녀가 들어갔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한 행동은
칠팔십년대 애정영화 따위에서
너무도 흔하게 보아 왔던 것 같아
상상만으로도 닭살이 슬금슬금 돋는다.
“재석씨!”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통수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돌린다.
그녀는 원룸건물 앞에 서 있는 그대로다.
“다음에 또 언제 쉬어요? 같이 술이나 한 잔 하게요!”
“아...그 글쎄요...다음 주...정도에...”
사실
아까 전에 그녀가
‘언제 술이나 한잔 하자’는 말을 했을 때
거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한국사람이
‘밥 한번 먹자’, ‘술 한잔 하자’고 하는 말은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기보다는
그저 인사치레에 불과한 표현이 아니었던가.
채연이 같은 말을 재차 반복한 이제야
나는 그것이 그냥 해본 말이 아님을 얼핏 느끼고
당황스러워하는 중이다.
“이따 밤에 쉬는날 확실히 말해줘요. 우리도 맞춰서 쉬게.”
“아...네...그게 저...저도 확실히는...”
“밤에 봐 요 안녕.”
“네...”
채연은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자기 할 말만 내뱉고는
건물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내가 미처 대꾸할 틈도 없이.
이렇게 된 이상
이젠 어쩔 수 없다.
또 한 번 사장녀석으로부터
휴가를 쟁취하는 수밖에.
집으로 돌아오니 시계는 이미 열한시.
여덟시에 퇴근했는데
도대체 세 시간은 어디로 날아간건지.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아침에 얼마 먹지도 않은 감자탕은
이미 소화된 지 오래.
어차피 아침은 안 먹는 주의라
배가 꺼졌다고는 해도
별로 밥이 땡기지 않으므로
샤워를 하고는 바로 침대에 누워
정신없이 잠에 빠져든다.
꽤나 피곤한 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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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쎄, 가게 사* 뻔히 알면서 왜 그러냐.”
“다음 주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그래요. 한번만 더 쉴게요.”
쉽지 않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사장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완강하게 버티는 중이다.
애초에 한 달에 두 번의 휴일을 주기로 했으니
한달만에 간신히 첫 휴가를 보내고
그로부터 보름이 지난 오늘
다시 휴일을 바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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