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사고차 산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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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49회 작성일 20-01-10 02:58본문
차의 문을 열자 시체 썩은 냄새가 미미하게 났다.
말로는 형용 할 수 없는 … 그런 구토가 치밀어오르는 역겨운 냄새 …
이런 차를 사도 될까 싶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파격적인
가격이기에 그냥 사버리고 말았다.
승차감 … , 시동감 모두 좋았고, 차와 내몸이 하나라도 된 듯 엔진 또한 아주 잘나갔다.
약간 역겨운 시체냄새 …
뭐, 이쯤이야 그냥 방향제를 사다 놓고, 항상 차타기 전에 시트 탈취제를 뿌리는 정도로 참을 수 있는데 …
' 이 차 안에서 사람이 자살했다는 막연한 찝찝함이 많이 껄끄러웠다. … 그렇게 중고차를 구매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 …
한달 간 차를 운전하는 동안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단지 찝찝한 기분 그 뿐 이였던걸까...
한달이 지난 지금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긴 듯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하늘이 눈물이라도 머금은 듯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왠지 비가 오는 날에는 괜시리 기분이 울적하고 외로운데, 그런 나의 기분이라도 아는듯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바지 주머니를 더듬어서 꺼낸 휴대폰에 뜨는 이름은 다름아닌 절친한 친구녀석.
그 동안 바쁜 회사생활 덕에 한 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인데,
이렇게 전화를 먼저 걸어주니 얼마나 반가운지, 바로 전화를 받아버렸다.
' 어, 민우냐 ? 오랜만에 왠 전화래 ? '' 야, 새끼 너 차 뽑았다며, 오랜만에 함 만나자 드라이브도 한번 해보고 '
어디서 들었는지 친구 녀석은 나에게 드라이브를 시켜달라고 하였고,
혼자 있기에 너무나 지루한 지금 나는 친구 녀석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 이 새끼 그 소식은 어디서 들었데, 그래서 너 지금 어딘데 내가 차 타고 글로 가지 뭐. '
' 오 … 역시 너가 내 진정한 친구다. 지금 너네 회사 근처 빵집 앞이다, 여기 어딘지는 알지? 기다리고 있을게. '
뚝 ㅡ
친구 녀석과의 전화통화 후 나는 어디 클럽이라도 가는 듯
신나서 편한 옷들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하였다.
비록 싸게 구매한 중고차지만, 내 나이에 자신의 능력으로 직접 차를 산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옷을 다 입고서는 차키를 챙기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밖으로 향한다.
생각 외로 비가 꽤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차가 있는데,
차가운 빗방울을 몇번 맞아주고 차에 올라탔다.
방향제로도 지워지지 않는 불쾌한 시체냄새 …
어두운 밤, 비까지 내려서 괜시리 오한이 느껴졌다.
' 부릉부릉 ㅡ '
요란하게 차에 시동을 걸고 선 차를 끌고 나간다.
' 회사 근처 빵집이라 ... 10분만에 도착하겠네 뭐 .. '
늦은 밤에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도로 위를 활주 하는 사람은 나 말곤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마치 혼자만의 레이스를 즐기는 것 같았달까,
내리는 비가 한편의 음악이 되어 차를 모는데 왠지 모를 흥이 돋았다.
신호 한번 걸리지 않고 뻥뻥 뚫린 도로를 달리다 보니
10분도 채 걸리지 않게 빵집에 도착하였고,
빵집 앞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친구를 보고 선 나는 크락션을 울리고 창문을 내렸다.
꽤나 먼거리였지만, 친구는 그게 나의 차 인줄 알았단 듯이 비가 오는 거리를 뛰어왔다.
' 덜컥 '
문이 열리고 선 뒷좌석에 친구녀석이 들어와 앉았다.
방향제의 냄새와 섞인 시체냄새의 쾌쾌한 향을 맡고 선,
미간을 찌푸린 친구녀석의 얼굴이 보였지만,
설마 이 차안에서 사람이 죽었다는걸 알까 … 묵묵히 있을 뿐 이다.
' 아오, 환기좀 시켜라 차 안에서 뭔 냄새가 이리나냐. '
정적을 깨는 친구의 한 마디에 피식 가벼운 웃음을 지을 뿐
나는 자살사고 난 차량이란 말은 하지 않았다.
' 하 … 비가 와서 좀 그런가보다, 뭐 그래 가볍게 고기에 술이나 한잔 걸칠까 ? '
' 새끼 ... 나 밥 안먹고 온거 잘아네, 영업 끝나기 전에 얼른 고기집이나 찾아가자. '
' 그래야지 ... 근데 왜 뒷좌석에 타냐? 내 옆좌석으로 다시 타라 '
그 말을 끝으로 친구 녀석은 뒷좌석에서 나와서 운전석 옆좌석에 탔고
그 모습을 다 본 후 나는 다시 엑셀을 밟았다.
꽤나 늦은 밤 ...
비 까지 오기에 근처 고기집은 거의 다 닫아서 먼 거리까지 찾아나서야했다.
추적추적 비 오는 거리를 친구와 함께 활주를 하니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룸미러로 보이는 뒷좌석에 왠지 누군가 앉아 있는듯한,
불길한 예감 ... 단지 기분탓이겠지 나를 달래고선
핸들을 꽉 잡고 운전에 다시 집중한다.
' 너무 늦었나 ... 제대로 운영하는 곳이 하나 없네... 그냥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끼니나 해결하자. '
오묘한 기분에 휩싸였던 차에 친구녀석의 말 한마디가 정적을 깬다.
' 어, 그래 아쉬운대로 그렇게 해야겠네... 내일 휴일이니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던가 하자. '
이상하게도 24시간 영업하는 곳들 또한 다 문이 닫혀있어서
근처 편의점을 찾고 차는 적당한 곳에다가 주차를 시킨 뒤, 비를 피하여 편의점 안까지 들어갔다.
딸랑 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들리는 편의점 알바생의 인사, 새벽 시간 피곤할텐데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친구와 나는 간단하게 컵라면과 삼각김밥 그리고 마실 음료 몇개를 고르고 계산을 했다.
' 8.500원 입니다. '
편의점 알바생에게 만원 짜리 지페를 건넨 후에
거스름 돈을 받고 선 친구와 함께 편의점 시식대로 향했다.
컵라면을 뜯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고 삼각김밥을 데우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이렇게 편의점에서 돈부담 없이 맘편히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뜨거운 물에 라면이 스르르 거의 다 익었고
삼각김밥은 라면이 다 익기도 전에 벌써 먹어 치운지 오래..
컵라면 한개로는 부족할 것 같아 친구와 함께
편의점표 햄버거도 하나 더 구매해서 레인지에 데웠다.
30초라는 짧은 시간에 햄버거도 뜨끈뜨끈하게 데워졌고
햄버거가 다 데워지니 라면도 이제 슬슬 다 익어서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컵라면과 햄버거 그리고 음료수를 다 먹어치우고 나니 슬슬 배가 찼다.
편의점 유리벽을 통해 어두운 밖이 보인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게 참으로 암담하게 느껴진다.
그나마 내일이 휴일이라는게 작은 위안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친구와 나는 한참 동안을 시식대에서 얘기를 하다가
피로가 몰려와 얘기는 이쯤하고 내일 만나자 하고 선 편의점 밖으로 나섰다.
' 하 … 지금 버스도 다 끊겼고, 택시는 보이지도 않네, 타라 이 자식아 집까지 데려다주지. '
' 이 새끼 당연한 걸 ~ 생색내면서 말하네, 집까지 별로 안걸린다 짜샤 ~ 얼른 가자 '
친구와의 가벼운 말장난 …
철 없을 어린시절에는 진저리나게 많이 했던 대화들 이지만,
성인이 된 지금, 사회의 작은 톱니바퀴가 된 지금,
저런 가벼운 말장난 한번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간이 피곤할 진 몰라도 친구와 함께 있어 기분은 좋았다.
비 오는 거리를 바라보며 담배를 한 대 태우고선
친구와 나는 다시 그 시체냄새가 나는 차에 탔다.
항상 맡는 그 냄새, 이젠 적응도 될 만한데 아직도 역겹고 불쾌했다.
' 아오 ~ 이 냄새 좀 어떻게 못하냐 ? '
친구가 건넨 농담 … 그 농담이 나에겐 지금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 이 새끼 좀 참아라 ~ 운전은 내가 다하는구만, 돈 좀 벌어서 니도 차 한대 좀 뽑아라 나도 니 차좀 한번 타보자 '
애써 밝은 척 친구에게 말을 건네고 차에 시동을 건다.
' 부릉부릉 ㅡ '
요란하게 차체에 진동이 울리며 시동이 걸린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의 양에 맞게 와이퍼를 설정하곤 라이트를 킨다.
그리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잘 살피며 주차한 차를 빼넨다.
핸들을 돌리며 슬며시 친구의 얼굴을 봤는데, 안색이 창백하다.
아까 편의점에서 먹은 햄버거를 먹고 체라도 한 걸까 ?
뭐, 친구 집까지의 거리가 얼마 걸리지 않기에
그건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고 일단 도로 위를 활주한다.
혼자만의 고독의 레이스를 즐기다가 다시 한번 친구의 얼굴을 확인하였다.
아까와는 달리 창백한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많이 피곤 했었는지 잠을 자고 있다.
' 아 … 새끼, 10분도 안걸리는데 자고 있네, 집가서 씻고 푹자지... '
아까 빵집에 도착했을 때와 같이 도로 위에 차가 별로 없어서
친구네 집까지도 예상 시각보다 더 일찍 도착하였다.
도착 하자마자 친구녀석은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벌떡 일어나고선, 부자연스러운 리액션을 취한다.
' 아 ~ 벌써 도착했나? 오늘 고마웠다. 내일보자 '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 분명 나의 눈을 보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은연 중에 시선을 아무것도 있지 않은 뒷좌석으로 몇번 씩이나 옮겼다.
' 많이 피곤하냐 ? 얼른 들어가서 쉬어라. '
친구와의 짧은 인사 후 친구 녀석을 집으로 들여보냈다.
그 후 , 나는 영혼을 내뱉듯 긴 한숨을 토하곤 다시 집으로 돌아 갈 준비를 한다.
이런 고요한 밤에 자살사고 난 차량을 몇십분 간 몰아야 하다니, 아침에 모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창문을 내리고 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었다.
미친듯이 엑셀을 밟고 도착한 집앞 … 이제 모든게 끝이라는 안도감 ...
차에서 내리는데 시트에 축축한 식은땀이 베여있었다.
머리 속에는 얼른 집에 들어가서 개운한 샤워를 마치고
푹신한 침대에서 달콤한 잠을 자는 생각 뿐 …
엘리베이터를 타고 선 층수를 누르고,
얼른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바지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확인하지 않은 메세지 1통 … 아까 그 친구녀석에게 온 메세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확인을 할까 하지만,
벌써 내가 사는 층수에 도달한 엘리베이터,
메세지는 샤워를 하고 난 후에 확인하기로 하고 일단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고된 일을 마치고 온 건 아니지만, 집으로 들어서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축 늘어졌다.
나의 집 만큼 편한 곳이 어디 또 있을까 …
잡생각은 마치고 얼른 옷을 벗고선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
몸 속 깊숙이 베여있는 역겨운 시체냄새가 뜨거운 물 한 방울 한방울에 씻겨 내려갔으면 좋겠지만,
이상하게도 이 역겨운 시체냄새는 내 코 밑을 맴도는 것 같다.
썩은내 나는 온 몸을 구석구석 닦고선
마지막으로 냉수로 세수를 하고 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화장실을 나간다.
화장실을 나가니 들리는 핸드폰 진동 …
'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 '
' 여보세요 ? '
' 어, 집에는 들어왔냐? 야, 너 근데 혹시 그 차 팔 생각없냐 ? '
' 아나, 참 이 새끼 갑자기 뭔 뜬금없는 소리야 차는 왜 팔아. '
' 아니, 그냥 … 너 말야 지금까지 차타면서 뭐 이상한거 없었어? '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에 괜시리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
' 한달 동안 타면서 이상한거 없었다. 이 자식아 피곤하다 끊는다, 내일보자. '
' 야 … 너 그 차 팔아라 ... 차에서 사람 죽었지? 망자사고나 자살사고 난 차량 아니더냐? '
친구의 말에 온 몸이 얼어붙는다.
나와 대화를 하면서 뒷좌석을 힐끔힐끔 쳐다본 것,
그리고 창백한 안색 ... 모든게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잠깐 동안의 고요한 침묵...
그리곤 떨리는 입술으로 말을한다.
' 어, 사실 이거 자살사고 난 차량이라서 굉장히 싼 가격에 구매한거야. '
그 말에 친구는 나에게 욕설을 내뱉곤
얼른 그 차를 빨리 팔아버리고 말했다.
나와 함께 차를 탔었을 때에 온 몸이 썩은 사람 하나가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고,
우리가 함께 이야기 할 때에 계속 너만 바라본다며,
너무나 떨리고 무서웠다고...
너는 그걸 한번도 보지 못했냐고,
한번 잘생각해보라고 말을 하곤 통화를 끊었다.
30일 간 … 나는 죽은 사람과 함께 차를 같이 탔던 것이였나...
방금 샤워를 하고 나온 몸에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결국 나는 그 일 이후로 차를 폐차시키고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말로는 형용 할 수 없는 … 그런 구토가 치밀어오르는 역겨운 냄새 …
이런 차를 사도 될까 싶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파격적인
가격이기에 그냥 사버리고 말았다.
승차감 … , 시동감 모두 좋았고, 차와 내몸이 하나라도 된 듯 엔진 또한 아주 잘나갔다.
약간 역겨운 시체냄새 …
뭐, 이쯤이야 그냥 방향제를 사다 놓고, 항상 차타기 전에 시트 탈취제를 뿌리는 정도로 참을 수 있는데 …
' 이 차 안에서 사람이 자살했다는 막연한 찝찝함이 많이 껄끄러웠다. … 그렇게 중고차를 구매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 …
한달 간 차를 운전하는 동안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단지 찝찝한 기분 그 뿐 이였던걸까...
한달이 지난 지금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긴 듯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하늘이 눈물이라도 머금은 듯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왠지 비가 오는 날에는 괜시리 기분이 울적하고 외로운데, 그런 나의 기분이라도 아는듯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바지 주머니를 더듬어서 꺼낸 휴대폰에 뜨는 이름은 다름아닌 절친한 친구녀석.
그 동안 바쁜 회사생활 덕에 한 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인데,
이렇게 전화를 먼저 걸어주니 얼마나 반가운지, 바로 전화를 받아버렸다.
' 어, 민우냐 ? 오랜만에 왠 전화래 ? '' 야, 새끼 너 차 뽑았다며, 오랜만에 함 만나자 드라이브도 한번 해보고 '
어디서 들었는지 친구 녀석은 나에게 드라이브를 시켜달라고 하였고,
혼자 있기에 너무나 지루한 지금 나는 친구 녀석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 이 새끼 그 소식은 어디서 들었데, 그래서 너 지금 어딘데 내가 차 타고 글로 가지 뭐. '
' 오 … 역시 너가 내 진정한 친구다. 지금 너네 회사 근처 빵집 앞이다, 여기 어딘지는 알지? 기다리고 있을게. '
뚝 ㅡ
친구 녀석과의 전화통화 후 나는 어디 클럽이라도 가는 듯
신나서 편한 옷들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하였다.
비록 싸게 구매한 중고차지만, 내 나이에 자신의 능력으로 직접 차를 산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옷을 다 입고서는 차키를 챙기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밖으로 향한다.
생각 외로 비가 꽤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차가 있는데,
차가운 빗방울을 몇번 맞아주고 차에 올라탔다.
방향제로도 지워지지 않는 불쾌한 시체냄새 …
어두운 밤, 비까지 내려서 괜시리 오한이 느껴졌다.
' 부릉부릉 ㅡ '
요란하게 차에 시동을 걸고 선 차를 끌고 나간다.
' 회사 근처 빵집이라 ... 10분만에 도착하겠네 뭐 .. '
늦은 밤에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도로 위를 활주 하는 사람은 나 말곤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마치 혼자만의 레이스를 즐기는 것 같았달까,
내리는 비가 한편의 음악이 되어 차를 모는데 왠지 모를 흥이 돋았다.
신호 한번 걸리지 않고 뻥뻥 뚫린 도로를 달리다 보니
10분도 채 걸리지 않게 빵집에 도착하였고,
빵집 앞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친구를 보고 선 나는 크락션을 울리고 창문을 내렸다.
꽤나 먼거리였지만, 친구는 그게 나의 차 인줄 알았단 듯이 비가 오는 거리를 뛰어왔다.
' 덜컥 '
문이 열리고 선 뒷좌석에 친구녀석이 들어와 앉았다.
방향제의 냄새와 섞인 시체냄새의 쾌쾌한 향을 맡고 선,
미간을 찌푸린 친구녀석의 얼굴이 보였지만,
설마 이 차안에서 사람이 죽었다는걸 알까 … 묵묵히 있을 뿐 이다.
' 아오, 환기좀 시켜라 차 안에서 뭔 냄새가 이리나냐. '
정적을 깨는 친구의 한 마디에 피식 가벼운 웃음을 지을 뿐
나는 자살사고 난 차량이란 말은 하지 않았다.
' 하 … 비가 와서 좀 그런가보다, 뭐 그래 가볍게 고기에 술이나 한잔 걸칠까 ? '
' 새끼 ... 나 밥 안먹고 온거 잘아네, 영업 끝나기 전에 얼른 고기집이나 찾아가자. '
' 그래야지 ... 근데 왜 뒷좌석에 타냐? 내 옆좌석으로 다시 타라 '
그 말을 끝으로 친구 녀석은 뒷좌석에서 나와서 운전석 옆좌석에 탔고
그 모습을 다 본 후 나는 다시 엑셀을 밟았다.
꽤나 늦은 밤 ...
비 까지 오기에 근처 고기집은 거의 다 닫아서 먼 거리까지 찾아나서야했다.
추적추적 비 오는 거리를 친구와 함께 활주를 하니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룸미러로 보이는 뒷좌석에 왠지 누군가 앉아 있는듯한,
불길한 예감 ... 단지 기분탓이겠지 나를 달래고선
핸들을 꽉 잡고 운전에 다시 집중한다.
' 너무 늦었나 ... 제대로 운영하는 곳이 하나 없네... 그냥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끼니나 해결하자. '
오묘한 기분에 휩싸였던 차에 친구녀석의 말 한마디가 정적을 깬다.
' 어, 그래 아쉬운대로 그렇게 해야겠네... 내일 휴일이니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던가 하자. '
이상하게도 24시간 영업하는 곳들 또한 다 문이 닫혀있어서
근처 편의점을 찾고 차는 적당한 곳에다가 주차를 시킨 뒤, 비를 피하여 편의점 안까지 들어갔다.
딸랑 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들리는 편의점 알바생의 인사, 새벽 시간 피곤할텐데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친구와 나는 간단하게 컵라면과 삼각김밥 그리고 마실 음료 몇개를 고르고 계산을 했다.
' 8.500원 입니다. '
편의점 알바생에게 만원 짜리 지페를 건넨 후에
거스름 돈을 받고 선 친구와 함께 편의점 시식대로 향했다.
컵라면을 뜯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고 삼각김밥을 데우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이렇게 편의점에서 돈부담 없이 맘편히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뜨거운 물에 라면이 스르르 거의 다 익었고
삼각김밥은 라면이 다 익기도 전에 벌써 먹어 치운지 오래..
컵라면 한개로는 부족할 것 같아 친구와 함께
편의점표 햄버거도 하나 더 구매해서 레인지에 데웠다.
30초라는 짧은 시간에 햄버거도 뜨끈뜨끈하게 데워졌고
햄버거가 다 데워지니 라면도 이제 슬슬 다 익어서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컵라면과 햄버거 그리고 음료수를 다 먹어치우고 나니 슬슬 배가 찼다.
편의점 유리벽을 통해 어두운 밖이 보인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게 참으로 암담하게 느껴진다.
그나마 내일이 휴일이라는게 작은 위안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친구와 나는 한참 동안을 시식대에서 얘기를 하다가
피로가 몰려와 얘기는 이쯤하고 내일 만나자 하고 선 편의점 밖으로 나섰다.
' 하 … 지금 버스도 다 끊겼고, 택시는 보이지도 않네, 타라 이 자식아 집까지 데려다주지. '
' 이 새끼 당연한 걸 ~ 생색내면서 말하네, 집까지 별로 안걸린다 짜샤 ~ 얼른 가자 '
친구와의 가벼운 말장난 …
철 없을 어린시절에는 진저리나게 많이 했던 대화들 이지만,
성인이 된 지금, 사회의 작은 톱니바퀴가 된 지금,
저런 가벼운 말장난 한번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간이 피곤할 진 몰라도 친구와 함께 있어 기분은 좋았다.
비 오는 거리를 바라보며 담배를 한 대 태우고선
친구와 나는 다시 그 시체냄새가 나는 차에 탔다.
항상 맡는 그 냄새, 이젠 적응도 될 만한데 아직도 역겹고 불쾌했다.
' 아오 ~ 이 냄새 좀 어떻게 못하냐 ? '
친구가 건넨 농담 … 그 농담이 나에겐 지금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 이 새끼 좀 참아라 ~ 운전은 내가 다하는구만, 돈 좀 벌어서 니도 차 한대 좀 뽑아라 나도 니 차좀 한번 타보자 '
애써 밝은 척 친구에게 말을 건네고 차에 시동을 건다.
' 부릉부릉 ㅡ '
요란하게 차체에 진동이 울리며 시동이 걸린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의 양에 맞게 와이퍼를 설정하곤 라이트를 킨다.
그리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잘 살피며 주차한 차를 빼넨다.
핸들을 돌리며 슬며시 친구의 얼굴을 봤는데, 안색이 창백하다.
아까 편의점에서 먹은 햄버거를 먹고 체라도 한 걸까 ?
뭐, 친구 집까지의 거리가 얼마 걸리지 않기에
그건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고 일단 도로 위를 활주한다.
혼자만의 고독의 레이스를 즐기다가 다시 한번 친구의 얼굴을 확인하였다.
아까와는 달리 창백한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많이 피곤 했었는지 잠을 자고 있다.
' 아 … 새끼, 10분도 안걸리는데 자고 있네, 집가서 씻고 푹자지... '
아까 빵집에 도착했을 때와 같이 도로 위에 차가 별로 없어서
친구네 집까지도 예상 시각보다 더 일찍 도착하였다.
도착 하자마자 친구녀석은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벌떡 일어나고선, 부자연스러운 리액션을 취한다.
' 아 ~ 벌써 도착했나? 오늘 고마웠다. 내일보자 '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 분명 나의 눈을 보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은연 중에 시선을 아무것도 있지 않은 뒷좌석으로 몇번 씩이나 옮겼다.
' 많이 피곤하냐 ? 얼른 들어가서 쉬어라. '
친구와의 짧은 인사 후 친구 녀석을 집으로 들여보냈다.
그 후 , 나는 영혼을 내뱉듯 긴 한숨을 토하곤 다시 집으로 돌아 갈 준비를 한다.
이런 고요한 밤에 자살사고 난 차량을 몇십분 간 몰아야 하다니, 아침에 모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창문을 내리고 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었다.
미친듯이 엑셀을 밟고 도착한 집앞 … 이제 모든게 끝이라는 안도감 ...
차에서 내리는데 시트에 축축한 식은땀이 베여있었다.
머리 속에는 얼른 집에 들어가서 개운한 샤워를 마치고
푹신한 침대에서 달콤한 잠을 자는 생각 뿐 …
엘리베이터를 타고 선 층수를 누르고,
얼른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바지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확인하지 않은 메세지 1통 … 아까 그 친구녀석에게 온 메세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확인을 할까 하지만,
벌써 내가 사는 층수에 도달한 엘리베이터,
메세지는 샤워를 하고 난 후에 확인하기로 하고 일단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고된 일을 마치고 온 건 아니지만, 집으로 들어서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축 늘어졌다.
나의 집 만큼 편한 곳이 어디 또 있을까 …
잡생각은 마치고 얼른 옷을 벗고선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
몸 속 깊숙이 베여있는 역겨운 시체냄새가 뜨거운 물 한 방울 한방울에 씻겨 내려갔으면 좋겠지만,
이상하게도 이 역겨운 시체냄새는 내 코 밑을 맴도는 것 같다.
썩은내 나는 온 몸을 구석구석 닦고선
마지막으로 냉수로 세수를 하고 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화장실을 나간다.
화장실을 나가니 들리는 핸드폰 진동 …
'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 '
' 여보세요 ? '
' 어, 집에는 들어왔냐? 야, 너 근데 혹시 그 차 팔 생각없냐 ? '
' 아나, 참 이 새끼 갑자기 뭔 뜬금없는 소리야 차는 왜 팔아. '
' 아니, 그냥 … 너 말야 지금까지 차타면서 뭐 이상한거 없었어? '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에 괜시리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
' 한달 동안 타면서 이상한거 없었다. 이 자식아 피곤하다 끊는다, 내일보자. '
' 야 … 너 그 차 팔아라 ... 차에서 사람 죽었지? 망자사고나 자살사고 난 차량 아니더냐? '
친구의 말에 온 몸이 얼어붙는다.
나와 대화를 하면서 뒷좌석을 힐끔힐끔 쳐다본 것,
그리고 창백한 안색 ... 모든게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잠깐 동안의 고요한 침묵...
그리곤 떨리는 입술으로 말을한다.
' 어, 사실 이거 자살사고 난 차량이라서 굉장히 싼 가격에 구매한거야. '
그 말에 친구는 나에게 욕설을 내뱉곤
얼른 그 차를 빨리 팔아버리고 말했다.
나와 함께 차를 탔었을 때에 온 몸이 썩은 사람 하나가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고,
우리가 함께 이야기 할 때에 계속 너만 바라본다며,
너무나 떨리고 무서웠다고...
너는 그걸 한번도 보지 못했냐고,
한번 잘생각해보라고 말을 하곤 통화를 끊었다.
30일 간 … 나는 죽은 사람과 함께 차를 같이 탔던 것이였나...
방금 샤워를 하고 나온 몸에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결국 나는 그 일 이후로 차를 폐차시키고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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