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으면 결혼하지 말아야겠다는걸 느낀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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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63회 작성일 20-01-08 04:11본문
내가 재수할때의 일이다
나는 학원이나 과외를 받지않고
근거없는 자신감에 혼자 독서실을 다니며 독학재수를 하고 있었다
하루는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처먹고 있는데
어느 30대의 아주머니와 너댓살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손을 잡고 들어왔다
부푸러기가 이는 남루한 감색 파카, 그리고 삶에 찌든듯한 초췌한 얼굴이
그들의 빈궁함을 알리고 있었다
아이엄마는 몇가지 생필품을 고르고 계산대로 가더니
노점상들이 주로 허리춤에 차고다니는 동전주머니를 꺼내는것이 아닌가
"6,750원입니다"
알바생이 가격을 불러주자
뜻밖에도 그 아이엄마는 동전주머니를 계산대 앞에 몽땅 털어놓기 시작했고
10원짜리 50원짜리 100원짜리가 뒤섞인 동전뭉치들이 쏟아져 나왔다
알바생과 아이엄마가 동전을 헤아리고 있는 사이
너댓살된 아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눈이 휘둥그래져
편의점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혼자 흥얼거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초코바 하나를 집더니 엄마에게 가서 사달라고 칭얼거리는것이 아닌가?
동전 세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엄마는 귀찮다는듯 대꾸도 하지 않았고
계산을 마치자 초코바를 빼앗아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얘가 초코바가 먹고싶다며 다시 달려가 집어들었고
애엄마는 크게 화를내며 다시 돌려놓았다
급기야 아이는 서러운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애엄마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아이를 번쩍안아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글쎄
그 조그만 아이가 어찌나 힘이 센지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서럽게 울어대며
편의점안으로 뛰어들어와 초코바를 집어들고
다시 뺐기지 않겠다는듯 고사리같은 손으로 꼭 품에 쥐고 있는것이 아닌가
알바생도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하고
그걸 지켜보던 나도 탄식만 나올뿐이었다..
편의점으로 다시 들어와 아이의 등짝을 철썩철썩 때리며 다시 데리고 나가던
애엄마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것을 보며
나는 한가지 다짐을 하게 된다
돈이 없으면 절대 결혼 하지 않겠다고
나의 무능함으로 내가 고생하는것은 당연하나 그것을 대물림해서는 안된다고..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도 어느덧 20대 후반이 되었고
난 지금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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