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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연애 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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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08회 작성일 20-01-08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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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네


이 이야기는 작년부터 해서 현재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나로서는 글을 어떤 식으로 풀어 나가야 할까로 고민하느라시간 좀 걸렸어. 혹시 알아? 이 글이 돌고 돌아 걔도 읽어보게 될지(not likely though)


머, 늦은 덕분에어떻게 써야할지감이 왔으니당분간은 꾸준히 연재할 것 같아(but 드라마연애는 몇편 안남음)
____


part 1


이제 그 누나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겼어. 나도 하기 그랬고, 누나쪽에서도 안왔고... 아쉽긴 했지만,현실이 그랬는걸



그렇게 난 사랑이와사귀고 있었어.


시작은 좋았어.


'알고 지낸지가 7년 = 7년동안 친구로 있어도 별탈없다 = 서로 성격이 잘맞다' 이렇게 되는 거였으니 편했어.


서로 관심사도 비슷했고, 공동의 친구도 있어서 이야기 통하는데 별 어려움도 없었고, 내가 리드하는데로 알아서 잘 따라와줬고, 이런 면에선 참 좋았어. 난 학생이였지만, 사랑이는 직장인이라 주말같은 때 틈틈히 만났는데 난 그걸로도 충분했어. 이전에 꼬맹이는 너무 일주일내내 붙어있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좀 쉬엄쉬엄 하는게 좋았지지. 물론 만났을땐 최선을 다하고말야.


그러다 겨울이 되고 나는 방학동안 근처 연구소에서 인턴을 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던 중 사랑이한테서 전화가 왔어.


뜬금없이 '우리 헤어지자' 라고 말하는 거야.


난 '그래, 알았어'라고 하곤그냥 끊어버렸지.


그리고 저녁에 일 마칙 집으로 돌아가선 적당히 씻고 멍하니 있었어. 낮에 일 곰곰히 생각했지. 근데 모르겠더라. 딱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고, 또 굳이 얘한는 내가 막 매달리거나 잡고 싶지도 않았고, 거기다 난 딱히 헤어질만한 실수 한것 같지도 않았거든, 그냥 여자의 변덕이려니 싶었지...그냥 문명이나 했어. 그렇게 몇시간 하다보니 밤이 깊었고, 다시 사랑이 한테서 전화가 오더라


사랑이 : '머해?'


나 : '문명해'


사랑이 : '바뻐?'


나 : '어 바뻐, 지금 한참 독일이랑 전쟁중이야'


사랑이 : '알았어, 끊을께'


나 : '어 그래 수고'


사랑이 : '... 야-!!!'


나 : '헋, 놀래라. 아 왜'


사랑이 : '어쩜 그래?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 물어보*도 않아? 궁금하지도 않아?'


나 :'궁금하긴 해,하지만 넌 나름대로많이 생각하고 심사숙고해서 헤어지자고 한거 아니야? 난 너의 그런 입장을 존중해줬고'


사랑이 :'그건 맞는데... 그래도 물어봐줘야지'


나 :'그래 그럼 지금 물어볼께. 왜 헤어지자고 했니?'


사랑이 :'아... 그건 내일 만나서 이야기 하면 안될까?'


나 :'에효, 그래 내일 보자 그럼'


.....


그리고 다음날 만났지. 역시나 첫날처럼맨정신엔 이야기 안하데, 술 먹어야지 뭐-_-. 그래서 이야기 들어보니,


얘가 몸이 아프데.근데 그게 상태가 심각하데. 난 아프다고해서, 머 대수롭지않게 여기려고 했었어, 보통 여자들 이곳저곳 아프다는 애들 많거든, 그냥 그정도인가 했더니만, 근데 그게 아니라죽을병에 걸려있다는 거야.


병 명은 '재생불량성빈혈'. 머 빈혈쯤이야..누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건 스케일이 다르더라. 백혈병은 백혈구가 제대로 생성 안되면 생기잖아, 근데 이건 혈액 자체가 생성이 제대로 안되는 거라고 하더라고. 아직 원인도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하려면골수이식 밖에 없데. 발병하는 나이는 10대후반에서 20대가 제일 많고, 별로 심하지 않아서 있는지도 모르고 끝까지 사는 경우도 있고, 어느날 갑자기악화되서 사망해버리는 일도제법 있는 병이라데.


몸에서 제대로 생성안된 피를, 병원에 들려서 수혈맞고 다닌다 그러더라.자기도예전까진 그렇게 안심했는데, 회사생활 스트레스+최근 사건들 스트레스 때문인지 최근에는 많이 악화되서, 아에 면역력 자체가 떨어지는 지경까지 왔다 하더라.(수혈 자주 받은 부작용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 자기 조만간 병원 무균실로 들어가야한데, 퇴원하려면 짧게는 2,3달, 길게 잡으면 무기한이고. 피부 뽀얗다고 생각했더니, 그건 창백한 거였어 ㄷㄷ


난 난감했지, 아니 놀랐지. 난 살면서 병원 가본게 한 5번 되나? 그런 건강돌이라, 심각하게 아픈건 진짜 tv로밖에 못 봤는데, 머여 바로 옆에 내 여자친구라고 있는 7년지기 친구년이..완전드라마 같은 인생이네...;;


그런데다가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데, 6개월로. 빨리 먼가 조취를 취하지 않으면 길어도 6개월이라고...


이 때 난감함은 진짜, 어떻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아픈 당사자도 난감하겠지만, 나도 참... 빡셌어.


에휴, 그 상황에서, 난 또 머리를 굴렸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일이 옳은 걸까, 난 어떻게 해야하지. 발빼야하나? 헤어지자했는거 걍 냅둬버려? 얘 아픈데 나랑 헤어지고 나면 너무 힘들어지는 거 아냐? 영화에선 이럴때 멋진 말 내뱉던데,,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얘랑 사귀기로 했을 때, 그 때 마음으로 돌아갔어.애시당초7년간의 우정과 의리, 그리고 혼전순결주의자 멘탈 지켜주기 였잖아. 난 거기에 다시한번더 걸기로 했어. 혹시나 알아?시한부 선고 받아도다시 회복될수도있는 거 잖아, 그리고 내 씹선비 성격에, 아픈애, 혼자서 외롭게 죽도롭 내버려두는 건 도저히 못할 일이었지. 가뜩이나 친할머니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서 마음이 좀 그렇던 때였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냥던졌어


'야 사람 쉽게 안죽어. 나랑 내기하자. 니가 내년 9월6일 니 생일까지 살아남으면, 니 인생 나한테 줘.'


머ㅋ 폼 한번 잡아봤어. 그렇게 난감한 드라마같은 해프닝은 내가 걔를 다시붙잡음으로 인해 이어졌어.


그리고 그렇게 걔 손을 잡으면서 카페를 나오는데, 하늘에서 눈이 내리더라, 첫눈이.


____


경주여행


- 날씨 적당히 따뜻한 날에기차타고 경주가서, 대중교통&자전거 타고 다니는 데이트 좋아.


생각보다 비용 적게든다. 관광도시라 그런지 각종 시설&교통 잘돼있다.


단, 겨울에는 비추



크리스마스


- 대학로에서 연극보고 저녁먹고, 잘 놀았다.


큰공연말고, 작은 공연들은 당일에도 충분히 예매가능하다



네이트판에 혈액형 관련글


- 인턴하면서 심심해서, 네이트판에 혈액형관련글 연재했다. 그래서 사랑이한테도 보여줬다가, 삐짐당했다.


혈액형..에 대한내 자료가 전에 만났던 여자들로 부터 나온 거라서;; 난 그냥 글쓰는게 재밌었는데.. 라지만 삐칠만하지 머



기절


- 애 상태가 이렇다 보니,길가다가 한번씩 픽픽쓰러진다. 나랑 데이트 할때는 자기도 조심하려고 약좀 많이 먹고 온다더라


가다가 기절해서 깨어나보니 어디병원, 어디병원.. 이런 에피소드 많다


____________


part 2


연말을 기점으로 사랑이는 병원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전화기는 쓸수 있는 모양이더라. 독한 항생제를 맞으면 한동안 연락도 안되고, 막상 통화해도 제대로 말도 못하고 그랬다. 나로서는 연락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병원에 있는동안 한번도 찾아가지 못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어디 병원에 있는지도 몰랐고,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제발 오지말라고 부탁받았으니까. 자신이 아프고 힘들어하는 모습 아무한테도 보이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 나로선 이해할순 없었지만, 따라야지, 존중해줘야지, 믿어줘야지.


난 기다렸다.그리고 이듬해 4월에 사랑이는 퇴원했다. 많이 허약해져있었지만, 살아났다.


___


나를 위한 책


-내가 병원에몇달동안 있어야 한다면 어떻게 할거냐고 묻더라.


'나라면, 병원에 있다고 그냥 앉아있지만은 않을거야. 노트북 가져가서 문명해야지, 시간 금방 가거든. 만약 컴터 못 가져가면 글 써야지, 몇달이면 책 한권 분량는 나오지 않겠어? '나는 그냥던진 말이었는데,


얘는 진짜 썼어. 알록달록한 다이어리 사서, 거기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자기 일기겸 나에게 쓰는 편지겸. 그리고 퇴원하는 날 나에게 주었지



생일선물(2월)


- 내 생일 선물로 무얼 받고 싶은지 묻더라


'시계같은 악세사리류'.


무균실에서 넷북으로 인터넷주문을 했데. 하지만 2주가 지나도 배송은 안되고, 쇼핑몰에 전화해보니재고확보로 1주일 정도더 걸릴것 같다 그랬어. 그 때가 내 생일 3일전이었어. 그래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병원 몰래 빠져나가서, 자기가 인터넷에서 봐뒀던 시계랑 똑같은 걸 오프라인매장에서 사서, 나한테 우체국 택배로 보냈데. 그리고 그날 엄청 아팠데.


... 나도 내 생일 안챙기는데, 고맙기도 하면서 미안하기도 하면서, ㅅㅂ 겨우 생일선물때문에 더 아프거나, 죽기라도 하면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먼가 기분이 어렵더라. 나라면 그냥 사* 이야기 하고 선물 며칠만 늦게 받아줘라며 웃어넘겼을건데.. 먼가 삶이 다르구나 라고 느꼈어.


______________________


part3


동생 (4월)


- 군대가기전에 사라졌던 동생이 결국 군대를 갔고, 사랑이가 퇴원했을 쯤엔 이등병으로 군생활 잘 하고 있는가 했더니... 허리였나 하여튼 어딘가가 아파서, 춘천 국군병원에 있다고, 자기 병문안겸 면회 와달라고 연락 받았데. 그래서 얘네 엄마가 사랑이 보고 병문안 가라고 보냈지.얘네 엄마는사랑이가 아픈지 몰랐어, 물론 동생도 몰랐고.(나는 좀 많이 이해 안됨) 사랑이가 가족한테조차도 말 안한 것도 있고, 무균실에 있는 동안은 여전히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줄 알았나봐.


난 퇴원한지 얼마 됐다고, 아픈건 니가 훨씬 심한데 가지말라고 말렸지만, 자기는 기어코 가야겠데. 에휴...ㅅㅂ 저 고집은,어쩔 수 있나, 그래도 걱정되니까 나랑 같이 가자 했지.


병문안 가는 당일날이었어. 난 렌트카해서 가자 했어. 어차피 렌트 경험도 꽤 있고, 이전에 꼬맹이네 차 몰고 춘천 간적도 있어서 별 걱정은 없었고, 가격도 두명이서 가는 것 치곤 그렇게 안비싸고, 무엇보다 얘 걷는 것도 힘들어 하는데, 당연히 태워야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안된데. 결사반대. 나한테 부담주기 싫다. 이번에 춘천까지 지하철 개통되서 그거타고가면 싸다. 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고집부리길래, 그래라 그랬지.


하아... 씨발 여정 졸라 험난했어. 그 쓰잘데기 없는 고집때문에.앉을자리 나더라. 비틀비틀 거리는데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애 상태 어떻겠어? 가다가 서서 기절하더라. 그리고 몇분있다 깨어나고, 중간과정 기억 못하고. 내가 옆에서 딱 붙어서 나한테 반쯤 기대게 해둬서 큰 소동은 없었다만. 아놔 씨발 그럴땐 어떻게 해야해? 노약자석엔 또 안앉겠데. 씨발 처죽을려고 발악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 있는 나는 머냐고, 씨발 장례식 들러리야? 아 진짜. 도착하기 10분전에 겨우 자리 하나 나더라


부산에서 얘네엄마가 싸준 먹을거리들 한보따리 싸들고선 겨우겨우 춘천에 도착했다. 근데 걔 동생이 초밥을 먹고싶어한데. 근데 초밥은 잘 상하잖아, 춘천 현지에서 구하려 했던거지. 근데 아침 10시에 문여는 초밥집이 몇군데가 있냐? 아놔.. 그냥 다음에 사줘라고 그래도, 그 고문관동생한테 먹여야겠데. 그래서 택시타고 대형마트 몇군데를 돌아*니다 겨우 구했다. 그래서 춘천병원 보내주고, 난 알아서 놀다 저녁때 데리러 갔지.


한번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돌아올때는 지하철 앉아왔다. 앉아있을때는 기절해도 큰 문제 없으니,


경전철에서 일반 노선으로 갈아타는 게 상봉역이거든. 지하철역 일단 거기 내려서 표 찍고 나오는 데, 얘가 걷다가 기절하는거야. 119 부를까 엄청 고민하다가, 일단 지하철 의자에 눕혔지, 아직 숨은 붙어있었어. 그리고 한 30분정도 지나니까 깨어나더라. 그렇게 비틀비틀대다 겨우 우리 집으로 델고왔어.


- 그리고 한 일주일있다가 동생년이 또 자기 병문안 와달래. ㅅㅂ 면회되고, 병원에 있으니까 심심하다고. 그걸듣고 누나는 또 가네. 이번엔 내가 안따라갔어. 근데, 결국 그날도 제대로 걸어서 못왔다는거, 앰뷸런스타고 지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거.


_____


부산


- 이제는 사랑이도 몸이 도저히 일할 능력이 안되는 거 아니까 자기집 부산으로 되돌아갔어. 좀 쉬겠거니 했지. 나도 적당히 학교 생활 하고.



준비


- 내가 사랑이한테 하고 싶은 거 없냐고 물었어. 유럽여행 가고 싶데. 프랑스 파리로. 자기는 예전에 유럽여러번 갔었는데 그 중에서도 파리가 제일 예뻤다고.


그래서 난 유럽여행을 계획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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