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레전드 보고 생각난 내 후임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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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21-03-16 16:30본문
내가 전역을 한달 정도 앞둔 말년이였는데,
뭔가 나이들어보이고 의기소침한 후임이 들어왔음
병장때면 내 나이가 23이였는데 그 후임이 25인가 그랬음
평소에 목소리가 워낙 작아서 혼내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고 하면서
창피해 할 것 없다 제발 목소리좀 크게 내라했더니
나한테 따로 말하길 턱에 뭔 장애때문에 소리를 못지른다더라
뭐 최대한 노력은 해보라하고,
다른애들한테는 얘가 턱관절인가 뭔가가 안좋아서
목소리 크게 못내는거니까 뭐라하지 말어라 하고 말았지
시간이 흘러서 어느날 옆소대랑 내기빵 축구한다고,
전 소대 연병장 집합했는데 한명이 비는거임
이렇게 보니까 의기소침한 그 양반인거야
다들 나이때문에 좀 어려운건지 한숨도 쉬고 그러길래
내가 올라가본다고 하고 올라갔지
그날 내가 당직이었나 해서 낮잠잘라고 창문을 막아뒀는데,
생활관 창문은 담요로 막아둔 어두운 그대로
침상끝에 각잡고 앉아있더라..
군생활 내내 조심하라던 자살증후군? 그거 같더라고
그래서 막 화내거나 그러지 않고, 공은 애들끼리 차라고하고
난 이야기를 해보라고 시켰지 대체 왜 그러고 있었느냐고
한숨을 푹 쉬더니 본인 집 이야기를 시작하더라고..
원래 4인가족이래 아빠, 엄마, 본인, 여동생
근데 아빠가 알콜중독이 있고, 폭력을 휘둘러서 따로산다더라
가족들 먹여살릴라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일하러 가려했더니
엄마가 못배우면 가난을 벗어날수가 없다 대학을 꼭가라며
식당이랑 청소 이런일을 하셨나봐
본인은 졸업후에 하사관으로 임관하는 제도를 이용해서
나라에서 돈을 빌려서 대학을 졸업했고,
이제 임관 하려는데 씨벌 턱관절 뭐시기 때문에
임관이 취소되고 이등병 입대가 결정 된거야.
이 친구는 하사관 월급 보내고 그러면서 엄마 쉬게하고
고등학생인 여동생 학원비랑 생활비 보탤 생각이였는데
그게 무너진거지..
근데 샹 여동생이 뭔 병이걸려서 쓰러졌다고 소식을 들은거야
자대배치 받고 집에 건 첫전화에서.....
그래도 2년만 지나면 뭘 하든 해결해야한다
이러고 버티는 와중에
엄마가 쓰러졌다고 전화가 왔네... 여동생이 백혈병이래
그래서 병원비 모아야한다고 일을 늘리다가 쓰러진거래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내가 뭔 잘못을 한건가 하 씨발..
음 뭐지?? 하는 여러가지 마음으로 멍때리고 있었다더라
여기까지 들은 나는 믿음직한 후임한테 애를 잠깐 맡기고,
행보관실로 달려갔지..
지금 신병 상태 존나 위험하다고 방금 들은걸 다 보고했지
내 이야길 들은 행보관이 뭔 조치를 했는지 내가 전역하고
한달인가 지나서 그 친구도 전역처리하긴 했다더라고
당연히 연락은 아무도 안되고, 그냥 그렇게 있혀졌어
군대라는게 뭐랄까 존나 무섭더라..
죽고싶어하는애를 절벽에서 밀쳐버리는 그런 곳 같더라고
노잼이라 미안하다 개드립 글 보니까 생각나서 썰 풀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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