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룸메이트랑 살며 느낀 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42회 작성일 21-03-16 16:03본문
난 지금 유럽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한국인임
여기서 어떤 이탈리아 친구랑 친해져서 이번학기부터 같이 살게 됐음
전 글인 지극히 개인적인 나라별 친구들의 특징에서 이미 말 했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한국인과 정서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함
당연히 사람마다 다를것이고 내 룸메는 로멘틱한 사람이 아니고 좀 소심한 성격임
일단 전 글 내용 복붙하겠음
이탈리아:
- 한국인이랑 정서가 비슷함 (교수님들한테 함부로 못함 밑에 독일 부분 보셈 더 자세히 써봄)
- 이탈리아 어디서 왔냐하면 도시 이름 말하고 내가 잘 몰라하면 북쪽인지 남쪽인지로 나눠서 알려줌 (그만큼 남쪽 북쪽 사람들 특징이 뚜렷함)
- 2002 월드컵 얘기하면 심판이 또라이였다고 발악함 (이럴때마다 한국이 못이길 상대는 아니었다고 더 극딜 넣음)
- 로맨틱 하지 않은 남자애들 개많음 (심지어 찌질한 애들도 있을정도)
- 몸에 매너가 베어있는 애들도 있음 (일회용 휴지를 쓸때도 양손으로 양끝 코너 잡고 한번 탁 털어서 간지나게 입 닦음. 써보니 좀 ㅈㄹ맞긴한데 난 좀 간지나보이더라)
- 음식 프라이드 있음 (한국에서 흔히 먹는 피자 파스타 리조또를 이태리식이라 고대로 믿지는 말자)
개드립 - 지극히 개인적인 나라별 친구들 특징 ( https://www.dogdrip.net/304863855 )
위 특징들은 6명의 이탈리아 친구들과 지내며 내가 느꼈던 특징이고
다 그렇다는게 아니고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이랬다 정도로만 이해해주면 될듯
1. 파스타 나라 사람 맞음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먼저 학교 아파트로 이사를 왔고
비대면 수업인지라 이 친구는 일주일 정도 더 지나고 이사 옴
첫날에 짐이 많다고 해서 짐 옮기는거 도와주는데
이케아 파랑색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쇼핑백? 그 큰거 있잖아
그게 파스타로 꽉 차있음 ㅋㅋㅋㅋㅋㅋㅋ
뭐 다른거 가져온거 없냐니까 파스타 정도만 사두고 다른건 생각날때마다 마트가서 재료 살거래
지난학기 기말고사 같이 준비할때 하루에 최소 한끼는 파스타 먹었었단 말야..
우리가 김치 안질리듯이 얘도 파스타 일주일에 5번은 먹더라
이게 첫날 와서 사진 찍어본건데
ㄹㅇ 한학기 먹고도 남을 양을 사왔음;;
하두 맨날 처먹어대서 내가 안질리냐니까
이게 제일 요리하기 빠르고 쉬운 음식이라 자기는 좋단다
몇번 같이 먹다가 너무 물려서
요즘에는 단칼에 거절하고 걍 한국음식 해먹는다
솔직히 내심 이거 며칠이나 갈까 라는 기대 좀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2. 매우 감성적임
이번 학기에 수업 고른것 중에 하나를 잘못 골랐다고 하더라고
유럽애들 안그래도 숫자에 약한데
너무 자신있게 증권 관련된 수업 골랐더라
그렇게 첫날부터 자기 수업 내용 이해가 안간다며 나한테 들이대는데
나는 다른 수업 듣고 있고 얘꺼 보니까 ㄹㅇ 하나도 모르겠는거야 ㅋㅋㅋㅋ
또 내 시간 할애해서 얘 도와주는건 너무 귀찮고 해서
집중해서 듣고 노력하면 다 통과할거다 걱정말아라 이정도로만 얘기를 해줬는데
그 날 이후로 ㄹㅇ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는거임
하루이틀은 괜찮았는데 같이 사는애가 맨날 똥씹은 표정으로 다니니까 슬슬 꼴보기가 싫어서
거실에 최대한 안 나가고 내 방에서 내 할 일 했음
그리고 어제 대낮부터 갑자기 나 불러서 얘기 좀 하자고 하더라고
뭔일있냐?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는데
자기 이번학기 통과 못할까봐 스트래스가 너무 많은데 너까지 이러니까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이 말을 또 한숨 푹푹 쉬어가며 얘기하길래 나도 빡쳐서
아니 너가 고른 수업이고 너가 책임져야 할 일인데 나한테 도와달라고 하는건 조금 무리한 부탁 아니냐
나는 너 스트래스 많아 보여서 뭐 놀자고 말도 못했던거다
하니까 울더라고;;
평상시에도 조용하고 소심한 친구가 우니까 급 미안해지더라
얘네 보면 볼수록 진짜 감성적인것 같음
좋게 말하면 부모님한테 거리낌없이 사랑합니다 라고 말 잘하는 사람들인것 같고
나쁘게 말하면 쉽게 우는정도?
3. 잘 안 씻음
솔직히 하루 두번씩 샤워해야한다 이게 아님
근데 이 친구는 일주일에 약 4-5회 샤워 하는것 같음
자기 전에 양치질 하는것도 본적이 없어
내가 놓친거일수도 있는데
이 미친나라가 3월 중순인데도 불구하고 눈이 쳐 내리고 있어서
둘 다 밖에 잘 안나간단 말야..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양치질 하는 소리는 들리는데
ㄹㅇ 밤에 씻는걸 본 적이 없다
그냥 얘만 이런거라고 믿고싶다
또 내가 한번은 너무 춥길래 반식욕이나 해야지 하고
한시간정도 몸 푹 담그고 있는데
무슨 일 있냐고 문 노크 하더라
하긴 얘네 입장에선 이해가 안갈수도 있겠다 ㅋㅋㅋ
4. 너무 솔직함
자기는 그래도 유럽인중에선 매운거 잘 먹는 편인것 같다고
한국음식 같이 먹을때 자기 신경쓰지 말고 요리 해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한번은 떡볶이랑 만두 튀겨줌
요알못이라 엄청 맛있지는 않았겠지만 다시다 적당히 넣어서 먹을만한 음식으로 요리해줬는데
뭐가 젤 맛있냐고 물어보니 떡볶이는 대놓고 식감도 별로고 너무 맵다고 했고
만두는 (비비고) 먹을만 하고
간장이 제일 맛있다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간장이 그냥 짠맛밖에 안나서 내가 독일에서 한국 진간장 시켰단말야 ㅋㅋㅋㅋ
아니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의를 봐서라도 다 맛있다 이러지 않냐?
얘들은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전달하는게 우선인가봐
5. 그나마 덜 개인적임
같이 살다보니 문화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들어나고
그런 이유 때문에 자꾸 룸메 욕하는 느낌인데 악감정 있는건 아님 ㅋㅋㅋ
얘랑 나랑 둘 다 흡연자라 밥먹고 같이 담배 피우는데
자기 다 피우더니 추우니까 들어간다고 하더라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는데
서양애들 이런거 볼때마다 솔직히 정떨어진다 진짜 ㅋㅋㅋㅋ
또 가끔씩 축구 같이 보는데
여기 현지 티비에선 리그를 안틀어줘서 (돈 내야해서) 컴터로 티비 연결해서 봄
저번에 저녁 먹고 뭐할거냐고 묻길래 롤 몇판 때리다 잘거다 하니까
갑자기 오늘 유벤투스 경기하는데 내 컴으로 tv 연결해서 보면 안되겠녜
그래서 안된다함
방금 롤한다고 한 사람한테 컴터 빌려달라고 하는거 ㄹㅇ 정상이냐
심지어 그 선수가 있는 팀임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정서적으로 비슷한 사람들 같아도 같이 살게되니 문화차이를 무시 못하겠다
반응 좋으면 2탄도 한번 써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